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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극]이한영 동극 / 개구쟁이 삼총사

작성자남전김현우|작성시간13.12.28|조회수44 목록 댓글 0

 

 

 

 

동극작가 이한영 부회장이

2013년 마산문인협회

연간집 <마산문학> 37집에

동극 "개구쟁이 삼총사"를 발표했다.

 

 

동극

개구쟁이 삼총사 

│이한영

 

■때│요즘

■곳│거리

■나오는 사람들│건우, 지호, 석현, 철가방아저씨, 배달부, 사장

 

 

1.

 

막이 열리면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 들어온다. 건우의 손에는 잘 익은 자두 서너 개가 들려 있다.

 

건우 : (자두를 건네주며) 자, 한 개씩!

지호 : 애걔! 겨우 요것 가져왔어?

건우 : 야! 이것도 얼마나 가슴이 콩닥거렸는지 알아? (자두를 빼앗으며) 먹기 싫음 이리 내.

지호 : (다시 빼앗으며) 아냐, 짜샤! 언제 안 먹는다고 했어?  

건우 : (석현을 보고) 너 정말 능청스럽던데? 이것저것 값을 물으면서 아주머니 시선을 딴데로 돌리고….

석현 : (으스대며) 바람 잡는 데는 내가 선수지.

지호 : 흠! 바람잡이 선수라면 앞으로 사, 사, 사….

석현 : 사, 사, 사라니, 혹시 너, 날 사기..꾼이라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지호 :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아, 아냐! 사, 사장님! 그래, 다음에 유능한 사장님이 되겠다고 말하려던 참이지. 흐흐!

건우 : (자두를 한입 베어 물며) 히히힛! 석현이가 사장님이 된대. 그럼 난 뭐가 되지?

지호 : 넌 손이 빠르니까 도선생….

건우 : 도선생? 도선생이라면… 설마 도둑?

지호 : 흐흐흐! 아냐! 훌륭한 도, 도, 도자기 만드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흐흐히힛!

건우 : 짜식이! 주둥아리 함부로 놀리지 마. 이깟 자두 세 개 훔쳤다고 내가 도둑놈이 되겠어?

석현 : 음!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

 

건우 : (발끈해서) 뭐? 그럼 이게 바늘이야? 이, 이, 이게 자두지 바늘이야?

석현 : (히죽 웃으며) 그냥, 그런 속담이 있다는 얘기지 뭐.

지호 : (사이에 끼어들며) 그만들 해. 그러다 싸우겠다. 자두나 먹자구.

 

셋이 서서 아삭아삭 자두를 베어 먹는다. 그 때 철가방을 든 중국집 배달원이 죽을상을 하고 어기적어기적 나타난다.

 

철가방 : (두리번거리며) 햐! 이거 급한데. 도대체 공중화장실이 어디 있지?

 

몸을 비비 꼬며 안절부절못한다.

 

철가방 : 읍! 못 참겠어. (그러다가 아이들을 발견하고) 야, 너희들 화장실 어디 있는지 모르니?

석현 : (능청스럽게) 화장실에 배달 가세요?

건우 : 공중화장실이 이 근처에 있긴 한데….

지호 : 야, 아저씨 패션 좋은데요? 청바지에 모자 거꾸로 쓰고….

철가방 : 야, 제발 말 씹히지 말고 빨리 좀 알려다오.

석현 : (철가방을 바라보며) 짜장면 배달 가세요? 군만두 냄새도 솔솔 나는데….

지호 : 아, 만두 먹고 싶다.

건우 : (침을 꼴깍 삼키며) 나도!

철가방 : (몸을 비틀며) 아 흐흐흐! 니들 정말 이럴 거야? (철가방에서 군만두접시를 꺼내주며) 어서 말햇! 이것 처먹고.

건우 : 야! 만두다.

석현 : 히히힛! 이게 웬 떡이냐?

지호 :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저씨! 바로 저 나무 뒤로 돌아가세요. 그러면 거기….

철가방 : (내뱉듯이) 나쁜 놈들!

 

배달원이 철가방을 들고 어기적거리며 걸어 나가고, 셋이서 히히거리며 군만두를 주워 먹는다.

 

석현 : 맛있다!

지호 : 입에서 사르르 녹는구나.

건우 : (입맛을 다시며) 맛있긴 한데, 좀 더 넣어 달라고 배 속에서 아우성인걸.

석현 : (뒤쪽을 힐끗 보며) 아까 철가방 안에 짜장면도 보이던데….

지호, 건우 : (동시에) 짜장면!

 

셋이 눈을 맞추더니, 살금살금 나무 뒤로 돌아가 철가방을 들고 나온다.  

 

지호 : (걱정스럽게) 정말 이래도 되는 거야?

건우 : 걱정도 팔자셔. 그럼 굴러온 복을 차버릴 거야?

석현 : 야, 빨리 꺼내.

 

지호 : 알았어.

건우 : 으히히히! 어쩜 이렇게 세 그릇이 꼭 맞냐?

석현 : 오늘 운수대통한 날이야. 어쩐지 아까부터 기분이 수수하게 막 좋아지더라니까.

건우 : (짜장면을 한입 끌어넣으며) 빨리 먹어 짜샤! 저 아저씨 나오기 전에.

석현 : 짜장면 먹는 데는 내가 선수잖아. 1분이면 끝난다구.

 

셋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짜장면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일어서서 입을 닦는다. 바로 이때 배달원이 소리치며 뛰어온다.

 

철가방 : (고함을 지르며) 야! 이 자식들아. 내 철가방! 내 철가방을!

건우 : (달아나며) 뛰엇!

지호 : 빨리도 볼일 보셨네.

 

셋이 달아나고 배달원이 소리치며 잡으러 따라가는 가운데 무대 어두워진다.

 

 

2.

 

무대 다시 밝아지면 아이들 셋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건우 : (놀라며) 그게 정말이야? 그 아저씨가 해고당했다는 게?

지호 :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가 봐. 정수가 그러더라니까.

석현 : 정수가? 정수가 어떻게 알아?

지호 : 그 아저씨 홍콩반점 배달부잖아. 언제나 청바지에 모자 거꾸로 쓰고 다니는….

건우 : 알아. 짜샤! 그건 우리도.

지호 : 정수네 집이 바로 홍콩반점 옆집이니까 알지.

건우 : 왜? 왜 해고당했대?

지호 : 그건 모르지만, 학원 갔다 오다가 보니까 사장이 막 고함을 지르는데 그 아저씨가 가방 챙겨들고 나가더라는 거야.

건우 : 가방을 챙겨들고 나갔다?

석현 : (고개를 갸웃하며) 혹시 그날 그 일 때문에 해고당한 건 아닐까?

건우 : 설마?

지호 : 사흘 전이라니까, 바로 우리가 일을 저지른 그날이긴 해.

석현 : 이거 정말 황당한 일이네.

건우 : 그 일 때문에 해고당했다면….

지호 : 정말 그 일 때문이라면…?

석현 :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보통일이 아니잖아?

 

셋이 입을 굳게 다물고 머리를 갸웃거리며 한참 고민에 빠진다.

 

지호 : (무거운 목소리로) 그날 우리가 장난이 좀 심하긴 했어.

 

건우 : 그냥 우린…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석현 : (분개하며) 아무리 그렇다고 그만한 일에 해고를 해? 그 사장이란 자가 아주 나쁜 사람이야.

건우 : 맞아. 짜장면 세 그릇에 종업원을 쫓아내다니….

지호 : 하긴 짜장면 안 가져온다고 전화로 난리가 나고 하면 사장이 열 받았을 수도 있지.

건우 :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

석현 : 흠! 악덕사장에게 단단히 걸린 거야.

건우 : 그래, 맞아. 틀림없는 악덕사장이야.

지호 : 오호! 그가 악덕사장이면, 짜장면 훔쳐 먹은 우린 뭐지?

건우 : (펄쩍 뛰며) 훔쳐 먹긴 뭘 훔쳐 먹어? 그냥 눈에 띄기에 슬쩍 꺼내 먹은 거지.

지호 : 하하하! 짜샤. 슬쩍 꺼내 먹은 그게 바로 훔쳐 먹은 거야.

석현 : 자, 자, 그만들하고, 짜장면 세 그릇 값이 대체 얼마야?

건우 : 한 그릇에 사천 원이면 만이천 원.

석현 : (단호하게) 각자 집에 가서 저금통이라도 깨서 사천 원씩 가져와.

지호 : 모아서 어쩌게?

석현 : 아, 사장에게 갖다 주고 그 아저씨 복직시켜야 하잖아? 이대로 놔둘 거야?

건우 :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대로 놔둘 순 없지.

지호 : 좋아, 하는 데까지 해 보자구.

 

셋이 서둘러 나가면 무대 어두워진다.

 

 

3.

 

무대 다시 밝아지면 홍콩반점 앞이다. 아이들 셋이 기웃거리는데 철가방을 든 종업원 하나가 문을 열고 나온다.

 

건우 : (종업원에게) 아저씨, 모자 거꾸로 쓰고 다니는 아저씨는 어디 가셨어요?

종업원 : (경계하는 눈빛으로) 누구야, 너희들? 경호 형은 왜 찾아?

석현 : 그냥 , 저….

지호 : 그 아저씨가 경호아저씨예요?

건우 : 그 아저씨 해고당했다는 게 정말이에요? 짜장면 세 그릇 때문에?

종업원 : 오라, 너희들이 며칠 전에 경호형 짜장면 훔쳐 먹은 바로 그 세 녀석들이로구나. 맞지?

석현 : (당황해서) 아, 아, 아니… 예, 실은 그 때문에….

건우 : 경호아저씨 어떻게 됐어요?

지호 : 정말 해고당했어요?

종업원 : (주먹으로 머리를 한대씩 꽁! 쥐어박으며) 나쁜 녀석들! 네놈들이 저지른 잘못을 알기나 하니?

지호 : (머리를 만지며) 정말 그 일 때문에 해고당했어요?  

종업원 : (거칠게) 그래, 그 일 때문에 해고당했다. 이제 시원하냐?

 

석현 : 정말… 일이 이리 커질 줄 몰랐어요.

건우 : (입술을 깨물며) 사장이 정말 너무하네.

종업원 : 암, 사장님도 너무했지. (목소리를 낮춰서) 우리 사장 말이야, 피도 눈물도 없는 자라구. 조금만 실수하면 월급에서 떼겠다고 막 엄포를 놓고… 우리 월급이 얼만지 아니? 팔십….

지호 : (말을 중도에 끊으며) 그런데 경호아저씬 어디로 가셨어요?

종업원 : 모르지 그건. 다른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있겠지.

 

이때 반점 문이 열리며 사장이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종업원을 보고 소리친다.

 

사장 : 야! 아직 배달 안 가고 뭘 노닥거리고 있어? 너도 해고당하고 싶냐?

종업원 : (놀라서) 아, 예. 지금 갑니다요.

사장 : 아, 자식들. 왜 이리 속을 썩이지? 배달 짜장면을 다 빼앗겼다고 거짓말을 하지 않나, 길바닥에서 어린애들 붙들고 노닥거리질 않나, 에잇! 장사 못해먹겠어 정말.

 

문을 닫고 들어가려는데 아이들이 사장을 부른다.

 

지호 : (머뭇거리며) 저, 아저씨….

사장 : (돌아보며) 엥? 날 보고 아저씨라 불렀냐? 난 이 홍콩반점 사장님이시다.

지호 : 아, 예. 사장님.

사장 : (밖으로 나오며) 무슨 일이야? 날 부른 이유가?

건우 : (결심한 듯) 그날 짜장면 말이에요, 저….

사장 : 짜장면 먹고 싶냐? 그럼 돈 가져와. 한 그릇 4,000원씩이다.

건우 : 그게 아니고요, 그날 우리가 짜장면을 먹었거든요.  

사장 : 너희들이 짜장면을 먹어? 그날…?

석현 : 예. 경호아저씨 짜장면을 꺼내 먹은 게 바로 우리 셋….

사장 : (버럭 고함을 지른다) 떽! 바로 네 놈들 짓이었구나. 이 녀석들, 잘 만났다. 경찰서로 가자.

지호 : 그런데 저, 사장님. 우리 벌은 달게 받겠는데요, 경호아저씨 말이에요.

석현 : 경호아저씨는 아무 잘못 없으니 복직시켜주세요. 우리가 용서를 빌고 짜장면 값 물어 드릴게요.

건우 : 그만한 일로 해고한다는 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장 : (화가 나서) 이, 이, 이 쥐방울만 한 녀석들이 어디 어른을 가르치려고 들어? 못된 짓을 저지른 주제에….

지호 : 사장님! 이렇게 빌게요. (손으로 빌며) 제발 경호아저씨 복직시켜주세요.

석현 : 그날은 정말 우리 실수였어요. 그런 장난해서는 안 되는 건데….  

사장 : 너희들, 불량 어린이지? 학교도 안 가고 돌아다니며 온갖 나쁜 짓 저지르는….  

지호 : (황급히) 아, 아니에요. 그날 딱 한번 그런 짓 했어요.

건우 : 짜장면 냄새가 너무 구수해서 우리도 모르게 그만….

석현 : (돈을 내밀며) 여기 짜장면 값 만이천 원….

지호 : 이 돈 받으시고 경호아저씨 복직시켜주세요, 네?

 

사장 : (버럭 화를 내며) 시끄럽다! 다 지난일이니 썩 꺼져버려! 그리고 짜장면 값은 이리 내. (돈을 홱 채간다)

석현 : (돈을 잽싸게 다시 채며) 그냥은 안 돼요. 확답을 하기 전엔.

사장 : 오호라! 요 녀석들 제법 맹랑한 걸. 그 짜장면이 바로 내 짜장면이란 걸 모르겠니?

석현 : 그렇지만, 그 일로 경호아저씨가 해고당했으니 복직시켜 주신단 말을 들어야 돈을 드리죠.  

사장 : 흥! 그럼 어디 마음대로 해 봐.(홱 돌아선다)

지호 : 아저.. 사장님!

 

사장이 문을 닫고 들어가려다가 몸을 돌려 내뱉는다.

 

사장 : 지금 나도 녀석을 찾는 중이니까, 경호 놈을 찾아오면 복직을 생각해 보지.

아이들 : (동시에) 정말이세요?

지호 : 와! 아저씨 멋쟁이셔!

사장 : 무조건 복직시키겠다는 건 아니고, 복직을 생각해 보겠다는 거야.

아이들 : (꾸벅 절을 하며) 사장님,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무대 어두워진다.

 

 

4.

 

무대 밝아지면 건우와 석현이 풀이 죽어서 걸어 나온다. 일이 잘 안 풀리는 표정들이다.

 

건우 : (기운 없이) 아저씰 어디 가서 찾지?

석현 : 휴! 찾을 만큼 찾았는데도 없잖아.

건우 : 아무래도 마산을 뜬 것 같아.

석현 : 아저씨가 우릴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건우 : 그 생각만 하면 잠이 안 와.

 

이때 지호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며 소리친다.

 

지호 : 야! 찾았다. 아저씨 찾았다.

건우, 석현 : (동시에) 정말이야? 어디서?

지호 : (숨을 몰아쉰 후) 저기 저 북마산 회산다리 옆에다 구두닦이 가게를 냈더라구.

건우, 석현 : 구두닦이 가게? 정말?

지호 : 그래. 내가 찾느라 얼마나 애썼는지 아니? 지금 내 눈으로 보고 막 달려온 참이야.

석현 : 잘 했다. 이럴 게 아니라 우리 어서 가 보자.

 

아이들이 달려 나가고, 무대 잠시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면 구두닦이 가게에서 경호아저씨가 열심히 구두를 닦고 있다. 아이들이 숨을 몰아쉬며 나타난다.

 

 

경호아저씨 : (고개를 숙인 채 소리로만) 어서 옵쇼! 구두 닦으시려구요?

석현 : 아저씨! 우리예요.

지호 : 우리 기억하시겠죠? 짜장면….

경호아저씨 : (고개를 들고 보다가) 아니! 네 녀석들은?

건우 : 죄송해요, 용서를 빌러 왔어요.

석현 : 우리 때문에 해고까지 당하고….

건우 : 정말 잘못했어요.

경호아저씨 : (웃음을 터뜨린다) 핫 하핫! 보기보다 순진한 녀석들이구나. 괜찮다. 그때는 잡히면 혼내주려고 했는데….

지호 : 사장님이 아저씰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러니까….

건우 : 그래요. 다 우리 잘못이었다고 사장님께 말씀드렸거든요.

석현 : (돈을 내밀며) 우선 여기 짜장면 값 만이천원.

경호아저씨 : (엄한 표정으로) 떽! 어른을 놀리면 못써요. 아무런들 내가 너희들 코 묻은 돈을 받겠니?

석현 : 그래도 아저씨, 우리가 죄송해서….

건우 : 이제 우리랑 같이 홍콩반점으로 가시죠. 알고 보니 사장님도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더라구요.

지호 : 사장님도 좀 심했다는 생각을 하는 눈치였어요.

경호아저씨 : (잠시 뜸을 들이고는) 너희들 말이야, 그날 일을 뉘우치고 날 찾은 건 백번 잘한 일이야. 그런데 난 이미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단다. 오히려 잘된 일이지.

석현 : 이 시커먼 구두닦이가 더 좋다구요?

경호아저씨 :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법이거든.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일이기도 하고.  

건우 : (걱정스럽게) 정말 복직하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경호아저씨 : 철가방보다 이 일이 더 좋다니까 글쎄.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 하지.

석현 : 전화위복요?

경호아저씨 : 그래. 나도 계획이 있거든. 차츰차츰 내 사업을 키워서 앞으로 큰 구둣가게를 여는 게 내 꿈이야.

지호 : 오! 그래요. 누구나 꿈이 있죠. 내 꿈은 화가가 되는 거예요.  

석현 : 난 사장님.

건우 : 난 선생님이 꿈이죠.

경호아저씨 : 야! 모두 멋진 꿈을 가지고 있구나. 그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생활도 더욱 바르게 해야 할 걸?

석현 : 해해해! 물론이죠.

건우 : 이제 정말 착한 어린이가 될 거예요.  

지호 : 본래 우린 착하다구요. 장난이 좀 심해서 그렇지.

경호아저씨 : (피식 웃으며) 그게 좀 심한거야? 아주 심한거지.

지호 : 히히힛! 죄송해요, 아저씨.

건우 : (심각하게) 그런데 아저씨는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을 믿으세요?

경호아저씨 : 믿지. 믿구 말구. 반드시 믿지. 그런데 그건 왜 묻니?

건우 : 아, 아, 아니에요. 그냥….

 

경호아저씨 : (웃으며) 걱정 마라. 내 짜장면은 바늘이 아니니까.

아이들 : 고마워요, 아저씨.

경호아저씨 : 자,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끼리 파이팅 한번 하자. 어때?

아이들 : 좋아요.    

 

모두 손을 포갠다.

 

경호아저씨 : 내일의 꿈을 위하여!

아이들 : 꿈을 위하여!

모두 : 파이팅!

 

왁자한 웃음소리 속에 막이 닫힌다.

 

 

 

(동극이 실린 마산문학 3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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