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노무현이 말하기를 대한민국은 '보수의 나라'라고 일갈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 들어 이 얘기만큼 크게 피부로 와닿는 때도 없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이 말했던 '보수'라는 의미를 크게 세가지 측면으로 살펴보면 이렇게 됩니다.
첫번째로 보수라고 하면 기존의 '전통적 가치'라는 측면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는 '과거제'로 대표되는 '신분상승'의 문화가 '학벌 혹은 스펙'으로 치환된 현상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신분상승과 출세를 위해 '교육열'이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생각은 90년대 후반까지는 먹혔습니다만 2000년대 이후로는 '환상, 허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신분 계층이 공고화되어버린 것이죠.작성자고미생각작성시간12.12.07
답글'개인과 집단', '사실과 판단'이라는 화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며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고 이런 연구들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얻어서 널리 퍼져야 합니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런 고민들이 구체화 되어서 피부로 느껴지고 이런 부분에 대해 설득과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정치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바로 이 지점이 노무현과 유시민이 그토록 노력하고 고생했어도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아니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김난도가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했던 말.. "이 사회를 내가 이렇게 만들기라도 했다는 말인가요?" 라는 바로 그 정도의 문제의식이 바로 안철수가 갖고 있는 정치, 사회적 문제의식 수준과도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수준과 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퍼져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안철수 현상이 대한민국을 강타하게 된 가장 큰 기반이요 동력이 아니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일전에 마키님과 아프로만님께서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던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접근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새삼 느꼈기 때문입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안철수 현상이라고 하는 것이 노무현과 박정희를 등가로 놓는 중간적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노무현이나 문재인은 자신의 개인적 성공을 개인적 영역에 국한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자신의 개인적 성공' (물론 그것이 반칙과 특권없는 정당한 성공이었는가?는 논외로 합시다. 일단 이미지 상으로 그렇다고 간주합시다.) 을 어디까지나 개인적 영역으로 가두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안철수와 노무현은 갈라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안철수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김난도에 열광하게 되는 지점도 정확히 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요.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과연 정당한 방법으로 일궈낸 '개인의 성공'이라는 말은 정말 옳은 평가인가? 그의 개인적 성공이 '사회구조적 모순'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도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일궈낸 '개인적 성공'이라는 '특정한 사례'에 집중하다보면 그 사례 주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 성공'이 공동체적 성공, 공동체적 가치로 연결되지 못하게 된다면 특정한 개인적 성공 사례는 결국 보수적 질서를 변호하고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용당하고 말 뿐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부작용을 안철수를 통해 보게 되는 것이지요. 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첫번째로 알 수 있는 것은 일부 진보세력들이 말하는 것처럼 '욕망을 무조건 거부하고 부정하며 혐오하는 것'으로는 절대로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욕망'의 발현 자체는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죠.
최소한 '반칙과 특권의 사용없이 정당한 방법'으로 일궈낸 성공에 대해서는 인정해줘야 마땅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일단 심어놓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것이 '미국적 가치, 미국적 보수'의 발현이라고 하더라도 '과도기적'으로는 거치고 넘어가야 할 과정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는 뜻입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어쨌거나 이런 배경적 측면을 다시 한번 복기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강타한 안철수 현상을 다시금 살피자면 그동안 제가 주목했던 것에서 한가지 간과한 측면이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욕망의 발현'이라는 지점은 이명박과 안철수가 공유하는 토대였습니다만 안철수는 '착한 욕망의 발현'으로 포장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반칙과 특권이 없이 정당한 자기 능력을 가지고 성공을 일궈낸 아이콘'으로서 안철수가 이명박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죠. 물론 안철수가 '정당한 자기 능력'으로 성공을 일궈냈다고 보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이미지 빨이죠. 하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교훈은 의미심장합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이렇게 보수적 가치가 제대로 회복이 되고 나면 '상대주의 가치'에 기반한 '상호 신뢰와 존중'의 문화를 세워 보수와 진보가 '건강한 긴장 관계'를 만들면서 상생하도록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필요한 일이라고 노무현은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이고 정답에 가까운 대한민국 정치의 올바른 길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노무현이 꿈꿨던 것들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입니다. '이권'을 앞세운 수구보수들은 똘똘 뭉치고 있지만 민주개혁진보 세력은 여전히 동상이몽을 하며 사분오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2012년 대선을 둘러싼 대한민국 정치판의 냉정한 현실이죠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또 한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은 이렇게 개인 위주, 개인 성공을 뻐받드는 사회적 분위기에 그동안 이어져 내려왔던 '군사 독재'의 관성이 겹쳐져서 '권위주의'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성공한 사람'의 말에 열광하는 것, 이 역시 '권위주의의 또 다른 발현'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이 꿈꿨던 진보의 미래는 크게 두가지 단계로 구성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보수적 가치의 회복이요, 둘은 보수와 진보의 상생입니다. 보수적 가치의 회복이란 '반칙과 특권'으로 일궈낸 '개인적 성공'을 부끄럽게 여기는 줄 알게 하는 것입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어쨌든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관성적으로 지속되다보니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개인 위주, 개인 우선, 개인 성공 위주의 인생관'을 갖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행보라고 하겠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로 표현할 수 있는 '극단적인 개인 중심적 사회' 이것이 바로 예전부터 아프로만님께서 누누히 이야기해오시던 '보수주의 사회'의 가장 전형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이런 식의 분위기가 국민들 사이에서 팽배해 있는 마당에 '진보주의'라는 것은 한마디로 허울좋은 구호, 뜬구름 잡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하늘이 내린 정당'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
답글이렇게 되다보니 대한민국의 교육열의 방향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바뀝니다. 간단히 말씀드려서 남들 만큼은 교육시켜서 최소한 '뒤쳐지지는 않아야 한다'라는 '조바심과 열등감'의 발현이라는 측면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교육이 자아실현과 자존감 상승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등감을 감추기 위한 '부차적인 용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죠. '전인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해져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학교 폭력, 교권 추락'과 같은 부작용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봅니다. 작성자고미생각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