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우산이끼
이숙희
그녀는 어렸다.
언니 오빠들 틈은 멀고
그들을 스쳐 지날 때마다
콩콩 알밤이 밤톨처럼 된 그 자리엔
눈치만 늘어 시키지 않아도
심부름 설거지 잔 일만 열심히 하다보니
형제들 모두 도시로 떠나고
그녀의 여린 속은 축축해졌네
부모님 떠난 그 자리서
진일 마른 일 부지런떨자
젖은 외로움도 빛이 들어
단단한 숲 그늘 곁에 두었네
숲 언저리 그늘 바위에 들면
부모님 빈자리 도드라진다
한시름 넉 놓고 앉아 있는데
축축한 틈 열고 한 덩이로 깨어나는
그늘 아래 융단처럼 자란 포자들
저들도 나처럼 바빴나보다
솔바람 슬몃 지나는 길에
아하!
지금에야 가슴열고 화들짝 깨어나
우산처럼 머릴 펼쳐 울울함을 지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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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백우선 작성시간 26.06.11 우산처럼 머릴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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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철웅 작성시간 26.06.14 어제 떠나간 사람을 바라보고 왔습니다.
웬 젊은이가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습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었습니다.
오늘이 떠나간 자리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는 데
큰 보물이라도 남겨 놓은 듯
지나간 계절을 자꾸 불러옵니다.
오늘 밤, 비가 온다는데
우산처럼 머리를 펼쳐 창 밖을 바라봐야 겠습니다.
하면, 내일이 웃고 있겠지요. -
작성자김금래 작성시간 26.06.15 젖은외로움에도 빛이 드네요. 그래서 인생은 살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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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봄빛 작성시간 26.06.15 아, 우산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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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재화 작성시간 26.06.16 하, 이거, 장편 서사시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