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자 노인과 비장방(費長房)
■ 호중천지 壺中天地 [병 호/가운데 중/하늘 천/땅 지]
☞항아리 속의 하늘이라는 뜻으로, 별천지(別天地)·별세계·선경(仙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또는 술에 취하여
세속을 잊어버리는 즐거움이나 장소가 극히 협소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동]호중지천[壺中之天],일호지천[一壺之天][유]무릉도원[武陵桃源],別天地,선경[仙境],이상향[理想鄕]
[출전]『後漢書』
[내용]이 말은 한대(漢代)의 선인(仙人)인 호공(壺公)이 하나의 항아리를 집으로 삼고 술을 즐기며 세속을 잊었
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로, 호천(壺天)·호중천(壺中天)·호중천지(壺中天地)·일호지천(一壺之天)이라고도 한다.
《후한서(後漢書)》 〈방술전(方術傳)〉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후한 시대에 비장방(費長房)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남현(汝南縣)의 시장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비장방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시장 한 모퉁이에서 영약(靈藥)을 파는 약장수 할아버지가 한 분 있었는
데, 이 할아버지는 언제나 가게 앞에 항아리를 하나 놓아 두고는, 시장이 파하면 얼른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시장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을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비장방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그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를 항아리 속으로 안내했다.
항아리 속에는 훌륭한 옥으로 만든 화려한 저택이 장엄하게 솟아 있고, 그 저택 안에는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술과 음식을 마음껏 먹고 나서, 다시 항아리 밖으로 나왔다. 이 약장수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지상
으로 유배된 선인(仙人)인 호공이었다. 뒤에 호공이 용서를 받아 천계(天界)로 돌아갈 때, 비장방도 그를 따라갔는데
선술(仙術)을 익히는 데 실패하여 지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비롯하여 ‘호중지천’은 별천지·별세계·선경을
의미하게 되었다. 항아리의 입구가 좁은 데에 연유하여 장소가 극히 협소함을 이르는 말로도 사용된다.<두산백과>
서한(西漢)시기에 여남(汝南)이라는 지방에 비장방(費長房)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시장을 관리
하는 하급관리였다.
하루는 비장방이 시장에 나와 어떤 노인이 약을 파는 것을 보았는데, 듣자니 그의 약이 매우 영험하여 약을
먹기만 하면 병이 낫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 노인이 비록 늦게 나온다 해도 장사는 매우 잘되었다. 비장방은 노인이 약을 팔아 돈을 많이 벌어
자기는 그 중의 일부분만 가지고 대부분의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보고는 그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노인이 세 들어 있는 작은 집은 마침 비장방의 집 맞은편에 있어서 그는 노인 집안의 상황을 매우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상한 것은 노인의 집에는 침대가 없고 집의 중앙에 빈 주전자가 하나 걸려있었는데 이것이 어디
에 쓰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비장방이 주의하여 관찰하던 어느 날 그는 마침내 이 빈 주전자의 비밀을 탐지했다. 그날 저녁 무렵 그는 위층
에서 노인이 놀랍게도 그 빈 주전자 속으로 껑충 뛰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새벽녘이 되어서야 나왔다.
비장방은 매우 놀랍고도 이상했다.
작디작은 주전자 속에 몸을 숨길 수가 있다니 이 ‘주전자 노인(壺公)’은 분명 비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비장방은 이 주전자 노인을 스승으로 모시기로 결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전자 노인은 비장방의 요구에 승낙하고 그에게 말했다.
“오늘 밤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내게 오너라.” 비장방은 이 말을 듣고 연거푸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밤중에, 밤이 깊어 인기척이 없을 때 비장방은 주전자 노인의 집에 갔다. 주전자 노인이 그에게 말했다.
“네가 주전자로 뛰어 들어가려면 내가 하는 모양을 배워서 뛰어 들어가거라.” 말을 마치고 주전자 속으로
뛰어들어 보이지 않았다.
비장방은 숨을 내뿜고 노인이 하던 모양대로 뛰어오르니 의외로 쉽게 주전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주전자 안은 알고 보니 신선의 세계로 화려하고 웅장했다.
주전자 노인은 자기는 본래 신선인데 근면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아 천제에게 폄적당해 인간계에 내려간 것이
라고 비장방에게 일러주고, 그의 인상이 아주 좋아 가르칠만한 인재인 것 같아 이곳으로 데리고 온 것이라
말해주었다.
비장방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감격하여 그 후로부터 정식으로 주전자 노인을 스승으로 모셨다.
얼마간의 날들이 흐른 뒤 주전자 노인은 비장방의 집에 와서 말했다.
“오늘은 내가 너와 한잔 하려고 술을 좀 가지고 왔다.”
비장방은 매우 기뻐했다. 주전자 노인은 작은 잔에 담긴 술을 꺼내어 비장방과 돌아가며 대낮부터 시작해서
저녁 무렵까지 마셨으나 잔에 담긴 술은 좀처럼 줄지를 않았다.
주전자 노인은 술을 다 마시고 나서 비장방에게 말했다.
“난 내일 이곳을 떠나려하는데 나와 같이 가겠느냐?”
비장방은 좀 난처했다. 그는 물론 계속해서 주전자 노인에게 능력을 전수받고 싶었지만 가족들을 떠나기가
아쉬웠고 또 가족들에게 그가 집을 떠나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주전자 노인이 말했다. “그거야 간단하지.” 그는 되는대로 손을 뻗어 푸른 대나무 지팡이를 비장방에게
건네며 알려주었다.
“내일 너는 이 대나무 지팡이를 침대 위에 놓고 몰래 내가 있는 곳으로 빨리 오면 된단다.”
다음날, 비장방이 푸른 대나무 지팡이를 침대 위에 놓으니 그 지팡이가 즉시 비장방의 모양으로 변해 꼼짝도
안하고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가족들은 이를 보고 비장방이 밤 동안 병을 얻어 죽었다고 생각하고 온 가족이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진짜 비장방이 옆에 서있는 데도 누구도 그를 볼 수가 없었다.
비장방은 주전자 노인을 따라 인적이 드문 깊은 산 속으로 왔다. 주전자 노인이 길게 휘파람을 불자 갑자기
빽빽이 우거진 풀숲 속에서 기척이 나더니 이어서 사납고 무섭게 생긴 호랑이 한 무리가 출현하여 으르렁거
리며 비장방을 단단히 에워쌌다.
비장방은 처음에는 흉악하고 잔인한 호랑이를 직접 대면하자 조금 놀라 허둥지둥 했지만, 책 속에 쓰여 있는
수련으로 도를 닦은 이들이 모두 여러 가지 고난을 겪은 것을 생각하고 나서야 서서히 진정이 되었다.
호랑이가 그의 옆에서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울지라도 그는 조금도 두려운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금 지나자 호랑이 무리가 갑자기 사라지고 주전자 노인만이 그의 앞에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그들은 깊은 산 속을 걸어, 다음날 험준한 낭떠러지 가에 도착했는데, 산 바위 속에 석옥(石屋)이 있었다.
주전자 노인은 비장방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안은 어두컴컴하고 눅눅하고 음산했다.
주전자 노인이 비장방에게 말했다.
“오늘밤은 너 혼자 이곳에서 묵거라.”
그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떠났다. 비장방이 석옥 안을 자세히 관찰하니 이 석옥은 거대한 산 바위 속에서
구멍이 패여 이루어진 것으로 석벽은 매우 매끄러웠지만 천정 쪽 주위는 매우 깊은 균열이 있었다.
다시 자세히 한번 보고 비장방은 놀라서 온 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위쪽은 원래 천정이 아니라 석옥의 면적과 비슷한 거대한 돌이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 거대한 돌에 매달려 있는 것은 놀랍게도 가느다란 새끼줄이었고 새끼줄 위에는 수도
없이 많은 뱀들이 둘둘 감겨 있었으며 거기다 한창 입을 벌리고 새끼줄을 씹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 거대한 돌은 언제라도 떨어져 그를 짓눌러 육포로 만들어버릴 것 같았다.
비장방은 마음속으로 매우 두려워 당장이라도 발을 빼고 석옥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이는 주전자 노인이 그를 또 한 차례 시험하는 것임이 분명했다.
그는 점차 안정을 찾고 더 이상 머리 위의 무서운 돌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눈을
감고 수양했다.
한참이 지나서 주전자 노인은 몰래 석옥으로 들어와 비장방이 조용히 그곳에 앉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정말 훌륭한 제자로군.”하고 찬탄했다.
주전자 노인은 비장방을 밖으로 불러 호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한 봉지 꺼내어 그에게 건네주고 그에게 먹게
했다.
비장방이 손으로 받으니 악취가 코를 찔렀다. 자세히 보니 손에 있는 것은 분명 한 무더기의 인분이었고,
거기다 그 위에는 수많은 살결이 희고 포동포동한 구더기들이 가득 기어 다니고 있어 구역질이 절로 났다.
비장방은 실로 이런 인분을 입속에 넣을 수가 없어서 망설였다.
갑자기 수중의 인분이 한줄기 금빛을 번뜩이더니 사라져버렸다. 주전자 노인은 매우 아쉬워하며 탄식하고는
말했다. “아깝다. 아까워. 네가 이 선약(仙葯)만 먹었으면 비선(飛仙)이 되어 나와 승천할 수 있었을 텐데.
기회는 이미 없어져버렸으니 넌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비장방은 후회막급하여 비통한 나머지 통곡했다. 주전자 노인은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 “너는 비록 비선은
못되었지만 지선(地仙)은 할 수 있다. 지상을 주관하는 귀신이 되면, 너의 수명은 매우 길어져 몇 백 살까지
살수 있단다.”
주전자 노인은 선서(仙書)를 꺼내어 선법(仙法)을 비장방에게 전수하여주고 그에게 일러주었다.
“이것을 이용하면 너는 귀신을 지휘할 수 있고 인간들의 재난을 다스리고 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리고는 그 대나무 지팡이를 비장방에게 건네주었다.
“다리를 벌리고 그 위에 타면 즉시 집에 도착할 수 있다.”
비장방은 주전자 노인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대나무 지팡이에 올라타자 대나무 지팡이는 공중에 올라가
날아가 조금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 식구들은 그가 갑자기 돌아온 것을 보고 그가 귀신이라고 생각했다.
비장방은 재차삼차 설명을 하며 자기에게 있었던 일의 경과를 이야기 하고 그들을 묘지로 데리고 가 무덤을
파고 관을 열자 안에는 과연 푸른 대나무 지팡이만이 있을 뿐이었다. 가족들은 그때서야 그의 말을 믿었다.
집에 돌아올 때, 비장방은 집에 올 때 타고 온 대나무 지팡이를 교외의 갈피지(葛陂池) 속에 아무렇게나 버렸
는데, 대나무 지팡이는 물 속에 들어가자 한 마리 청룡(靑龍)으로 변해 재빠르게 헤엄쳐 갔다.
이때 이후로 비장방은 신령한 능력을 몸에 지닌 초인(超人)이 되었고, 그는 신부(神符)를 이용해서 악귀를
퇴치하고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었는데 매우 영험했다.
그는 어떤 때는 하루 안에 천리 밖의 아주 많은 지역에 출현할 수도 있었다.
당시에 여남(汝南縣) 지방에는 요괴가 있었는데, 매년 태수(太守)의 모양을 하고 군의 관가에 가서 조화를
부려 사람들이 불안해하게 했다. 비장방은 이를 듣고 이 요괴를 처치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날짜를 계산하여 여남 지방에 도착해 군의 아문에 가 태수와 서로 이야기했다.
얼마 안 있어 요괴가 과연 나타났다. 태수는 요괴를 보고는 겁에 질려 비장방만 혼자 대청에 남겨두고 숨어
버렸다.
그 요괴는 의기양양하게 걸어 들어와 별안간 비장방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 몸을 돌려 도망갔다.
비장방은 대갈일성 했다. “신병(神兵)들아, 어서 저 요괴를 붙잡아라.” 즉시 그 요괴는 보이지 않는 신병들
에게 붙잡혀 대청에 무릎 꿇고 연신 땅에 머리를 찧으며 용서해달라고 빌었다.
비장방은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질책했다. “대담한 요괴 같으니라고. 감히 태수를 가장해 백성들을 교란하다니,
그 죄는 마땅히 사형에 처해야 한다.” 비장방은 요괴에게 신부를 들고 갈피지의 청룡을 찾아가도록 명했다.
어떤 사람이 몰래 요괴를 따라 갈피지로 갔더니, 신부가 연못가에 세로로 서더니 요괴가 커다란 자라로
변하여 목이 커다란 나무 위에 감겨 죽는 것을 보았다.
여남에는 환경(桓景)이라는 서생이 있었는데, 그는 비장방의 도술을 매우 앙모하여 비장방을 따라 도를
배웠다. 어느 날 비장방이 그에게 말했다.
“올해 9월 9일에 너희 집에 재앙이 닥칠 것이야. 너는 빨리 가족들을 불러 붉은 포대를 바느질해 만들어서 그
포대에 산수유를 넣어라. 그날이 되면 온 가족이 붉은 포대를 팔뚝에 묶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면
재앙을 면할 수 있을 거다.”
환경은 이 말을 듣고 비장방의 분부대로 했다. 9월 9일이 되어 산에 올라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집 안의 닭과
개들이 모두 죽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무사하고 건강했다.
지금 민간에서는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높은 곳에 오르는 풍속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
이라 한다.
비장방은 비록 도술이 고명했지만 결국은 신선이 되지 못했다. 그는 줄곧 다시 주전자 노인을 볼 수 있기를
바랐지만,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장미(張溦) <안원전 역>
참고자료: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은 1700여 년의 역사를 지니는 오래된 명절이다. 중국 고대에서는 1․3․5․7․9는
양수(陽數), 2․4․6․8은 음수(陰數)라고 하였다.
그래서 9월 9일이 ‘양이 겹친다는 의미’의 ‘중양’, 또는 ‘9가 겹친다는 의미’의 ‘중구’라고 불린다.
중양절은 전설 속의 비장방(費長房)의 고사에서 유래한다.
동한(東漢)시기 여남(汝南) 사람 환경(桓景)은 방사(方士) 비장방을 따라다니며 도술을 배웠는데 하루는
비장방이 환경에게 말하기를, “9월 9일 여남에 전염병이 돌 것이다. 어서 가서 온 가족의 팔에 산수유나무
가지를 담은 작은 자루를 매어두고 높은 산에 가서 국화주를 마시면 전염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환경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가서 이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고,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 보니 집에서 기르는
닭, 개, 소, 양이 모두 죽어있었다.
환경은 죽은 동물들을 보고 “동물들이 우리를 대신해 죽었구나!”라며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하여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중양절
한족(漢族)
오랜 옛날에 여남현(汝南縣)에는 환경(桓景)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거느린 대가정
에서 척박한 땅 몇무를 갖고 일년 사시장철 부지런히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다. 살림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지만
량식절반, 나물절반해서 그럭저럭 살아갈수 있었다. 그런데 뜻밖으로 여하(汝河) 량안에 전염병이 돌아 집집
마다 사람이 있는대로 쓰러졌다.
경한자는 일어나지 못했고 중한자는 목숨을 잃었다. 가는곳마다 시체가 널려있었지만 매장할 사람이 없었다.
환경의 부모도 끝내 병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환경은 어릴적에 어른들한테서 여하에는 전염병요귀가 있는데 해마다 인간세상에 기여나와서 돌아다닌다는
말을 들은적 있다. 그 요귀는 가는곳마다에서 전염병을 퍼뜨린다고 했다. 환경은 병이 낫자 신선을 뵈옵고
법술을 배워 전염병요귀를 전승하고 백성을 위해 해를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동남산에 비장방(費長房)이라는 한 신선이 있는데 매우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행장을 꾸려지고 길을
떠났다.
한경이 산에 들어서니 첩첩산봉이 가로 막혀 신선이 어디 있는지 알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 또 하나의 산을 넘고 한갈래 또 한갈래의 물을 건넜다. 어느날 그는 가는길에서 문득 눈앞에 새하얀
비둘기가 한 마리 있는것을 보았다. 그 비둘기는 환경을 보자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것이였다. 환경은 무슨
영문인지 알수가 없어서 자기도 비둘기를 향해 눈인사를 했다. 그 비둘기는 날아올라 두세발되게 날아가서는
내려앉아 또 환경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것이였다. 환경이 가까이 가게 되면 비둘기는 또 날아갔다.
그는 그제야 눈치를 알아채고 계속 비둘기를 따라 걸어갔다.
산고개를 몇 개나 넘어갔는지 황홀한 선경이 나타났다. 고색이 창연한 푸른 소나무숲속에 절간이 자리잡고있는
데 문우의 편액에는 <<비장방선거(費長房仙居)>>라는 금빛찬란한 다섯글자가 새겨져있었다.
그 비둘기는 환경을 두고 창공을 날으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환경이 문앞에 다가가 보니 시꺼먼 대문은 꼭 닫겨져 있었다. 그는 경건한 마음으로 문밖에 꿇어앉아 이틀밤
이틀낮을 기다렸다. 사흘째되는 날 대문이 활짝 열리더니 백발이 성성한 로인이 미소를 지으면면 걸어나왔다.
<<용사는 백성을 위해 재난을 없애려는 마음이 지극하니 어서 나를 따라 들어오게나.>>
환경은 인차 로인이 비장방신선인줄 알고 그 자리에 엎드려 절을 몇 번 하고 나서 뒤를 따라 들어갔다.
비장방은 환경에게 전염병환자를 정복할 청룡검을 주었다. 환경은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면서 꼭두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부지런히 무예를 익혔다. 어느날은 환경이 검술을 익히고 있는데 비장방이 앞으로 와서 말했다.
<<금년 9월 9일에 여하의 전엽병요귀가 또 나올것이니 어서 마을로 돌아가서 해를 없애고 백성을 구하라.
내가 수유잎 한봉지와 국화술 한병을 줄테니 고향사람들더러 높은 산에 올라가서 해를 피하라고 일러라.>>
신선이 말을 마치고 손짓을 하니 고송에 앉았던 학이 눈앞에 날아왔다. 환경은 학을 타고 여남으로 날아갔다.
환경은 고향에 돌아가서 마을사람들을 모아놓고 신선의 말을 일일이 다 전했다.
9월 9일 환경은 가정의 로소와 마을사람들을 이끌고 부근의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수유잎을 한사람에 한잎씩
주면서 몸에 지니고 있으면 전염병요귀가 달려들지 못한다고 알려주었고 또 국화술을 부어서 사람마다 한모금
씩 마시게 하면서 전염병이 몸에 오르지 못하게 했다.
환경은 마을사람들을 모두 안치한다음 홀몸으로 청룡검을 지니고 마을에 돌아가서 방에 앉아 요귀를 기다렸다.
이윽고 여하가 노호하면서 괴상한 바람이 일었다. 전염병요귀는 물에서 기슭으로 오르더니 곧추 마을로 들어
갔다. 요귀가 집집마다 들려도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높은산에서 사람소리가 들려왔다.
요귀가 산기슭으로 달려가니 코를 찌르는 술냄새, 수유잎냄새 때문에 도저히 산을 올라갈수가 없었다.
요귀가 다시 마을에 들어서니 오직 한사람이 방 한가운데 올방자를 틀고 앉아 있기에 소리치면서 덮쳐들었다.
환경은 전염병요귀가 달려들자 칼을 휘두르면서 맞서나갔다. 전염병요귀는 몇회를 겨누다가 이길수 없으니
뺑소니치고 말았다. 환경은 씽-하는 소리와 함께 청룡검을 집어던졌다. 보검은 서슬푸른 빛을 뿌리며 전염병
요귀를 쫓아가 요귀의 심장을 꿰뚫고 배를 내리찔러서 땅에 엎어놓았다.
그후부터 여하량안 백성들은 다시는 전염병요귀의 침해를 받지 않았다. 사람들은 환경이 보검으로 전염병
요귀를 찔러죽인 사실을 미담으로 전했고 9월 9일에 높은 산에 올라 국화술을 마시면서 한껏 즐겼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 활동은 하나의 민족풍속으로 전해졌다.
환경이 전염병요귀를 족친 그날은 <<99(九九 )>>가 겹친 날이므로 중구절(重九節) 혹은 중양절(重陽節)이라고
한다.
제남시 천불산 산회
매 년 9월 9일은 중국 전통의 중양절이다.
제남에서는 중양절이 되면 모두 천불산에 오르는 풍습이 있다.
양나라 때 오균의 속제해기에 의하면 동한 때에 귀신을 잡을 수 있다는 비장방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날 비장방은 그의 제자 중 한명인 환경에게 그의 집에 9월 9일이 되면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 예언하였다.
이에 환경은 재앙을 피할 방도를 스승에게 물으니 비장방은 환경의 가족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붉은 색 주머니
를 만들어 그 안에 쓱을 넣어 팔에 두르고 국화술을 가지고 산에 올라 그 술을 마시면 재앙을 피할 수 있을거라
답했다.
환경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9월 9일 산위에 올라 무사히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그 후부터 화경이 했던 행동을 따라 중양절이 되면 산에 오르는 습관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는 점차 확산 되어 하나의 민족 풍습으로 자리잡았으며, 원나라에 이르러서는 천불산묘회라는 이름의
축제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1982년 천불산 산회로 이름을 고치고 1998년까지 모두 16차례 진행이 되었었다.
지금의 천불산 산회는 그 규모가 더욱 커졌으며, 이날이 되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와 등산을 하고, 토산품
을 구경하며 각종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천불산 산정에 올라 거울과 같은 대명호를 감상하며, 황용과 같은 황하, 아름다운 제남의 도시를 한눈에 들여
다 볼 수 있다.
(안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