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시 >
그대와 내가 견디던 동토의 추운 겨울
그 눈보라와 결빙의 시간을 지나
새싹들 겨우 흙더미 비집고 봄을 내밀다
흐드러진 아지랑이 춤판에 놀라고
산들에 봄꽃 흐드러져도
아직 못 믿어 땅에 숨어 있던 그대들
장미의 욕정들 밤꽃의 유혹들 다시 피어나
대지를 덮고 도시를 흔들고 날아오를 때
수국들 금계국 망초꽃들 출렁이는 들판에
발목 시리도록 달리던 땀 이마 강물로 흘러도
붉게 핀 노을 향해 달리던 6월이 오면
지하철 다리 밑 홈리스들에게도 이제 살만한 시간
조금 더운 듯한 시간, 아니 아직 따뜻한 시절
배고픈 시절 보리도 익어 추수하고
그 자리에 다시 모내기 해
이제 마음 가득 배부른 우리들의 초여름
힘껏 자라고 꽃 피워 열매 많이 맺고
뿌리 튼실하게 뻗어
하지(夏至)까지 욕심 껏 햇볕 받아 흙을 데우고
붉게 열매 맺는 내연(內燃)의 시간
여기 우리 이렇게 힘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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