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과
최 영 인
아직은 먹지 마세요
지금 땅속 꿀단지에서
한 방울
두 방울
꿀물을 퍼 올리는 중이에요.
아직은 따지 마세요
해님의 빨간 얼굴
콕
콕
콕
붓으로 찍어
예쁘게
예쁘게
칠하는 중이에요.
☞ 세상이 워낙 빨리빨리 돌아가다 보니 우리 모두 결과에 초조하다. 설익긴 했지만 빨리 취하지 않으면 남에게 빼앗길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익은 결과는 과실처럼 시거나 떫거나 쓰다. 그래서 그런 줄도 모르고 덤비는 이들을 두고 우리는 ‘풋내기’라고 낮게 평가하곤 한다.
밥도 뜸을 들여야 맛이 깊어지듯이 풋과일도 숙성을 거치면 성숙해진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삶 속에는 질서라는 이름의 지혜를 담고 있음을 이 시는 이야기한다. 별것도 아닌 것 같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줄 줄 아는 이 사소한 인내와 배려. 그것이 결국 공생공존의 가치를 일구어 낼 수 있다는 진실을 시인은 동심을 얹어 가장 쉬운 말로 타이르고 있는 것이다.
-장진화 아동문학가
<출처>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293718
경남신문 시가 있는 간이역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