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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살림 자기도 모르게 살림이 늘어난다? 살림은 이렇게 늘어나기도 하나 보다. 그래서 이런 뜻을 가진 말도 생겨났다. ‘부엉이살림’이 그것이다. 부엉이살림은 부엉이의 습성에서 비롯됐다. 부엉이는 닥치는 대로 먹이를 물어다 둥지에 쌓아 두는 성질이 있다. 먹이가 쌓일 수밖에 없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느는 살림을 비유적으로 부엉이살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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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녁 듣는 이를 조금 낮추어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사전적 의미다. 허물없이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이에 쓰인다. 그러면서도 상대에게 어느 정도 예의를 차리는 말이다. ‘너’에는 없는 의미다. 그러니 서로 신뢰가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연인이나 부부처럼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사이에 쓰면 잘 어울린다. 정감을 주고, 곰삭은 맛을 느끼게 한다.
¶ 이녁을 대할 낯이 없소./이녁 나이 서른을 넘었고 나도 서른다섯이었지.≪박경리,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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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과 피란 재난은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다. 재난을 피해 멀리 옮겨 간다는 의미로 ‘피난(避難)’을 쓴다. 화재, 지진, 홍수, 태풍, 전쟁 등으로 ‘피난’을 갈 수 있다. ‘피란(避亂)’은 ‘난리를 피해 옮겨 간다’는 뜻을 지녔다. 주로 전쟁에만 한정된 의미로 쓰인다. ‘전쟁으로 피란 행렬이 줄을 이었다.’ ‘피란’보다 ‘피난’이 더 포괄적인 뜻을 갖고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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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와 오뚝이 ‘개구리’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오뚝이’는 그러지 않고 ‘오뚝’에 ‘-이’를 붙여 표기한다.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말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원형을 밝혀 적도록 한 한글 맞춤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오뚝하다’는 되지만, ‘개굴하다/거리다’는 불가능하다. 같은 이유로 귀뚜라미·매미·뻐꾸기, 꿀꿀이·배불뚝이·홀쭉이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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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울신문에 연재되는 '우리말 여행'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