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팍
아랫것은 비 오는 날 삼각지 액자집 가다가 엘베에서 미끄러져 입은 상처고
윗 것은 미리내 성지 갔다가 허방을 딛는 바람에 엎어져서 생긴 상처다
오른손잡이이다 보니 늘 오른쪽만 다친다
9살 때 생긴 무릎 상처는 세월에 희미해졌지만 아직도 남아있다
오른쪽의 수난사의 징표이다
비 오는 날 오래 걸으면 시큰 거리는 후유증을 느끼기도 한다
사고 때마다 온몸을 지탱해 준 오른쪽이다
오른쪽 어깨도 아프다
평생 무거운 짐을 메고 다닌 까닭이다
의사는 수술을 권유하지만 몸에 칼대는 게 싫어서 살살 달래 가며 산다
몸의 오른쪽은 상처가 많다
왼쪽은 그 대신에 온전하다
일부러 왼쪽에게 일을 시키려 해 보지만
일이 서툴러 다시 자꾸 오른쪽을 쓰게 된다
비 오려고 꾸물꾸물한 날은 오른쪽 무릎이 시리다
그래서 보양식으로 콜라겐 덩어리 우족탕을 가끔 먹는다
남은 날들은 오롯이 살려면 오른쪽을 소중히 아껴야겠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