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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

만추의 단상

작성자전영석|작성시간07.11.24|조회수39 목록 댓글 3
친구 혼사에 갔다가 오후 광교산을 올랐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한창 오르다 보니
어느새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산길을 걷다 보니
세월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었다.
푸르기만 하던 낙엽송이 노랗게 단풍이 드나 했더니
지난 비에 모두 떨어져 나무는 앙상한 나목이 되어 있고
산자락은 낙엽송 단풍에 덮혀 온 지면이 노랗게 변해 있었다.
계곡에 물마져 물소리만 들릴 뿐 낙엽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산길을 피해 낙엽이 쌓인 숲속 비탈길을 걷는다.
폭신한 낙엽을 밟으니 낙엽이 속삭인다.
긴 여름 동안 자신들을 키워준 땅에게 감사하며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안착한 낙엽은
자신의 몫을 다해 이젠 여한이 없다는 듯 속삭인다.

낙엽사이 얼굴 내민 파란 작은 나무닢은
더욱 청초한 모습으로 기세를 자랑하지만 낙엽에 눌리고
나뭇가지 사이를 날며 지저귀는 작은새의 노랫소리가 낭랑하다.

늦은 배추를 거두는 농부 도와주고 얻은 온 배추 쌈이
어느때 보다 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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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신기승 | 작성시간 07.11.24 시를 쓰셔도 되겠네요
  • 작성자홍종광 | 작성시간 07.11.25 늦가을 ~
  • 작성자젖소부인 | 작성시간 07.11.25 지기님의 글을 읽으니 옛시절이 아득하게, 그리움이 타는 듯한 내음이 여기에도 미치네요! 보름골 고향냄새 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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