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박종순 아동문학평론가의 첫 평론집이다. 제1장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기, 분단시대를 각각 대변하는 아동청소년 잡지를 분석하여, 위기의 시대 잡지가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또 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어린이』를 본 세대가 성장하여 중등과정 학교에 다닐 때 그들을 대상으로 발간한 잡지 『學生』 전 호를 읽고 그 잡지의 역사 인식을 살펴본 글을 맨 앞에 실었다.다음은, 한국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952년에 피난지 대구에서 발간한 잡지 『소년세계』의 편집인들이 전쟁 속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 독자와의 소통구조를 강조한 기획을 중심으로 살핀 글이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라는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다. 미래의 통일 세대를 생각하며 북한의 아동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어떤 작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지를 북한의 아동 잡지 『아동문학』을 중심으로 살폈다.
제2장에서는 현실 인식과 시대의식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몇 편을 간추렸다. 일제강점기 불안정한 시대에 장애의 몸을 이기고 ‘봄편지’를 쓰며 조선의 봄을 노래한 서덕출의 동시 이야기, 1960년대 4.19로 표출된 자유와 민주 의식의 발현, 그리고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서민 삶에 어떻게 파고들었는지 들여다본 이야기, 1970년대 유신 독재 시대 폭력적인 집단에 항거하여 여왕개미의 몸으로 생태적 속성을 발휘하며 가정을 이루고자 한 이원수의 생태문학이야기, 분단시대의 아픔을 평생 안고 살다 작고한 실향민 박홍근 작가의 동시를 장소성을 중심으로 감상한 이야기를 순서대로 실었다.
제3장에서는 압축과 절제미로 단편동화의 매력을 발휘하며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 최영희론, ‘장소’에 대한 강렬한 애착의 정서를 바탕으로 소외되고 핍박받는 아동 삶에 강인한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 임신행론, 죽음에 대한 통찰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세계를 보이는 백승자론, 어수룩함 뒤에 숨어있는 따뜻함으로 동심을 지켜나가는 윤수천론, 몸을 통해 타자를 인식하고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백우선론을 실었다. 그리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으로 도도의 짜증을 밀어내고 소통의 참 의미를 깨달아가는 소중애 동화, 우리 전통문화를 소재로 익살과 재미에 빠져 소망을 충족해나가는 박상재 동화 이야기를 이어 실었다.
제3장과 제4장은 그동안 청탁받아 쓴 작가 작품론, 혹은 계간평 등의 글 일부를 뽑아내서 엮은 것이다. 한국 현대 아동청소년문학의 중요한 문제와 아동문학가에 대한 비평적이면서 학구적인 저자의 시각이 잘 드러나는 평론집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 위기의 시대, 문예지와 독자의 만남
일제강점기 학생 잡지 『學生』의 역사 인식 13
― 『학생』(1929.03.~1930.11. 통권 18호)
전쟁기 아동 매체의 독자 전략 41
― 『소년세계』(1952.07.~1956.10. 통권 40호)
북한 아동 잡지의 체제와 아동의 글쓰기
― 김정은 시대의 정기 간행물 『아동문학』(2014∼2017)을 중심으로
2부 현실 인식과 시대의식의 발현
동시의 환상성, 동심의 발현
― 봄 편지를 쓴 서덕출
소년소설의 민주 의식 발현
― 1960년대 이원수 산문문학을 중심으로
아동문학, 생태주의적 상상력
― 이원수 장편 판타지 『잔디숲 속의 이쁜이』를 중심으로
실향민의 고향의식과 장소성
― 박홍근 동시를 중심으로
3부 작가를 만나다
순환적인 길을 걷는 ― 최영희론
동화문학의 토포필리아 ― 임신행론
죽음에서 건져 올리는 희망과 사랑 ― 백승자론
어수룩함이 만드는 따뜻한 세상 ― 윤수천론
잃어버린 동심 회복의 은유적 욕망 ― 백우선론
짜증을 밀어내는 공감 능력
― 소중애 동화 『짜증방』(거북이북스, 2014)
과거와 현재가 만나 이루는 소망
― 박상재 동화집 『도깨비가 된 장승』(청개구리, 2009)
4부 계절 따라 읽은 작은 글
관계 맺음, 나와 너
탁타가 나무를 심듯
그대로 사랑하게 내버려 두면 될 터
울림의 깊이, 전방위적으로 번지는
사랑을 말하다
비의 메타포, 눈물
패배 또한 획득된 경험이다.
저자 소개 (1명)
저 : 박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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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계간 『아동문학평론』 평론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창원대학교에서 「이원수문학의 리얼리즘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2009)를 받았으며, 창원대학교와 대구교육대학교에서 가르치며 배운다. 『이원수와 한국 아동문학』(창비,2011),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창비, 2023) 등에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