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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지식

마음챙김 명상에서의 안과 밖의 문제(3)

작성자이성준|작성시간09.12.29|조회수101 목록 댓글 0

3. 마음챙김은 실무율(all-or-none)적이지 않다

앞에서 마음챙김의 유형으로 추론적 마음챙김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었다. 다른 사람을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할 때 다른 사람의 상태에 대해서는 직접 알 수 없기 때문에 추론적으로 마음챙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서 등장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챙김의 진정한 의미로 보면 추론적 마음챙김이라는 말은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은 어떠한 생각이나 욕구도 개입시키지 않고 바라보는 순수한 주의(bare attention)를 주는 것이므로 추론이라는 것은 마음챙김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판단이든 추론이든 어떠한 인지적 과정이 나타나더라고 제대로 강하게 마음챙김하면 그러한 판단이나 추론은 사라지고 만다. 주의라는 것이 정신자원(mental resources)의 할당이므로(Kahneman, 1973; Norman & Bobrow, 1975) 마음챙김에 더 많은 정신자원이 할당되면 다른 정보처리를 위한 정신자원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챙김은 우리가 하는 모든 정보처리를, 혹은 정보처리에 따른 표상을 그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공부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경우처럼 일상생활에서 사변적인 정보처리를 할 때도 사변적인 정보처리를 마음챙김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다면 자신의 생각과 정서에 대해서도 마음챙김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정서에 대해서도 마음챙김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챙김의 대상의 하나인 법(法)에 대한 마음챙김을 보면 현상의 이치에 대한 마음챙김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사고작용이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가급적 편견 없는 건전한 사고작용을 하도록 하며 아울러 그러한 사고작용에 대한 마음챙김을 하는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은 혼자 한적한 곳으로 가서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경전에 따르면 붓다 역시 설법할 때 마음챙김을 하면서 설법을 했음을 알 수 있다(각묵 스님, 2002, 2004).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행되는 마음챙김 명상은 주로 호흡감각이나 비언어적 행위에 마음챙김을 함으로써 마음챙김 명상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김정호, 2001).

   사변적인 정보처리를 하는 경우에 마음챙김의 힘은 강할 수 없다. 만약에 마음챙김의 힘이 강하다면 생각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사변적인 정보처리를 할 때에는 사변적인 정보처리에 적절한 정신자원을 투여하면서 나머지 정신자원으로 사변적 정보처리에 대해 마음챙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음챙김을 실무율적으로 보면 자신에 대해서 마음챙김할 때는 100% 마음챙김이며,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마음챙김이 아니고 추론적 마음챙김이라는 개념을 만들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도 100% 명료하게 알지 못한다. 사회심리학의 자기지각이론(self-perception theory)(Bem, 1972)은 자기 자신에 대한 판단을 할 때에도 다른 사람에 대하여 판단할 때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추론과정을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로 인한 여러 가지 부적절한 자기이해의 예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요컨대 우리는 자기 자신, ㅈ즉 내부세계와 다른 사람들을 포함한 외부세계 모두에서 그 특성이나 현상을 파악할 때 자기 자신의 내적 요소들이 개입하여 구성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자기 자신이나 외부세계를 이해함에 있어서 가급적 자신의 선입관이나 욕구를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마음챙김은 일종의 기술이고 힘이다. 마음챙김 여상 수행의 초기에는 그 기술이나 힘이 강하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사변적 정보처리 시에는 마음챙김이 강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마음챙김에 추론적 마음챙김이 있고 직접적인 마음챙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마음챙김의 대상에 따라 마음챙김의 강도가 달라지므로 매순간의 정보처리에 충실하도록 하면서 그 정보처리에 최선을 다해 마음챙김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4. 마음챙김 명상의 현대적 방법의 개발

과거로부터 전승되어 온 경전과 주석서를 존중하고 그것으로부터 배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근본취지를 살리면서 현대인에게 맞는 새로운 방식의 마음챙김 명상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하시 스님이 체계를 잡은 마음챙김 명상의 형태가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마음챙김 명상의 기본에 해당하는 호흡 마음챙김 명상의 형태를 보면 마하시 스님 계열의 마음챙김 명상은 전통적인 형태가 아니다. 전통적으로는 코끝 안쪽에 마음을 모으고 호흡과 함께 공기가 들락날락하면서 발생하는 감각을 마음챙김한다. 그러나 마하시 스님 계열의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배에 마음을 모으고 호흡과 함께배가 불러오르고 꺼지면서 발생하는 감각을 마음챙김한다. 이와 같이 마하시 스님 계열의 마음챙김 명상은 전통적인 방법과는 다르지만, 훌륭한 마음챙김 명상의 한 형태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인정되고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호흡이라는 현상은 공기의 흐름에 따라 콧구멍 안쪽에 감각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배의 확장과 수축에 따른 감각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순간 변화하는 호흡의 현상에 대한 마음챙김은 전통적인 방법이 콧구멍 안쪽에 주의를 두는 방법 말고도 배에 주의를 두는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다.

   고엔카의 경우에는 호흡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콧구멍 안쪽에 주의를 두는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고 있지만, 신(身)에 대한 마음챙김에 있어서 바디스캐닝(body scanning)이라는 새로운 마음챙김 방법을 개발하였다. 바디스캐닝에서는 일반적으로 누운 상태에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마음의 눈으로 자신의 몸을 스캐닝해 가는 것이다. 이 방법은 또한 마음챙김 명상을 치료 프로그램에 응용한 Kabat-Zinn에 의해 채택되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Kabat-Zinn, 1990).

   전통적인 몸에 대한 마음챙김에서는 몸의 구성성분에 대한 마음챙김과 죽은 몸이 부패하고 백골이 되고 그 백골이 다시 가루가 되는 전과정에 대한 마음챙김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챙김은 몸에 대한 집착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몸에 대한 혐오를 지나치게 키워 몸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방해할 수도 있다. 이것은 붓다의 가르침인 중도(中道)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붓다의 가르침이라기 보다는 나중에 삽입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바디스캐닝은 지금-여기에서의 몸의 각 부위의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대한 마음챙김으로 붓다의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바디스캐닝은 수행자로 하여금 자신의 몸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주어 평소에 몸의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몸의 각 부위에 대한 마음챙김은 몸의 각 부위 상태에 대한 바른 지각과 수용을 가져옴으로써 왜곡된 신체상을 바로 잡아준다. 뿐만 아니라 바디스캐닝은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신체적 통증의 완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과 관련해서 정서에 대한 '체계적' 마음챙김의 방법과 동기 및 인지에 대한 '체계적' 마음챙김의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김정호, 2001, 2004a). 체계적 마음챙김에서는 마음챙김할 정서 혹은 동기-인지의 목록을 더 잘 마음챙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상에서처럼 새로운 형태의 마음챙김 방법을 창안하는 것이 마음챙김 명상의 진수를 흐리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챙김 명상의 진수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Ⅳ. 결 어

 

본 논문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에 있어서 '밖으로' 마음챙김하는 것의 해석에 관한 서로 다른 입장들을 살펴보고 필자의 입장을 제안하였다.

   '밖으로' 마음챙김함에 있어서 '밖'을 다른 사람이나 대상 혹은 사건으로 보지 않는 견해도 있었지만, 전통적인 해석도 그렇고 마음챙김의 당위성으로 볼 때도 그렇고 마음챙김은 그 대상으로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대상 혹은 사건을 포함해야 함이 강조되었다.

   또한 경전의 해석에 있어서 교조적인 입장에 빠지지 말고 붓다가 현대에 출현한다면 어떻게 설법을할지를 염두에 두면서 마음챙김 명상에 대해 이해하고 새로운 형태의 마음챙김 명상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함도 강조되었다.

   마음챙김 명상을 시대에 맞게 전승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 있어서 불교학자나 스님들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들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전통적이고 경전적인 분류에 집착하지 않고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게 마음챙김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챙김의 구성요소가 무엇인지, 그것이 심리학적으로 어떠한 상태인지, 그리고 마음챙김의 대상에는 어떠한 것들이 가능한지 등을 밝히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나 일에 심리학자들이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챙김의 구성요소나 상태와 관련해서 요근래 심리학에서 마음챙김의 구성요인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측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Bishop, 2002; Bishop, Lau, Shapiro, Carlson, Anderson, in press; Brown & Ryan, 2003; under review; Proulx, 2003) 이러한 시도는 마음챙김의 개념의 이해와 학습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마음챙김 명상의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마음챙김의 대상과 관련해서는 감각의 유형, 느낌의 분류, 정서의 유형, 동기와 인지의 유형 등에 대한 현대 심리학적 접근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김정호, 2001).

   최근에는 심리학과 정신의학 분야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인간의 이해와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 적극적인 수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 역시 마음챙김 명상의 이해와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음챙김 명상에서의 안과 밖의 문제(김정호, 2003)>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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