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6학년 때의 일로 기억이 납니다.
고향 마을에 오일장이 서던 날, 옷 가게를 하시던 어머니께서 제 손에 통장과 함께 만 원권 몇 장, 천 원권 몇 장을 쥐여 주시며 우체국에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집에서 우체국까지는 불과 150미터 남짓한 짧은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우체국을 코앞에 두고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길에서 약장사가 만병통치약을 팔며 온갖 신기한 쇼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심부름은 까마득히 잊은 채 저는 어른들 틈에 섞여 넋을 잃고 그 구경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그만 손에 들려 있던 통장 사이에서 지폐들이 빠져나오면서 길바닥에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아이에게는 꽤 큰 돈이었기에 주변 어른들은 저를 의심하며 “어디서 난 돈이냐?”라고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저를 아시는 이웃 어른 덕분에 흩어진 돈을 간신히 수습해 무사히 예금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이처럼 한눈팔게 하는 유혹이 참으로 많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휘황찬란하게 변해버리는 세상과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주님께 고정되어야 할 우리의 눈과 마음이 자꾸만 딴 곳을 향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낭패를 당하기도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든 이제는 세상을 향해 한눈팔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향한 집중과 신뢰를 잃지 않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시선을 오직 하나님께 고정하고 그분의 은혜만을 사모하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 (시편 1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