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시 / 하두자

작성자물푸레|작성시간26.06.11|조회수32 목록 댓글 5

이끼

 

                     하두자

 

 

이끼 낀 돌확 밑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개구리 한 마리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최후의 선택처럼

어디라도 뛰쳐나갈 자세

 

사방을 찾는 커다란 눈과 뒷다리의 긴장이 서늘하고

연둣빛 등은 어둠에 대한 오래된 동물성

 

한껏 튀려 한다

 

바깥 울음주머니를 가진 수컷이

순식간에 손아귀를 벗어나

바람 흔들린다

아카시아꽃 흔들린다

나 흔들린다

 

개구리는 물갈퀴를 활짝 펴고 보란 듯 껑충껑충 사라져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비가 쏟아지고

이른 여름이 쏟아져도

내 손아귀에 남아 있는 흔적

새파랗게 이끼 낀 당신에 대한 슬픔의 빠른 심박수

어디로 풀석이며 뛰어야 하나

 

먹어도 삼켜도 줄지 않는 말을 잃은 혓바닥이

실없이 웃으며 흔들리다 어깨를 들썩이다가

 

마음 한 곳이 찬찬히 잠기는 습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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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박재화 | 작성시간 26.06.11 저도 그 청개구리처럼 좌우간 뛰쳐 나가야겠슴다~~^^
  • 작성자백우선 | 작성시간 26.06.11 새파렇게 이끼 낀 당신~~♠︎
  • 작성자박철웅 | 작성시간 26.06.14 어제는 초교 동창이 남편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자조 섞인 글을 카톡에 올렸습니다.

    집에 두고 오면 근심 덩어리
    같이 나오면 짐 덩어리
    밖에 내보면 걱정 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시 속의 개구리는 아직 청춘인가 봅니다

    아, 그때가 좋았지 ^^
  • 작성자김금래 | 작성시간 26.06.15 어디로 풀썩이며 썩이며 뛰어야 하나... 막막할 때 참 많았지요 ㅎㅎ
  • 작성자봄빛 | 작성시간 26.06.15 어디로든 풀썩이며 뛰어나가고 싶은 또 한사람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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