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권경애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듣는 착한 그애
밤마다 눈물을 베고 잠이 들었지.
햇살 환한 메마른 세상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을 지었지만
사람들은 그에게서 그늘을 읽었다네.
그늘의 공기는 축축해서
마르지 않는 얼룩은
비명 같은 멍이 되었지.
그가 이토록 푸르른 것은
서러운 습기를 무럭무럭
먹고 자란 때문이라네.
다 버리고 싶은 날들이었지만
온 힘을 다해 그리운
그곳에 가 닿고 싶었던 때문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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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권경애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을 듣는 착한 그애
밤마다 눈물을 베고 잠이 들었지.
햇살 환한 메마른 세상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을 지었지만
사람들은 그에게서 그늘을 읽었다네.
그늘의 공기는 축축해서
마르지 않는 얼룩은
비명 같은 멍이 되었지.
그가 이토록 푸르른 것은
서러운 습기를 무럭무럭
먹고 자란 때문이라네.
다 버리고 싶은 날들이었지만
온 힘을 다해 그리운
그곳에 가 닿고 싶었던 때문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