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좋다.
비를 핑계로 집에서 게으름도 피고
음악과 책과 영화와 작문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으면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괴롭힌다.
운동이나 등산, 산책이나 여행 등
뭐라도 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다.
몸속의 바이러스가 기지개를 켜고 꾸물꾸물
활동에 나설 것 같다.
그래서 쉬는 날 비가 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쉼터가 되고 그늘이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게으름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도 해본다.
억제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하루 정도는.
적당한 비는
나에게 생각과 추억의 불씨가 된다.
부러움이 사라지고 친구가 그리워지고
사랑이 싹튼다.
오늘 하루는 게으름에게 나를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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