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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나이가 없고...

작성자전영석|작성시간08.01.12|조회수40 목록 댓글 1
어제(1.11일) 새벽부터 눈이 많이 내렸다.
기상예보가 빗나가는 바람에 제설작업이 제되로 이루어지지 않아
도로교통은 엉망이 되어 지각사태와 곳곳에서 사고 소식도 많았다.

아침부터 서울 광화문 부근에서 업무를 보고
용산역 부근에서 늦은 점심을 때우고...
19:00 서울역 부근에서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용산에서 점심식사 후 저녁 모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이써
용산역 CGV에서 영화 한편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 서울역 부근에서 모임을 마치고, 밤 10시 반이 지나 버스를 타게 되었다.
서울역에서 용인 수지까지 우등고속버스를 타고 보니 손님이 많아 입석 손님도 약 10여 명이 넘어 서서 오게 되었다.
버스는 서울역을 출발하여 롯데, 중앙극장 앞, 남산 터널, 한남대교을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하여 판교 IC를 빠져 나왔다.
그 때 좌석에 앉아 계시던 머리가 하얀 노인(80세 이상으로 보이는) 한 분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조금 떨어져 서 있는 저를 발견하고, 불러서 좌석에 앉으라고 했다.

저는 "내리십니까?"라고 여쭸더니
"아, 저는 곧 내리니까, 교대 좀 합시다" 라고 말씀 하시기에 '곧, 내리실려나 보다'고 생각하고
"감사합니다"하고 좌석에 앉았다.

그런데 버스가 몇 정거장을 지나가도 노인은 내리시질 않아 의아한 생각과, 미안한 생각이 들하기도 하고(노인분께 자리를 양보 받은 것에 대해)...
그리고 몇 정거장을 지난 후 마침, 제 좌석 옆에 앉은 손님이 내렸는데...
그 노인은 다른 아주머니(저와 같이 계속 서서 온)에게 좌석에 앉도록 양보를 했는데, 그 아주머니는 다음에 내린다고 사양하고 내렸다.
노인은 서 있는 사람이 더 이상 없어, 할 수 없이 제 옆 좌석에 앉았다.

저는 너무 미안한 생각에 먼저 말을 건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ㅇㅇ에서 내립니다"

ㅇㅇ은 제가 내리는 한 정거장 전이며, 버스노선이 아파트 단지를 따라 돌기 때문에 같은 우리 동네이다.

저는 궁금하고 미안하여...

"그런데, 아까 좌석을 양보하실 때는, 내리시는 목적지까지 멀었었는데 노인께서 어떤 마음으로 자리를 양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 네, 저가 나이가 들다 보니, 서울에서 집까지 계속 서서 와 보니 무척 힘이 들더군요. 선생님이나 저는 어렸을 때, 자리에 앉아 있다가도 노인이 올라 오시면 무조건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잖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 이들은 자리를 양보할 줄 몰라요. 사회교육이 문제지요"
"네, 시대가 바뀌었고..., 또, 하루 종일 바쁜 업무에 시달리다 늦게 퇴근하다 보니 너무 피곤해서 그렇겠지요"
"물론, 그런 점은 이해를 합니다만... 피곤한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이지요. 그래도 처음부터 앉아 온 사람은 그래도 낳지만, 처음부터 줄 곳 서서 오는 사람은 더욱 죽을 지경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요즘도 다 성장한 자식들한테, 노인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을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식들한테는 강조하면서 저 자신이 실천하지 않으면 않되지요. 그리고 저가 직접 솔선수범함으로써 젊은 이들이 보고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네, 저가 나이는 얼마 안 먹었습니다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젊은 사람들한테 몇번 좌석을 양보 받아 본 일은 있어도, 오늘 처럼 연장자 분께 자리를 양보 받은 일은 처음입니다. 오늘 좋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 그래요?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아,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노인분이 내린 후 한 정거장을 지나 집에 오면서도 피로를 잊은채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느낀대로 가족들 한테도 이야기를 했다.

엊 그제 1.11일 YS가 팔순 잔치에서 했다는 말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나이가 없고,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한다"는 말이 더욱 새롭게 가슴에 와 닿는다.
남과 이웃을 사람하고, 희망을 가진다면 나이가 없고 늙지 않는다...
.
세상은 아름답고..., 사람은 늙어 가도 삶의 가치가 있는 거라 생각된다.

회원님들, 즐겁고 행복한 하루 하루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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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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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신기승 | 작성시간 08.01.12 그런 경험을 ... 하셨군요.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고자 하는 노인의 정신을 배울점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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