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 '끝'은 본디 넘나들 수 없도록 속뜻이 다른 낱말이었으나 요즘은 걷잡지 못할 만큼 넘나든다.
아니 서로 넘나든다기보다 '끝'이 '가'를 밀어내고 있다. "그 광주리를 저쪽 마루 가로 갖다 두어." 하던
것을, 요즘은 "그 광주리를 저쪽 마루 끝으로 갖다 두어." 하기 일쑤다.
'가'는 바닥이나 자리나 바탕같이 얼마간의 넓이가 있는 자리(공간)에서 가운데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
진 데를 뜻한다. 여기서 '얼마간의 넓이'는 아주 드넓은 벌판으로부터 좁다란 손칼이나 숟가락 같은 것까지 그야
말로 가늠 없이 가지가지다. '가장 멀리 떨어진 데'는 '얼마간의 넓이를 지닌 자리에서 변두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가'는 반드시 적으나마 너비를 지니고 있는 자리라야 하기에 '가장자리'라는 말과 거의 같은 뜻이다.
'끝'은 시간을 흐르는 채로 두고서 맨 마지막, 시간의 흐름을 도막으로 잘라서 맨 마지막, 흐르는 시간에
따라 벌어지는 일이나 움직임에서 맨 마지막, '막대기 끝'처럼 길이가 있는 무엇의 맨 마지막을 뜻한다. 나
아가 공간까지도 어느 쪽으로든 마지막을 뜻하지만, 공간의 '끝'은 '가'와 달리 너비를 지닌 자리가 없어 '끄트머리
(끝의 머리)'라는 말과 거의 같은 뜻으로 쓴다.
그러니까 '가'는 공간에만 쓰는 것이고, '끝'은 시간에 써야 본바탕이지만 공간에까지 넓혀 쓴다. 그만큼 '끝'의
뜻넓이가 '가'보다 본디 넓어서 조심스레 가려 써 버릇하지 않으니까 힘센 '끝'이 힘 여린 '가'를 밀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 광주리를 저쪽 마루 끝으로 갖다 두어." 하는 말을 제대로 따르면, 광주리는 반드시 마루 밑으로 떨어
져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끝'에는 광주리를 받을 만한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슨 팔자인지 밀려오는 일이 끝도 가도 없네!" 하는 말에서 '끝도 가도없다'는 것은, 시간으로나 공간
으로나 마지막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만큼 벗어날 길이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말은 서럽다」김수업
혼동하기 쉬운 바른 우리말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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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재 와 결제
결재 : 업무에 대하여 책임을 가지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이 낸 안건을 승인하는 것.
예) 사장님의 결재를 받다.
결제: 돈 거래나 일 처리를 매듭지어 서로의 관계를 깨끗하게 끝내는 일.
예) 어음을 결제할 대금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