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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합격수기

작성자극기훈련|작성시간09.02.13|조회수3,193 목록 댓글 0

취업수기를 쓸려고 하니, “취업이란 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준비하는 사람에게 있어 그것만큼 힘든 것이 없고, 사람 피를 말리는 것이 없다”는 어떤 선배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나 역시 취업을 준비하기 전에 그런 막연함과 답답함에 힘들었고, 막상 최종발표 이후, 지금은 돌아오지 않을 남은 한 달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여러 회사들 중에서 내가 KRX 지원을 결심하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처음 KRX를 알게 된 것은 NURI 사업단 때문이었다. 2005년 여름 나는 F&M이라는 상과대학 학술 동아리의 회장이었고, 그 해 여름 NURI 사업단이 주관하는 금융기관 탐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당시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금융기관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당시에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위치한 여러 금융기관을 탐방하고 금융산업에 종사하시던 선배님들의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것이 KRX 탐방이었다. 증권과 선물․옵션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으로서의 증권․선물거래소는 매력적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 이후에도 나는 동아리 회원들과 부산에 위치한 경영지원본부를 탐방하는 등 KRX를 알 수 있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탐방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경험 이외에도 내가 직접적으로 KRX를 지원하게 된 이유로는 전국대학생 증권선물경시대회가 있었다. 매해 11월 쯤에 시작되는 이 대회에 나는 선배 2명과 후배 1명, 총 4명이 한 팀을 이뤄서 참가하게 되었다. 두 달여 동안의 대회 준비기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팀원들과 지도교수님의 도움으로 대회 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입상할 수 있었다. 대회가 끝나고 시상식이 2월에 부산 롯데호텔에서 증권시장 50주년과 거래소 통합 1주년 기념행사의 부속행사로 진행되었는데,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각개 각층의 유명인사들과 증권선물거래소의 위상을 보면서,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이다. 처음으로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쓰기 시작한 것이 올 10월 21일 금융공사의 시험일이 발표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이전인 올해 1학기부터 경제학 스터디를 시작했다. 경제학 스터디를 시작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학 공부를 나름대로 정리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고, 차후에 학술시험을 치는 회사나 공사를 지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학기 이상 경제학 공부를 하고 나니 경제학 논술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얼마 후 1차 서류접수를 했었던 6~7군데의 금융공사들의 서류전형 발표가 났었다. 최근의 금융공사의 경우 2차에 필기시험을 치기 때문에 비교적 서류전형에 관대한 편이었다. 최소한 최종합격자의 10배수에서 많게는 30배수의 인원을 서류전형에 합격시켜서인지 내 경우에는 서류는 거의 통과했었다. 하지만 KRX의 경우에는 최종합격자가 15명 내외이기 때문에 서류통과가 어려운 편이었다. 특히 토익의 커트라인이 높은 편인데, 서류접수를 하기 위해서는 900점이 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900점 초반이었던 내 토익점수는 서류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증권선물경시대회 입상이 서류통과를 할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을 준 것 같았다.
필기시험은 논술시험으로 이루어졌다. 이번이 거래소 통합이후 공채 2기라는 짧은 신입채용 역사 때문인지, 논술전형은 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았다. 작년의 경우에는 1가지 주제의 일반논술을 쓰고 자신이 쓴 내용을 영어로 요약하는 방법이었으나, 올해의 경우에는 전공논술과 일반논술을 50:50의 비율로 나누어 시험을 진행했다. 일반논술은 최고경영자의 연봉과 관련된 상당히 난해한 주제의 논술이었고, 전공논술의 경우에는 2가지 논술주제에서 1가지, 4가지 약술주제에서 2가지를 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전공논술에서 나는 경제학을 선택했는데, 시험수준은 우리학교의 중간, 기말고사 수준으로 출제되었다. 내 경우에는 올해 초부터 경제학 스터디를 해 왔던 터라 시험을 큰 어려움 없이 칠 수 있었다.
노심초사 기다리던 중에 필기시험의 합격발표가 났고, 최종면접만이 남게 되었는데 면접은 20여 분간의 실무자 면접과 20여 분간의 임원면접을 연속적으로 보았다. 한 팀은 4명으로 구성되어 면접관 앞에서 순차적으로 답변을 하는 방식이었다. 우리 팀은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모두 직장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실무면접의 경우 1명의 면접관이 영어면접을 보고, 나머지 한명의 경우 전공지식에 대한 질문을 했다. 영어면접은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었는데, 내 옆의 두 명의 경우 해외체류 기간이 5년 이상 되는 사람들이라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만큼 대단한 경력과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전공지식의 경우에는 사실이나 현상에 대한 질문보다는 가치관과 연관된 질문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따로 면접공부나 스터디가 필요치 않은 부분이었다. 임원면접은 총 6분의 임원들께서 인터뷰를 하셨는데, 상당히 가치관가 관련된 질문이 많았고, 인성부문에 많은 가중치를 두는 것 같았다. 특히 주변에 경력이 대단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나는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학생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10일쯤 후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합격통지를 받았다. 사실 워낙 경력이 뛰어나고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많이 앞섰다.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왔고, 이는 같이 준비하고 격려해준 사람들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의 방법은 나에 대한 분석이고 두 번째는 사람이라는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 자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자신이 가고픈 회사가 원하고 바라는 인재상에 자신을 맞춰가는 과정이 취업준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사람이라는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취업을 준비를 시작하면서 하는 일 중에 하나는 “취업 뽀개기”라는 카페 가입이다. 취업정보를 찾기 위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주변사람들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었고, 논술부터 면접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들을 함께 준비했다. 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잘 알고, 부족한 점을 정확히 지적해 줄 수 있어서 더욱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서산대사의 “눈 위를 함부로 걷지 말라. 내 발자국이 뒷사람의 길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앞서 가는 사람들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수 있으니, 자신의 행동이 뒷사람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 일 것이다. NURI사업단에서 취업수기를 공모하고 책으로 엮어내는 까닭은 차후에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주기 위해서이고, 나도 내 글이 그런 조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더불어 사람들마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나의 준비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글을 보는 후배님들은 자신의 필요한 부분을 취사선택 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내공을 쌓고 풍만한 자신감으로 취업이라는 또 다른 사회로의 관문을 맞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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