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할 때.. 특히 글을 쓸 때는 차분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여유있게 생각의 가닥을 잡아내고 글을 쓰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일인데 요즘 들어서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쓸 시간도.. 느긋하게 생각의 가닥을 잡아 가는 것도 쉽지 않네요. 뭔가에 쫓기는 듯 여유가 없이 살아가는 게 가장 싫은 일인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살 수도 없으니 참 난감한 노릇입니다.
마침 어제 제가 올렸던 '팩트 원리주의자와 팩트 골룸'에 대해 아프로만님께서 주신 댓글을 보니 '영감'이 새록새록 솟아나서, 이것저것 주렁주렁 댓글 달고 싶어 죽겠는데 마음은 급하고 느긋하게 생각 정리할 여유는 없고 해서 기분이 많이 가라앉았네요.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2.06.04
답글전업글쟁이 아닌, 생활인의 차분한 시간은 잠 안자고 늦은 밤이나 새벽밖에 없습니다.
타자가 고문인 저는 더 합니다. 몇자 치다가 방문자, 전화, 외출 있으면 몽땅 도루묵 되니까요. 그러니, 마음이 급하면 손가락은 더 엉킵니다.
해서 저의 즉흥 글쓰기 방식은, 화두가 되는 단어들을 마치 바둑판의 화점 포석처럼 드문 드문 깔아 둡니다.
시간날 때 포석의 사이를 마져 채웁니다 - 이거 영락없이 변경한다는 오해를 뒤집어 쓰기 십상 입니다.
그러나 '문맥' 을 보는 사람이라면 주장의 맥락을 바꾸는 것은 결코 아니란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단어 보다 맥락과 흐름' 을 보라는 평소 제 주장은 손가락 병신의 고육지책 입니다. ㅋ~ 작성자아프로만작성시간12.06.04
답글글을 쓰는 순간 이미 표혀ㅕㄴ하려던 나와는 달라져 있습니다 이게 글쓰기의 부질어ㅂㅅ음이자 의미 입니다 결국 자신과의 약속이며 기도인것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언제나 평안하시길.....작성자빨간돼지작성시간12.06.04
답글① 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것 조차도 제게 필요한 일이고 과정일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제가 무엇이 변했나 생각해봤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글에 쓸데 없는 힘을 집어 넣지 않고서도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심하게 궁리하지 않아도, 잘해보려고 진을 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뭔가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요즘에서야 조금씩 알게 되었거든요.
어쩌면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이 불편한 감정들은 아마도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법을 익히기 위한 과정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06.04
답글②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 세상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원래는 조금 엉뚱한 이유(?)로 역사학을 공부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제가 사학을 전공하겠다고 생각했던 게 참 의미있는 선택이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런고로.. 일단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 마음쓰지 않고, 안달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놔둬 보렵니다. 여기가 뭐 어디로 도망갈 것도 아닌데요 뭘~ ㅋㅋㅋ
사족> 요 글은 ①~② 번 순서로 읽으시면 됩니다. ^^;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