[스크랩] 알레그리 / 미세레레 메이, 데우스 -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Miserere mei deus) - 테니브리 합창단 & The Sixteen
작성자박기현작성시간20.09.27조회수208 목록 댓글 0
Gregorio Allegri (1582 - 1682) Miserere mei, Deus 알레그리 - ‘미제레레 메이, 데우스’ (-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Gregorio Allegri's Miserere mei, Deus - Tenebrae Tenebrae - choir conducted by Nigel Short
Miserere Mei Deus Harry Christophers, conductor The Sixteen [BBC Four Sacred Music Series Special All Hallows, Gospel Oak, London] [영국 BBC Four 방송에서 시리즈로 내보낸 ‘Sacred Music’(聖歌) 시리즈 스페셜 편 ‘알레그리의 미제레레’입니다. 음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시리즈는 초창기 음악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현장에서 찾아 살피고 이어 연주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고음악 연구자이며 지휘자인 해리 크리스토퍼스가 지휘하고 그가 설립한 보컬 앙상블 ‘The Sixteen'이 연주합니다.] Miserere mei, Deus, secundum magnam misericordiam tuan. <미제레레 메이, 데우스>(보통 줄여서 ‘미제레레’라고 함)는 원래, 예수가 죽기 며칠 전 날들을 가리키는 성주간(수난주간, 고난주간) 마지막 날인 성금요일에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에서 행하는 저녁 미사에 불리는 곡이었다. ‘테네브레(어둠)’라는 이름의 이 미사는 촛불을 하나씩 꺼 나가며 진행되며 ‘미제레레’의 거룩한 합창이 울리는 가운데 촛불이 하나하나 꺼지면서 어둠 속에서 마무리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곡의 가사가 시편 51장이라는 것이다. 시편 51장은 다윗이 밧세바와 통정한 뒤 참회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신성한 성당에서 그것도 수난주간에 속세의 죄악을 노래하니 아이러니 하다 할까. 물론 신에게 자비를 구하며 신을 찬미하는 참회의 노래이긴 하진 말이다.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는 수도사 윌리엄이 바로 그런 이유로 교황청에서 이 노래가 불리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장면이 나온다. 교황청이 봉인한 곡, 모차르트가 암보해 바깥세상으로 유출 음악 자체가 환상적이고 아름답지만, 이 곡이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교황청이 이 음악의 악보를 봉인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1770년까지 이 곡은 교황의 명으로 시스티나 성당에서만 불렸다고 한다. 당시 폐쇄적이었던 교황청은 이 음악의 악보가 외부에 공개되거나 시스티나 성당 바깥에서 연주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악보가 정식으로 공개되기전인 1770년까지 이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은 바티칸까지 일부러 찾아가야만 했다. 그 가운데 한 명이었던 괴테는 <이탈리아 기행>에서 이 곡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던가를 묘사하고 있다. 모차르트도 이 곡과 관련해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유감없이 과시한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다. 1770년 14살 때 아버지와 함께 시스티나 성당을 찾은 모차르트는 그곳에서 이 곡을 처음 들었다. 이 신성한 음악을 현장에서 들으며 옮겨 적는 것은 절대 금지되었기 때문에, 모차르트는 10분 남짓한 이 음악을 암기하여 숙소로 돌아와 기억만으로 써 내려갔고, 며칠 후 성당을 찾아 음악을 다시 듣고 몇몇 미진한 부분을 수정했다고 한다. 수백 년 전 이 곡을 유출당한 당시 교황청 입장으로는 모차르트가 무척 미웠겠지만, 후대 작곡가들과 음악 애호가들은 모름지기 모차르트에게 고마움을 표하는게 마땅할진저. 이 곡에 감동을 받은 모차르트는 훗날 <미제레레, Op.85>를 작곡했다. 1771년,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는 바티칸의 다른 악보들과 함께 영국 음악학자 찰스 버니에 의해 세상에 공개됐다. 너무도 고귀하고 아름다워 교황마저 숨기고 싶었던 음악, 그것이 바로 알레그리의 <미제레레>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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