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의 길이 | ||||||||||||||||||||||||
| 최혜원(崔惠媛) / 국립국어원 | ||||||||||||||||||||||||
우리말에서 장단 구별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말의 표준어에서 모음의 길이는 단어의 의미를 달라지게 하는 중요한 운율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지만 자음 길이에 따라 단어를 구별하는 언어도 존재한다. 헝가리 어, 에스토니아 어, 루간다 어, 이탈리아 어, 일본어 등이 그 예인데, 모음과 마찬가지로 긴소리가 오느냐 짧은소리가 오느냐에 따라 단어의 뜻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때 장자음은 대체로 단자음의 1.5배에서 3배의 길이가 된다고 한다.
상대적인 길이 차이와는 달리 소리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길이가 있다. 일찍이 최현배는 “소리의 동안은 예사로 홀소리(모음)를 두고 하는 말이지만, 가늘게 살피어 보면 닿소리(자음)에도 동안이 없지 아니하니라. 얼른 말하여 보면 갈이소리(마찰음)와 콧소리(비음)는 굴림소리(유음)보다 동안이 길다 할 만하니라.”라고 하였다. 자음 고유의 길이가 자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말 자음의 길이에 대해서는 몇몇 학자의 논의가 있었는데, 이들 논의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순간적으로 발화하는 파열음이 어느 정도 지속성이 있는 마찰음이나 파찰음보다 길이가 짧은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즉, 같은 환경에 있을 때 ‘ㅅ’나 ‘ㅈ’보다는 ‘ㅂ’나 ‘ㄷ’의 길이가 짧다는 것이다. 자음과 마찬가지로 모음 또한 고유의 길이가 존재한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고모음은 저모음보다 길이가 짧다. 턱을 조금 벌려 발음하는 ‘이’나 ‘우’보다는 ‘아’나 ‘애’를 발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소리의 길이는 다른 운율 자질들과 마찬가지로 음운 환경, 발화 속도, 문장의 통사, 의미 구조 등의 여러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외에도 소리의 길이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화자의 의도'이다. 대화를 하면서 화자 자신의 의도 및 감정이 깊이 개입되면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려고 할 때 모음과 자음은 길어지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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