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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호진 스님] 연기법 이해하는 것이 곧 깨침

작성자도진|작성시간26.06.14|조회수13 목록 댓글 0

호진스님 ‘선운사 불학승가대학원’ 특강

“연기법 이해하는 것이 곧 깨침”

 

 

호진스님은 ‘왜 초기불교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지난 12일 선운사 불학승가대학 특강을 시작했다.

 


빠알리어 삼장을 통해 초기불교를 연찬하는 선운사불학승가대학원(원장 재연스님)이 개강을 맞아 특별한 법석을 마련했다.


<인도불교사> 역자인 전 동국대 교수 호진스님을 초청해 초기불교 강연을 개최한 것. 호진스님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선운사 세미나실에서 열린 강좌에서 초기불교란 무엇이고 사성제, 무아, 윤회 등의 의미를 짚어봤다.


지난 12일, 특강 첫날인 이날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을 비롯해 5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이날 특강은 빠알리어 예불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빠알리어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실천할 것을 합송했다.


“초기불교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승가대학원에서 빠알리어로 예불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말문을 연 호진스님은 왜 초기불교를 공부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스님은 초기불교가 한국불교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알려주는 매개라고 말했다. “산 정상에 올라가야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고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초기불교를 알아야 대승의 위치가 어디고,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알 수 있다”며 “정체성과 자기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라고 초기불교 공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탐진치 사라지는 게 열반
100% 번뇌소멸은 없어
팔정도 닦으며 욕망 제어


초기불교를 뿌리에 두고 현재를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2500년 전의 불교 모습을 오늘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다.


호진스님은 <만들어진 신>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과학자에게 있어서 새로운 이론을 제안한다거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회적 공헌은 기존의 이론이나 사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 부처님 가르침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불교교리 중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사성제도 마찬가지다.


사성제는 부처님께서 하신 첫 설법의 내용이며, 45년 동안 사성제를 가장 많이 설했고, 마지막으로 열반하실 때도 사성제, 팔정도를 설했다. 고집멸도 사성제는 불교의 출발이자 도착점”이라고 본 스님은 “불교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살아간다는 것은 고이고, 고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설명한 것’이다”며 “사성제는 크게 고와 멸의 이야기로, ‘고집멸’은 ‘도’를 실천하기 위해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님께서 출가한 이유는 고를 해결하기 위해서였고, 우리가 불교를 믿는 이유 또한 고를 소멸시키고 열반을 얻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열반이란 무엇일까. 스님은 탐진치가 모두 소멸된 상태가 열반이며, 탐진치를 소멸시키기 위해 팔정도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정도의 정견(正見) 정사(正思)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을 통해 여덟 번째 정정(正定)으로 나가며, 정정에 이르러 무상 무아를 관찰하고 관찰을 통해 욕망을 통제할 수 있다. “누구나 팔정도만 이해하고 실천하면 탐진치를 없앨 수 있지만 번뇌를 100%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팔정도를 실천하는 만큼 번뇌가 없어진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그런데 왜 팔정도에는 깨달음에 대한 얘기가 없을까.” 대중들에게 질문을 던진 스님은 깨달음에 대한 신비화를 경계했다. “부처님께서 처음에 이해했던 진리의 내용은 연기법이고 불교의 방대한 사상은 연기법을 기초로 만들어졌다”는 스님은 “연기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깨침은 신비적인 체험이 아니며 선에서 말하는 신비적인 체험으로는 교리나 사상체계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팔정도를 해서 깨쳤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연기법을 깨치는 것인데, 이미 이해하고 있는 걸 무엇 때문에 깨치려고 하냐”고 반문하며 “싯다르타가 발견했던 진리를 이해만하면 되지 새로운 길을 발견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호진스님은 초기불교를 전공하는 스님들이 깨침을 신비화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초기경전에 보면 1차 결집 때 아난존자가 깨치지 못해 결집에 참가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결집에 참가하는 내용이 있다.


아난존자가 결집장 문을 두드리니 가섭존자가 “깨쳤다면 문을 안 열어줘도 들어와라” 하여 열쇠 구멍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스님은 “깨치면 육신통이 생기고 열쇠 구멍으로 들어가는 행위가 된다고 하는데 초기불교를 하는 스님들이 이런데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운사=어현경 기자

 

 

[출처 : 법보신문 201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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