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통합적 관점에서는 reaction과 response를 구분해서 사용합니다. 사실 다른 분야에서는 이 두 개념을 의식적으로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도 reaction와 response를 구분하지 않고 반응이나 행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다만, 반사라는 용어는 구분해서 사용하는데, 이는 보통 reflex라는 용어의 번역어입니다.심리학에서 reflex는 주로 외부의 자극에 대한 불수의적(즉, 의지와 관계없는) 반응을 뜻합니다. 파블로브의 조건반사(conditioned reflex)가 그런 예가 됩니다.
최근 여러 분야에서 react와 response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챙김 분야에서 반응(react)이란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반응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에 반해 대응(respond)은 마음챙긴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반응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의 일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입니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반응은 스트레스 생리학의 대가인 캐논(Cannon)이 주장한 투쟁/도피 반응입니다. 강력한 스트레스원인에 노출되었을 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온 몸이 긴장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불안이나 압박감,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투쟁/도피 반응은 지속되면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반해, 마음챙김 대응이란 스트레스 사건에 노출했을 때 전개되는 모든 사건들에 대하여 깨어있음을 통해 몸과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자동반응하지 않고 더 건강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즉, 스트레스 사건 자체를 왜곡지각하지 않으며, 이에 따른 긴장과 불안, 위협을 그대로 허용하면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스트레스에 반응하지 않고 대응한다는 것은 스트레스에 직면해서 더 이상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거나 또는 위협이나 두려움, 분노를 느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러한 행동을 위한 욕구나 그런 감정의 출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런 알아차림은 분명히 그러한 부정적인 행동욕구나 감정의 나쁜 영향을 조절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결국 마음챙김 수련은 스트레스 사건 자체를 없애거나 또는 그런 사건에 의한 몸과 마음의 긴장을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내 몸과 마음의 반응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키워주어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덜 받고 더 빠르게 회복하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하), 20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