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샤마니즘과 한국의 무속
이정재(경희대)
1. 머리말
시베리아의 샤만은 소련의 압력 때문에 거의 멸종의 상태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샤만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었던 행운은 다행스런 일이었다.
비록 적은 양의 자료이지만 귀중하다 아니할수 없다.1)
시베리아인들은 아직도 수렵, 채집, 유목의 경제형태를 가지고 있고, 이들의 샤마니즘은 이 경제형태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시베리아 샤마니즘의 각 문화요소에서 잘드러나고 있다.
샤만의 무병, 입무식, 샤만신(조력신과 보호신), 샤만장비(의상, 북 등), 신 동반, 탈혼 및 접신상태의 제의,
저승여행, 병치료, 사냥감의 해결책, 기후조정, 미래예견 등이고, 이를 연결하고 뒷받침하는 이들의 종교관의
확립이 그것이다.
계층적 세계관(여러 층의 세계), 세계수, 여러 개의 세계축(기둥), 영혼관(여러 영혼, 몸영혼과 자유영혼의 차이,
병을 야기 시키는 실혼), 자연에 깃든 영혼(동물과 식물에 깃는 인간적 동질성), 여러 동물의 최고신, 자연현상의
최고신 등을 필자는 이들의 경제단계와 그에 맞물린 이들의 종교로의 샤마니즘에 촛점을 두고자 한다
먼저 답사의 조사 내용을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문헌의 보고 내용으로 보충하여 비교를 해서 결국에는 답사
자료의 분석에 촛점을 두려고 한다.
조사한 대상이 퉁구스족, 야쿠트족, 나나이족 등 다양하고 그 분포 지역도 광활했기 때문에 비교 분석이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교 분석을 위해서는 특히 이들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경제형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시베리아 샤마니즘의 문화적 구성요소 분류표를 설정해 보고 이를 기준으로 해서 각 사례들을
비교 검토, 분석을 하여 그 상관관계를 유도해 본다. 나아가 시베리아 샤마니즘의 양상과 역사적 상관성도 필요에
따라 언급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어서 이 분류표를 한국 무속에 적용하여 개괄적인 비교를 시도해 그 변이 정도를 측정해 보고, 역사적 배경과
경제형태에 따른 상이점을 유도해 보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분명한 정리를 못해온 샤마니즘과 무속에
대한 개념의 정의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게 된다.
** 시베리아 샤만 현지조사 자료
기간: 1994. 7. 24 - 8. 14
지역: 소련 야쿠트 자치구, 연해주 아무르유역
대상: 퉁구스 에벤키족, 나나이족
(1). 물브이 샤만, 108세, 퉁구스 에벤키족
소련 야쿠트 자치구 짐뚠
(2). 사베이 샤만, 54세, 퉁구스 에벤키족
소련 야쿠트 자치구 옌그라
(3). 브웨곤 샤만, 약 87세, 야쿠트족
소련 야쿠트 자치구 만다이
(4). 게께르 밍고 샤만, 79세, 퉁구스 나나이족
소련 연해주 아무르강 유역 다이힌
2. 巫病과 入巫
시베리아에서도 무병은 샤만이 되는 일반적인 조건으로 되어 있다.
이 무병은 주로 신에 의해 지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종종 이러한 소질은 유전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아지
기도 하는데 이는 앞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샤만이 가족 내에서 대를 이어 내려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에 그 샤만의 직능은 조상 샤만신에 의해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진다 (사례2, 4).
무병때는 보통 다양하고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는데, 스스로 고립되어 숲속을 배회하거나, 많은 신비한 꿈을
주며, 환상을 보며 극도의 신경증적 증후를 보인다 (사례 1-4).
무병은 보통 젊은나이에 발생을 하는데 (사레1과 3는 경우가 다르다), 무병의 상태 때 신은 이들에게 나타나
이들을 시험하고 괴롭히고 무서운 환상 속에 시달리게 한다.
이때 이들은 미친 사람으로 보이며 신체적으로 극심한 장해를 받는다. 그는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는데,
이때 그는 생명을 담보로 샤만이 되는데, 이는 그의 삶이 신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경험하는 신비한 체험은 이들이 후에 부여받을 능력과 신체계와 깊은 관계를 가진다.
어떠한 신과 어떻게 교접, 교신을 할 수 있는가는 샤만에게 있어 중요한 일이다.
시베리아 족에게 일반적이며 특이한 것으로 무병과 입무식 때 육체의 분해, 해체 경험을 들 수 있겠다.
이것은 엘리아데의 보고만 보더라도 퉁구스족에게 두드러진 현상이다.2)
문헌에서 보이는 한 에멘키 샤만의 타계 여행 경험은 다음과 같이 기술된 바 있다.
“내가 샤만이 되기 전에 오랜동안 아파 누워 있었다. 머리는 어지러웠고 미쳐있었다.
Saargi(사르기, 악신)가 와서 깨물고, 파헤치고, 살을 잘라내고 피를 마셔댔다.
머리가 잘리고 불속에 내팽개쳐 졌다. 이 불아궁이는 자기 의상을 장식할 여러 가지 쇠장식을 만드는 곳이
었다. 내 살을 찟고 피를 마셨던 신은 바로 죽은 샤만의 신이었다”3)
이런 신체해체 과정은 퉁구스외의 다른 부족에게서도 보고되고 있다.
예를들면 동부 그린랜드의 에스키모족 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고가 있다.
“마침내 곰이 나타나 내 살을 다 먹고는 다시 신체위에 밷어 내고는 사라졌다.
점차로 자신은 의식이 되살아나고, 자신의 해골위에 살이 다시 붙기 시작하고 의복도 조각조각 되살아났다.”4)
그러나 필자가 조사한 네명의 샤만들에게서는 이에 대한 진술을 듣지 못했다.
이 점은 시베리아의 샤만들 모두가 이 타계여행을 꼭 필수적으로 경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엘리아데(Eliade)는 그의 ‘태초 세계에로의 회귀이론’, 즉 신성하고 이상적인 태초 세계(in illo tempore)에로의
회귀 의지로써의 諸 제의 양상을 방증하기 위해 샤만의 타계여행을 자료로 삼았었다.5)
그의 이론은 여러 측면에서 비평을 받고 있는데, 이와 같은 타계여행을 보여주지 못하는 자료들이 그 결정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이용한 타계여행에 대한 자료가 정확하지 못했던 점이 여러 군데에서 지적되고 있다.
즉 자료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없이 엘리아데에 의해 채택된 점을 들 수 있다.6)
샤만이 신과 연결이 될 때 그 양상은 다양하게 전개된다.
물브이 샤만은 자신이 새나 다른 동물로 변하기도 하지만, 순록신이나 곰신 등은 자신이 제의를 할 때 나타나
그녀를 도와주기만 한다고 했다.
이때 그녀는 곰신이나 순록신으로 변화하지는 않는다.
사례 2의 사베이 샤만도 순록이 그를 하늘로 옮긴다고 했다.
즉 샤만이 탈혼하여 스스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의식의 상태에서 순록이 그를 돕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샤만은 트랜스 상태와 타계여행의 상태에서 다른 신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트랜스의 상태는 일단 脫魂의 상태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탈혼이 바로 타계여행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여기서의 탈혼은 트랜스 상태, 즉 ‘제의적 트
랜스’로 불리울 수 있다.7)
이점은 Possession (=Enstasy)을 이해할 때 필요하다. 이런 상황은 다르게 표현하면 ‘샤만의 영이 타계를 여행
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부분은 뒤에서 좀더 정확히 다루어질 것이다 (5.1. 비교분석 참조).
그러나 다음의 진술은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물브이 샤만의 진술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나온다; ‘질문: 어떻게 하늘로 올라가나? 답변: 내가 스스로
하늘로 날아갈 수는 없다. 이는 오직 내 혼일 뿐이다. 이 혼은 다른 새의 혼으로 바뀌어 비로소 가능하다.’8)
샤만의 변화된 의식의 상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샤만의 혼이 새로 변한다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실제로 샤만의 혼이 어떤 새로 변하여 하늘로 날아가는 것으로 이해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해석이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물브이 샤만의 제의에서 보았듯이 그녀는 끈으로 기둥에 매달려서 제의를 했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는 남자가 샤만을 빙빙 돌렸다 (샤만은 제의 처음 부분에 새의 소리를 내며 제의를 시작
했고, 끝날 때도 새소리를 내며 끝냈다).
이런 점은 물브이 샤만이 의식의 변화된 상태에서 새의 신이 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다.
이 샤만은 확실히 타계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앞에서 언급된 제의적 트랜스 상태에서의 타계여행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말은 영혼이 밖으로 뛰쳐나간다는 말이 아니라 변화된 의식의 상태 안에서의 사건이란 점이다.
왜냐하면 이 샤만은 그녀를 도와주는 남자에 의해 수동적으로 돌려졌고, 중간 중간 그녀를 매단 끈이 늦춰져
땅을 밟고 난로를 돌거나 북채를 계속해서 땅위로 던지며 점을 치거나, 또 사람들에게 방울 달린 곰털로 공수를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9)
그녀의 혼이 탈혼되고 또 금방 다른 상태로 바꾸어진다는 점은 실제 탈혼 때 보여주는 슈뢰더에의해 보고된
신체 증상을10) 고려할 때 불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슈뢰더(Schröder)는 이외에도 유용한 설명을 하고
있다.11)
샤만은 이외에 死者와 함께(여기서는 死靈을 말함) 저승 세계로부터 이승에 나올 수도 있고 저승 세계를 여행
하기도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샤만이 사령과 함께 여행길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이와 일치하는 예를 우리는 사례 2, 4에서 볼 수 있다.
이런 타계여행의 양상과는 달리 레오 쉬테른베르그(Leo, Sternberg)의 나나이(Nanai) 샤만에 대한 보고서는 그
무병과 입무의 종류를 좀 다르게 설명한다. 이것은 필자가 현장답사에서 수집한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쉬테르베르그에 따르면 한 남자 샤만은 그의 입무 과정때 아주 어여쁜 여자의 모습을 한 신이 그에게 다가 왔
다고 한다.
신은 ‘아야미’이고 이 신은 그의 조상 샤만의 보호신 이었다고 한다.
이 여신은 그가 그녀의 남편이 된다면 샤만이 되게 하려 했다고 한다.
만약 그가 이를 거부했을 때는 그는 당연히 죽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다.12)
위의 나나이족 밍고 샤만은(사례 4) 일체 타계여행을 경험하지 않은듯 하다.
그녀에게는 오직 천상의 중간에 있는 신이 나타나서 그녀에게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했다.
그러면 그때부터 모든 것을 알고 다 보인다고 했다.
어떻게 혼이 움직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중간층에서 일러준다’는 우답 아닌 우답을 했다.
이어서 중간층의 신이 내려오냐는 질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은 내려오지도 않고, 샤만이 오르지도 않는 상태
에서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탈혼과 빙의를 떠나는 개념, 즉 제의적 트랜스의 신 동반의 상태를 가르킨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볼 때 트랜스(Trance)에 관계된 개념이 그렇게 단순한 것 같지는 않은 듯하다.
트랜스는 보통 두가지의 양상 즉 Ecstasy와 Possession (=Enstasy)로 분리하여 이해되고 있는데, 이점은 그러나
위에서 조사된 자료에서만 보더라도 정확한 구분은 아니다.
트랜스의 양상은 좀더 상세하게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역시 5.1. 참조).
시베리아 샤마니즘을 논할 때 수호신과 조력신을 제외할 수 없다.13)
주로 수호신은 샤만이 무병을 격을 때와 입무식을 할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샤만이 죽을 때, 이렇게 평생에
세번 나타난다고 하고, 이들의 모습은 조력신과는 달리 꼭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주로 인격화된 천신이나 샤만의 조상신등의 모습을 한다.
여기서 새의 신은 예외로 천상의 천신과 상징적으로 유사하여 종종 수호신으로 등장하기도 한다.14)
이에 반해 조력신은 대부분 동물신들로 구성된다.15) 동물신들은 그들이 가지는 독자적이고 탁월한 능력이
샤만의 필요에 따라 제의 때 그때 그때 이용된다.
여기서 언급할 점은 샤만에 의해 선정된 동물신들은 이미 그 사회 공동체에게도 중요한 민간신앙의 동물신
들이다.
이들 공동체는 자연 정령의 사상을 주로 가지고 있는 수렵-채집 내지 순록 유목의 경제사회 집단이다.
역시 이들의 샤마니즘은 아직 수렵단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증거의 일단으로 볼 수 있겠다.
이 점을 수호신인 인격신과 비교해 볼 때 그 역사적인 선후를 충분히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등종교나 기마,유목문화와 관련이 있는 천신과 수호신과의 연관성은 이를 더욱 분명히 해준다.
그러나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화에 등장하는 창조주로의 박새(또는 다른 새)의 의미는 이와 다른 차원에서
보다 신중히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새에 대한 사상은 그 역사와 그에 따른 층위적 문화와 연결해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요소이다.
새가 천신과 동질이며 수호신적 지위를 가지는 점은 그래서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다.
사례1-3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시베리아 샤만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와 같은 수호신과 조력신의 구분은 그러나 필자가 조사한 사례에서는
명확히 드러나지가 않았다.
사례 1의 물브이 샤만에게서는 이 개념이 조금은 드러났다. 그러나 조력신에 대해서는 언급을 분명히 하지 않
았다. 그녀에게 수호신은 새의 신, 즉 독수리 신인 듯 하다.
그녀는 하늘과 천신을 자주 언급하였다. 그외에 많은 신들-독수리, 백조, 까마귀, 오리 등이 있는데, 이들이
자기를 돕는다고 하였다.
그의 진술에 따라서 단지 유추할 수 있을 뿐으로 나머지는 이의 조력신이 되는 것이다.
나머지 사례에서는 수호신과 조력신의 구분이 분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개념조차 없는듯 하였다.
그러나 하늘과 하늘신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 똑같이 일치한다 (사례 2, 3.의 경우를 필자는 일단 수호신의 개념
으로 분류하였다, 왜냐하면 다른 조력신에 해당한 개념은 분명한 듯 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례 4의 밍고 샤만은 조력신으로의 동물신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시베리아의 샤만들에게서 기존의 통념과 달리 일치된 정보와 자료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금 알게 된다.
3. 학습과정
입무과정을 통해서 샤만은 신과의 관계를 맺는다.
처음에는 신에 의해 조정되지만 점차 샤만은 신을 조정하는 방법을 배우며 신의 힘을 이용하는 능력도 배우게
된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샤만 학습이다.
신을 부르고 보내는 기술을 경험이 있고 나이가 든 샤만(신어머니, 신아버지)에게 배우고, 자기 부족의 신화와
노래, 춤 등을 배운다.
우리는 이런 전형적인 경우를 브웨곤 샤만에게서 접할 수 있었다(사례 4 참조).
그러나 그외의 사례에서는 따로 학습이 필요가 없었고 신들이 나타나서 가르쳐 주든지, 스스로 알아서 했다고
진술울 하고 있다.
그러나 사례 2와 4의 경우는 그 조상이 샤만이었기 때문에 이를 보고 배웠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부류는 그래서 세습무의 성격과는 많이 다르다.
단지 샤만적 속성이 유전적으로 세습되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샤만은 의상에 장식하는 각종 장식품의 의미와 제의의 순서 등을 배울 뿐 아니라 여러 신들의 특징과 종류
그리고 이들과의 접촉방법 등을 배운다.
이런 교육은 보통 여러 해가 걸리게 된다.
시베리아 샤만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의 학습정도와 학습과정도 부족에 따라 상이한 면을 보여준다.
사례 3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조력신이 없는 샤만은 있을 수가 없다.
샤만과 신과의 관계는 동반자, 친구관계, 부부, 친족관계(조상신) 등으로 나타난다. 샤만은 이들 신을 접수하게
되는데, 이들은 주로 동물신들로 이루어져 있다.
샤만의 의상은 자신들의 신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는 사례 1-3에서 모두 발견된다. 사례 4의 밍고 샤만은 조력신이 없기 때문에 그의 무복과
무구가 보여주듯이 실질적으로 이들이 필요가 없게 된다.
4. 무구
샤만의 의상은 거의 신관에 버금간다.
의상에는 여러 가지 다른 상징을 가진 장식들이 부착되어 있는데, 이는 주로 이들의 종교적 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것이다.
샤만의 의상은 주로 외투(망토), 모자, 장화신발, 장갑, 그리고 망토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쇠붙이로 만든 동물의
문양을 꿰메어 메달고, 일종의 구슬, 동물의 가죽이나 신체 일부 등을 메달거나, 천이나 가죽 혹은 모피가죽
으로 만든 긴 꼬리 등을 매단다.
때로는 이런 전체의 망토가 아예 어떤 동물을 타나내기도 하는데, 이는 그 샤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동물신이
된다.
이 동물은 주로 새종류, 순록, 엘크, 사슴 혹은 곰 등을 가르킨다. 때로는 하나의 망토가 여러 동물을 상징하기도
한다.16)
예를들면 한 야쿠트족 브웨곤 샤만 의상의 장식품으로 각 조각물은 각각의 의미와 상징을 다음과 같이 담고
있다.
꼬리 모양의 깃 - 새의 날개
새모양 (외투 자체) - 새신을 동반해 천상으로 오른다는 상징
뿔모양 - 엘크신, 순록신
상단 뼈의 모양 - 신체 해체를 상징
여러 새의 모양 조각 - 여러 조력신, 혹은 수호신을 따르는 신들
물고기 - 지하세계 상징 등등
샤만 의상은 그가 경험한 신비한 체험을 물상화시켜 놓은 것으로 이것은 제의때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는 각종의 조력신이 있고, 이는 제의때 샤만을 돕는 신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짐뚠에 사는 물브이 샤만과 옌그라에서 순록을 유목하던 사베이 샤만은 깃이나 꼬리를 상징하는 수술이 달린
모자를 쓰고 제의를 하는데, 깃을 상징하는 수술에서 유추할 때 역시 이는 새의 상징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시베리아에 퍼져있는 새의 의미는 상당히 포괄적인 듯하다.
시베리아 샤만에게 북은 아주 중요한 것이며, 예외가 없이 거의 모든 부족에게 공통으로 주어지는 샤만 장비이다.
물론 북의 모양이나 북 표면에 새기는 그림(보통 이들의 신적 세계관) 등이 부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17) 북은 샤만이 트랜스로 들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샤만은 이 북과 아주 특이한 종교적 관계를 맺고 있다.
북 자체가 신을 부를 수 있으며, 북은 이 신이 내려와 자리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며, 또 신에 의해 북이 두드려지
기도 한다.
북은 때론 타고가는 동물(순록)에 비유되기도 하며(북은 주로 순록가죽으로 만들어 진다) 배나 뗏목에 비유되어
이를 샤만이 타고 저승에 가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때 북채는 때리면서 이를 조정하는 촉매적인 것이 된다.
북과 북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앞에서 본 사례에서 4번만 일단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5. 제의
제의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신과 교접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타계, 이승과 저승, 현생과의 연결을 샤만에 의해 가능하게 해야된다.
여기서 우리는 이들의 신적 세계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시베리아인들에게 세계는 보통 여러 층으로 나뉘어진다.
보통 세개의 층으로 나뉘어지는데 중간층이 지상의 인간 세상이고 상층과 하층은 신과 정령, 조상들이 살고
있는 세계이다.
몇몇 다른 부족(특히 몽고, 터키, 남부 퉁구스족들)들에게는 7, 9층 혹은 더 많은 층으로 나뉘어 진다고 되어 있다.
이 층을 이룬 세계는 중앙에 거대한 세계수가 있어, 이것이 여러 층을 관통하여 연결하여 천상은 나무의 상층
부에 해당하고, 지하세계는 뿌리에 놓여진다.
다른 세계관은 산의 모양과 연결되거나 기둥이나 축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들은 세계의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인식된다. 또 북극성은 종종 천상으로 향한 구멍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부족에게는 이런 상이한 세계가 평평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도 생각한다.
예를 들어 천상과 저승세계를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이라 생각하기도 한다.18)
이들 층을 통하여 샤만은 신과 교접을 한다고 한다.
한가지 특이할 점은 샤만은 그가 제의를 행하는 장소를 신성한 세계의 중심이라 인식한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나무나 기둥 등이 놓이게 되고 이를 통해 여러층의 세계와 교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브이 샤만의 제의에서 그녀는 제의 시작 전에 금줄을 쳤는데, 이는 제의 장소를 신성시하는 의식이다.
서부 에벤키족에게는 이런 샤만제의용 텐트를 특히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은 제의만을 위해서 따로 샤만-텐트
를 설치한다고 한다.
신은 제의때 샤만에게 나타나서 어떤 표시를 나타낸다.
일종의 부스러기 같은 소리나 바람소리 등으로 느껴지고 인식된다 (사례 1에서 불신(火神)의 응답은 이에 대응
한다 하겠다). 샤만은 이 신의 목소리를 내어 대화를 한다. 어떤 때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낸다.
샤만은 제의에 참가한 사람들의 원을 신에게 청해 해결 해준다.
이런 제의 형태는 신이 샤만과 교신을 하는 것이지(제의적 트랜스) 신이 샤만의 몸에 들어온 방식은 아니다.
이런 장면을 사례 1, 2, 4에서 볼 수 있었다.
샤만은 신의 목소리나 몸짓 등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동물신이 들어오면 동물의 울음소리를 내거나 사방으로 돌며 뛴다, 즉 신이 샤만의 몸에 들어와 직접
샤만의 입을 통해 공수를 하는 형태.
이때 샤만은 더 이상 자신이 아니고 신 자체가 되는 것이다.
이때 참가하는 이들은 이 동물의 신이 들린 샤만과 직접 얘기를 나눈다. 사례 1-3의 경우가 되겠다.
그러나 이때 샤만이 깨어났을 때 이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는 보통 샤만이 신을 자유로 부르고 조정하는 기존의 개념에 상반되기도 한다.
엑스터서 즉 탈혼은 타계의 여행과 연결된 개념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접신과 반대의 개념은 아니다.
이런 천상과 지상세계의 여행은 제의때 상징적으로 재현되기도 한다. 샤만은 직접 계단을 오르거나 나무를
오르기도 하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된 세계수를 나타낸 것이다.
때로는 샤만이 배나 동물의 등 또는 썰매 위에 앉기도 하는데 이것도 같은 상징적 표현이다.
사베이 샤만이 순록을 타고 하늘로 가는 장면은 이와 일치한다.
또 모든 샤만이 치는 북은 바로 그 북을 만든 가죽의 동물을 타고 여행하는 것으로 표현 된다(사례 2).
탈혼의 상태가 될 때 어떤 부족에게서는 샤만이 제의장소에 죽은 것 같이 가만히 머물러 있고, 그의 영혼은
조력신을 동반해서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와 샤만의 몸에 들어오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떤 부족에게서는 실제로 육체적 여행을 행하는데, 샤만이 나무위를 오르거나 샤만을 묶어 기둥에 메달아
하늘을 나는 듯한 흉내를 내는 것 등이다. 이도 역시 제의적 트랜스의 표현 양상에 따른 상징적 동작들이다.
사례 1의 경우 이 샤만은 새의 조력신 자체로 표현되어 천상세계로 날아 신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6. 시베리아 샤마니즘와 답사 자료의 비교
현장 답사에서 얻은 자료를 시베리아의 샤마니즘과 비교 정리를 해보았다.
우리는 답사에서 얻은 정보가 문헌의 내용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어떤 부분에서는 또한 기존의 내용과 상당히 다른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변수는 우리가 시베리아의 샤마니즘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위에서 다루어 본 내용을 근거로 하여 비교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답사 자료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 시베리아 샤마니즘의 문화적 구성요소를 기준으로 하는 분석표를
작성해보고, 이에 답사자료와의 일치도를 정리해 본다.
\시베리아 샤만 샤마니즘 요소\ | 물브이샤만 (사례 1) | 사베이샤만 (사례 2) | 브웨곤샤만 (사례 3) | 밍고샤만 (사례 4) |
(1) 무병, 입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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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병 | ○ | ○ | ○ | ○ |
- 신베체험, 미친 징후 | ○ | ○ | × | ○ |
- 육체의 해체(칼로 분해)와 재생 | × | × | × | × |
- 타계 여행 | ○ | ○ | × | × |
영혼분리(새로 변신 여행) | ○ | ○ | × | × |
신과 교접 내지 동반 (순록신, 곰신, 새신 동반) | ○ | ○ | ○ | × |
- 신과 對面, 接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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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신(천신, 조부모신, 새신) | ○ | ○ | × | × |
- 조력신(=동물신; 곰신, 순록신, 각종 새신) | ○ | ○ | ○ | × |
(2) 샤만학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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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적 샤만학습(스스로), 신이 나타나 가르킴 (-신들(동물신)의 종류와 기능 익히기 -우주관, 세계관 익히기 -신화, 노래, 춤 -의상의 장식, 종류, 의미 익히기 -제의 과정 익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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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신의 조정방법 | ○ | ○ | × | ○ (반자율적) |
- 자율적 샤만학습(스스로), 신이 나타나 가르킴 (-신들(동물신)의 종류와 기능 익히기 -우주관, 세계관 익히기 -신화, 노래, 춤 -의상의 장식, 종류, 의미 익히기 -제의 과정 익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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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신의 조정방법 | × | × | ○ | × |
(3) 무구 - 사만 외투 양상 및 장식 - 동물신 (- 새, 동물 - 날개 - 뼈장식(신체해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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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뿔(순록신)) | ○ | ○ | ○ | × |
- 나무, 식물 문양 | × | × | × | ○ |
- 샤만 모자(모자의 다양한 종류) | ○ | ○ | ○ | ○ |
-쇠 방울/ 쇠 깔대기 | ○ | ○ | ○ | ○ |
- 분리된 방울 | ○ | ? | × | × |
- 혁띠와 무복에 부착된 방울 | × | ? | ○ | ○ |
- 북 여부 - 내용 (- 그림(우주관과 세계관)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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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관) | × | × | × | × |
- 기능 (-타계(저승, 천상) 이월수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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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배, 뗏목) | ○ | ○ | ○ | ○ |
- 북채의 의미(타계여행 촉매) | ○ | ○ | ○ | × |
- 타계여행 도구 (- 사닥다리 오르기 - 나무 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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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세계축) 타기) | ○ | × | × | × |
(4) 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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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의적 트랜스 | ○ | ○ | ○ | ○ |
- 신의 동참 | ○ | ○ | ○ | ○ |
- 신의 샤만접신 | × | × | ○ | ○ |
- 샤만영 조력신과 타계여행 | ○ | ○ | × | × |
- 변신 여행 | ○ | × | × | × |
- 동반 여행 | ○ | ○ | × | × |
- 수직적 세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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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세계 | ○ | ○ | ○ | ○ |
- 7, 9층세계 | ○ | × | × | × |
- 세계수, - 기둥 | ○ | ○ | ○ | × |
- 수평적 세계관 | × | × | × | ○ |
- 신성공간 설정 | ○ | × | × | × |
- 특별 제의 텐트 | × | × | × | × |
- 제의 장소 구분(금줄) | ○ | ? | ? | ? |
- 타계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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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 나무 오르기 | × | × | × | × |
- 샤만 매달기 | ○ | × | × | × |
- 영혼관(여러 영) | × | × | × | × |
- 내세관(자연, 동물세계) | ○ | ○ | ○ | ○ |
- 제물(‘불신’에) | ○ | ○ | ○ | ○ |
- 샤만 神像 | × | ○ | ○ | ○ |
일치되는 요소 합계 |
28 |
20 |
18 |
17 |
위와 같은 비교표는 논지 전개에 있어 그가 가지는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내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이 비교표가 가지는 의미는 전체의 모습을 일견에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과 샤마니즘의 구성요소를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 놓았다는 점일 것이다.
위에서 나열한 샤마니즘 요소의 나열에는 빠져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샤마니즘의 분포가 지역적으로 워낙 넓고 역사 또한 유구한 만큼 그 변이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나열한 요소가 단순화한 것일지라도 이 표는 시베리아 샤마니즘의 전체적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샤마니즘의 기본 골격을 형성하고 있어 이후에도 연구 비교의 기준이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면 이 비교표의 중요한 부분을 보충하여 설명을 하고 전체 비교분석을 해보기로 하자.
여기서 보여준 요소는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세분된 구분을 가하였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새로운 요소를 첨가하기도 하였다. 특히 제의적 트랜스의 부분이 그렇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이 부분을 정리한 김태곤의 이론을 참조하였다.19)
그는 한국의 무속에 샤마니즘이란 용어를 적용하기 위해 논지를 전개하였다.
그의 논지의 가부에 대한 점은 뒤로하고 라도, 그가 사용한 ‘종교적 트랜스’는 우리에게 그 동안 혼선을 빗어
왔던 엑스타시와 빙의, 탈혼 등에 대한 정의의 문제를 어느정도 정리를 해주는 일면을 보여준다.
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엑스타시에서는 샤만의 혼이 몸 밖으로 나가고, 포제션에서는 spirits가 밖으로부터 샤만의 몸 안
으로 들어오는 것이어서 엑스타시와 포제션은 서로 상반된 양극적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엑스타시와 포제션은 트랜스 상태에서 있게되는 동일 범주의 상황인데도 어느 한쪽에서만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엇갈리는 견해를 가져오게 되었다. .... 트랜스 상태에서 엑스타시와 포제션은 공통분모를 같는
상보적인 종교적 상황이라 생각된다.” 하면서 이들 동일현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과 샤만 자신의 문화적
양상에 따른 표현방식의 차이를 고려한다면 이를 모두 몰아 ‘종교적 트랜스’ 라는 명칭으로 칭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트랜스와 유사하지만 질적으로 다른 병리학적 트랜스와는 구별을 해야 한다고 덧 붙였다.
이런 관점은 그 동안 시베리아 샤마니즘을 전혀 다른 차원의 종교현상으로 이해했던 거리감을 대폭 줄여주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에 관련된 부분은 다른 학자들에 의해 이미 언급된 바가 있다.
그 중에 특히 슈뢰더의 설명은 잘 알려진 것이다. 그러나 그 설명방식에 있어서는 독특한 면을 보여준다.
슈뢰더(Schröder)는 엑스타시와 포제션을 전혀 상반된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엑스타시를 설명하기를 일종의 상대성 법칙과 같은 것이라 하였다.
트랜스의 절정 상태가 되어도 샤만의 영혼은 그의 머리에 위치해 있다고 했다.
이것은 엑스타시와 포제션 모두에 해당한다.
이때 샤만은 자신이 일종의 타계적 공간에서의 타계적 존재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샤만의 영이 격상 내지 승화하면 동시에 그의 환경인 세계도 같이 승화한다는 것이다.
즉 이것은 샤만영의 공간적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샤만 자신의 변화된 의식상태를 지칭하는 것이다.20)
트랜스의 요소가 더 이상 샤마니즘을 정의하는데 유효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샤만이 처해있는 문화환경은 그들의 트랜스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우리가 시베리아의 샤마니즘을 이해할 때, 그래서 이 트랜스적 성향이 어떻게 문화 환경과 관련을 가지나 하는
점이 더욱 근본적인 쟁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때 이들 문화의 역사적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역사적 변수는 이러한 트랜스의 경향에 어느정도의 영향관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니시모프(Anisimov)가 언급했듯이 토테미즘과 샤마니즘의 관계,21) 시베리아 샤마니즘 내에서
만도 다양한 우주관, 세계관, 신관등의 변수를 보여준다는 바실레비치(Vasilevich)의 연구등은 주목해야 할
부분들이다.22)
이와 관련하여서 우리는 위의 표에 나열된 여러 샤마니즘의 요소들을 관찰해야 할 것이다.
사례 1의 물브이 샤만은 가장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 역시 그 정통성을 보여 주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녀는 완전한 순록 유목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특히 숲 속의 아주 깊은 곳을 유목 배경으로 하였다.
이에 비해 사례 2의 사베이 샤만은 마을에서 그렇게 깊숙하지 않은 곳에서 유목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옌그라라는 마을에서 그곳까지는 약 삼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들은 거의 문명과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사베이 샤만에게서는 그래도 물브이 샤만보다 덜한 정통성을 보여주는 느낌을 갖게한다.
표의 마지막에 뽑아본 ‘일치되는 요소의 합계’가 보여주는 일치 빈도수가 우연히도 이와 일치한다.
이들 두 샤만은 퉁구스 샤만 중에서도 상당히 남동부에 위치한 부족이다.
바실레비치는 퉁구스의 샤만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는데 바이칼호를 중심으로 해서 그 동부와 서부를 말한다.
그는 위에서 언급된 논문에서 특히 서부의 샤마니즘의 우주관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다.
그의 논지는 이 서부 퉁구스 샤만의 우주관에 두 가지의 양상이 보이는데, 이것은 뒤에 영향을 준 투르크-몽고
샤만의 영향에 의한 것이란 의견이다. 이러한 영향관계는 동부 샤만들에게서도 잘 나타난다.
이런 관계로 이해 할 수 있는 샤만이 사례 3의 브웨곤 샤만이다.
그는 기마유목족의 후예인 야쿠트 샤만이다. 위의 표가 보여 주듯이 그는 확실히 여러 가지면에서 퉁구스
샤만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특히 체계적으로 틀이 잡힌 샤만 학습과정과 그의 무복이 보여주는 복잡한 세계관과 다양한 동물 장식,
그리고 그가 조각하여 놓은 다양한 샤만 조각품 등이 그것이다.
그는 소련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샤만행위를 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제공한 다양한
정보는 역사적 관계를 가늠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역사적 변천 과정에 따른 샤만의 전체적인 경향은 사례 4의 밍고 샤만에게서 확실히 목격할 수있다.
그녀의 무복 부터가 이미 퉁구스와 야쿠트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신관에 있어서 보다 현격한 차이를 보여준다.
거의 극동에 놓여있는 아무르강 유역의 나나이 샤만은 이미 만주의 문화와 깊은 영향관계를 가져왔고, 중국의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점은 그들의 민간 신앙과 설화를 조사하여 보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에게 사만은 커다란 의미를 더 이상 가지지 않는 듯 하였다.
다른 지역에 사는 나나이족은 그렇지 않지만 필자가 조사한 이 지역의 샤만은 주로 어업에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역시 ‘일치된 요소의 합계’에서 보여주는 빈도수도 얼마나 시베리아의 샤만과 거리를 가지는가를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역시 이 밍고 샤만도 아직 시베리아의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음은 부인 할 수
없다.
여기서 한가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이들이 가지는 경제단계의 동물신에 대한 것 들이다.
이들은 유목,사냥의 경제단계로 농경신과는 전혀 다른 신 체계를 가지고 있다.
경제체계가 다른 남부 농경민의 샤마니즘과 동물신의 체계를 가지는 시베리아의 샤마니즘은 여러 면과 차원
에서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할 요소는 이들의 역사적 변천 관계에 있다.
위의 분석표는 이러한 점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록 제한된 공간이고 거의 같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면
서도 각각의 역사적 변천양상에 따른 상이한 샤마니즘의 문화적 구성요소는 놀랄 정도로 다양하고 정확하게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하물며 남부 농경문화의 샤마니즘과의 비교는 그 차이가 현격하게 다름을 보여 줄 것이다.
이런 관점은 한국의 무속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위에서 설정한 표를 기준으로 하여 한국의 무속과 비교를 해보아 한번 그 유사성과 차이점을 개괄하여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7. 시베리아 샤마니즘과 한국 무속의 비교
\ 샤마니즘 요소\ | 물브이샤만 (사례 1) | 한국의 무속 (김태곤, 한국무속연구. 1991(’81) 참조) |
(1) 무병, 입무 |
|
|
- 무병 | ○ | ○ |
- 신베체험, 미친 징후 | ○ | ○ |
- 육체의 해체(칼로 분해)와 재생 | × | × |
- 타계 여행 | ○ | × |
영혼분리(새로 변신 여행) | ○ | × |
신과 교접 내지 동반 (순록신, 곰신, 새신 동반) | ○ | ○ |
- 수호신(천신, 조부모신, 새신) | ○ | × |
- 동물신(=조력신) 접촉 | ○ | ○(몸주신과 대비) |
(2) 샤만학습 |
|
|
- 자율적 샤만학습(스스로), 신이 나타나 가르킴 (-신들(동물신)의 종류와 기능 익히기 -우주관, 세계관 익히기 -신화, 노래, 춤 -의상의 장식, 종류, 의미 익히기 -제의 과정 익히기 |
|
|
-조력신의 조정방법 | ○ | × |
- 자율적 샤만학습(스스로), 신이 나타나 가르킴 (-신들(동물신)의 종류와 기능 익히기 -우주관, 세계관 익히기 -신화, 노래, 춤 -의상의 장식, 종류, 의미 익히기 -제의 과정 익히기 |
|
|
-조력신의 조정방법 | × | ○ |
(3) 무구 - 사만 외투 양상 및 장식 - 동물신 (- 새, 동물 - 날개 - 뼈장식(신체해체) |
|
|
- 뿔(순록신)) | ○ | × |
- 나무, 식물 문양 | × | × |
- 샤만 모자(모자의 다양한 종류) | ○ | ○ |
-쇠 방울/ 쇠 깔대기 | ○ | ○ |
- 분리된 방울 | ○ | ○ |
- 혁띠와 무복에 부착된 방울 | × | × |
- 북 여부 - 내용 (- 그림(우주관과 세계관) | ○
| ○(양면북)
|
- 신관) | × | × |
- 기능 (-타계(저승, 천상) 이월수단 |
|
|
(동물, 배, 뗏목) | ○ | × |
- 북채의 의미(타계여행 촉매) | ○ | × |
- 타계여행 도구 (- 사닥다리 오르기 - 나무 타기 |
|
|
-기둥(세계축) 타기) | ○ | × |
(4) 제의 |
|
|
- 제의적 트랜스 | ○ | ○ |
- 신의 동참 | ○ | ○ |
- 신의 샤만접신 | × | ○ |
- 샤만영 조력신과 타계여행 | ○ | × |
- 변신 여행 | ○ | × |
- 동반 여행 | ○ | × |
- 수직적 세계관 |
|
|
- 3층세계 | ○ | × |
- 7, 9층 세계 | ○ | × |
- 세계수, - 기둥 | ○ | × |
- 수평적 세계관 | × | × |
- 신성공간 설정 | ○ | ○ |
- 특별 제의 텐트 | × | × |
- 제의 장소 구분(금줄) | ○ | ○(굿당) |
- 타계 여행 |
|
|
- 계단, 나무 오르기 | × | × |
- 샤만 매달기 | ○ | × |
- 영혼관(여러 영) | × | × |
- 내세관(자연, 동물세계) | ○ | × |
- 제물(‘불신’에) | ○ | ○ |
- 샤만 神像 | × | ○(무신도) |
일치되는 요소 합계 |
28 |
16 |
위의 비교 요소들이 보여주듯 양자는 아주 상이한 차이를 보여준다.
무병, 입무, 학습, 무구, 제의의 기본구조는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는 않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다른 점이 한둘이 아니다.
위에서 보여주는 시베리아 요소와 일치하는 16개 부분은 각론으로 들어 갔을 때 그 양상이 많이 다르다.
예를들어 몸주신과 조력신과의 대비, 양면북과 단면북, 굿당, 무신도 등이다.
무병, 입무, 제의 등의 외형적인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을 근거로 양 문화요소의 동질성을 주장하는데는 앞에
서도 언급 했듯이 지나친 면이 있다.
왜냐하면 무속과 샤마니즘이 아닌 다른 형태의 종교에서도 이런 유사한 구조가 얼마든지 발견되기 때문이다.23)
여기에서 보이는 현저한 차이는 주로 양자의 경제형태가 상이한 데에서 오는 것이다.
시베리아족의 세계관과 우주관 그리고 그에 따른 자연신, 동물신과의 연관성, 자연적 영혼관, 내세관, 그리고
각종의 상징물과 상징의식, 상징구조는 수렵채집의 경제단계에 맞아 떨어지는 종교현상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무속은 고등 농경사회와 고도의 왕정정치 체계하에서 형성된 종교현상이기 때문에 시베리
아의 그것과는 세계관, 우주관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종교양상에 있어서 판이하게 다를 수 밖에 없다.
위의 분류는 이미 언급 되었듯이 시베리아 샤마니즘 문화요소 중심의 비교표이다.
그래서 여기에는 한국무속의 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빠져있다.
여기에 빠져있는 것들은 아예 시베리아 샤마니즘에서는 찿아볼 수도 없는 것들이다.
이것이 계산된다면 그 거리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예를들어 해안지방의 용신굿이나 굿의 열두거리 같은 조직과 체계 또 그에 따른 각종의 신체계와 무가, 그에
동반되는 음악과 연주, 춤 다양한 의상 또 굿중에 들어가는 소놀음 같은 민속 놀이 등등 이루 해아릴 수 없이
많다.
종교적 문화요소를 서로 비교할 때 우리는 그 종교현상의 바탕이 되는 경제단계와 경제형태 그리고 욕사적
배경 등을 좀더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이 선행된 다음에 비로소 각 종교현상은 사회적 장치로의 역할과 의미가 정확하게 파악될 것이다.
샤마니즘 요소의 일치 빈도수가 물브이 샤만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나나이 밍고 샤만과는 어느정도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하다. 문화 역사적, 경제단계의 상관 관계가 이를 결정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시도한 비교는 어디까지나 마무리가 된 작업은 아니다.
양자의 구체적인 문화요소를 더 세밀하게 비교 분석해야 하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관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시베리아의 샤마니즘과 한국의 무속을 어느 정도는 구분하여 이해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8. 샤마니즘과 무속의 정의 문제
샤마니즘을 정의할 때는 여러 가지의 요소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빙의와 탈혼현상 등의 트랜스를 정의의 기준으로 삼는 데는 그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샤마니즘의 사회성, 즉 사회적 장치로서의 양상과 의미, 경제형태와 역사적 배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트랜스의 현상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어떤 형태의 종교에서도 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랜스의 현상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장치와 제도로 정착하게 되느냐에 따라 샤마니즘과 샤마니즘이
아닌 것을 우선적으로 구분하고 그 정의를 세울 수 있다.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샤마니즘을 서구학자들은 특히 시베리아 지역에서 먼저 찾으려고 하였다.
샤마니즘은 그래서 엄밀한 의미에서 시베리아 부족의 정령사상의 한 현상이라 정의되어 왔었다.
퉁구스(-만주)족들 에게서 사용되던 용어 ‘샤만, 사만, 사마’ 등은 1632년 이후 코작크 러시아인(Kosaken)의
시베리아 진출에서 알려져, 이후에 학술용어로 사용되게 되고 용어 선정에는 러시아 학자들의 기여가 크다.
특히 시로코고로프(Shirokogoroff)의 연구에 영향을 받은 바가 많다.24)
그러나 다른 부족은 각각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오윤(야쿠트족), 감(투르크족, 남부 시베리아), 뵈/뵈게
(부리야트, 몽고족), 다디베(사모예덴족), 제닌(케텐족), 알마(유카기르) 등.25)
‘샤만, 사만, 사마’ 등과 이를 지칭하는 다른 족의 용어의 의미는 샤마니즘을 정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의미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예륀그라에 사는 사베이 샤만은 ‘사만’을 ‘모든 것을
다 잘 아는이, - 알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이것 역시 일반적인 의미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잘 모른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 용어해석의 어려움은 학자들로 하여금 다른 언어의
퉁구스어로의 차용어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가지게 하였다, 즉 문화적 영향관계를 말한다.
이런 발상에서 인도, 중국, 페르시아 등지에서 샤마니즘의 근원지와 샤만의 어원을 찾으려고 하였었다.
지금까지의 자료에 근거해 보면 일련의 문화적 영향관계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문명권에 접한 남부시베리아 지역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샤만의 사회적 기능과 의미는 북방의 경제형태, 즉 사냥, 어로, 채취 순록 유목 등에 깊이 관련이 되어
있다는 배경이 더 크게 작용을 한다.
샤만은 이들이 병을 낫게 하고 사냥의 성패와 기후조건에 영향을 끼치며, 죽은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동반하여
보내며 악신들을 몰아내거나 쫓아내고, 그 사회에 속해 있는 사회공동체와 구성원들의 모든 일들에 관여하여
초월적 존재(대부분 동물신)의 여망을 따르게 유도한다.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샤마니즘의 분포지역은 상상외로 넓게 보고되고 있다.
북부와 남쪽 아메리카의 인디언들, 인도네시아인, 오스트리아 원주민 등 세계의 전역에서 샤마니즘의 존재가
끊임없이 보고되고 있고, 심지어는 세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로미오 줄리엣을 샤만으로 보는 입장도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실제로 보고된 많은 보고서 중에는 시베리아의 샤머니즘과 충분히 비교될 만한 유사한 샤머니즘이
존재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유사한 대부분의 경우는 앞에서 언급한 경제형태 즉 수렵, 채집의 단계를 가지는 부족에 한해서이다.
이들은 자연적 상태의 삶의 형태를 가지고, 수렵, 채집의 종교적 세계관을 가지며 특별한 종교, 저술이나 학자나
의사 등의 요소가 생략된 문명의 체제와 거리가 멀리 유지되는 사회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그동안 많은 학자들간에 샤마니즘 정의의 문제에 일치를 보지 못했고, 특히 서구 학자들은
무속 현상들간에 보이는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샤마니즘의 정의를 일반적으로 적용하기를 몹시 꺼려하는 것
이다.
아뭏튼 지금까지의 샤마니즘 정의 문제의 주요 쟁점은 샤마니즘의 역사적 문제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즉 샤마니즘은 원래 수렵 부족과 순록 유목민간의 종교적 현상으로만 보려 한다는 데에 그 논의의 쟁점이 놓여
있다. 이 점은 앞에서 언급한 특정의 경제형태에 따른 특정한 사회적 장치 즉 종교형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입장은 특히 한국의 무속을 시베리아의 샤마니즘과 비교를 하고자 할 때 간과해 버릴 수 없는 중요한
점이다.
우리는 앞에서 제한된 규모이지만 양자의 비교를 통해서도 물론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점을 위의 관점과 함께 종합해 볼 때 시베리아의 샤마니즘과 한국의 무속을 구분해서 이해를 해야 할 필요
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개념의 정의는 어떻게 필자가 그 영역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그러나 어떤 종교현상이 긴 역사와 전혀 다른 사회적 과정을 거쳐 그 방법과 규모와 내용에 있어 이미 크게
변해있다면, 그 변수를 정의의 영역에 설정하는데 당연히 감안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무속이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무속과 샤마니즘의 정의를 위한 영역의 구분이 여기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앞에서 양자를 비교하여
얻은 결론이 이미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무당과 무속이란 용어와 샤만과 샤마니즘의 용어는 구별하여 사용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필자는 시베리아의 샤마니즘과 한국 무속의 연관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의 분류표가 보여주듯이 그 기본적인 골격은 서로 유사하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서로의 상관성이나 한국 무속의 시베리아 샤마니즘 근원설과 직접 연결을 시키려 하는
것은 무리한 비약의 위험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그 보다는 앞의 표가 보여주듯이 서로 다른 무속 문화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연구를 선행해야
순서가 아닌가 한다.
이들의 출처를 연구하는 편이 근원을 미리 설정하는 것보다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무속의 독특한 모습이 독자적으로 아니면 문화적 상관관계를 가지며 변형 생성되었는지를 밝히는 점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런 방법은 나아가 한국 문화의 본질과 실체를 정리하고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시베리아의 샤마니즘이 한국 무속의 뿌리가 된다는 주장이 만에 하나라도 한국 문화의 유구함과 원초적 정통
성(?)을 암암리에 증명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이라면 이는 한국 문화의 학문적 연구에 대한 진정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점이 있다.
세계의 어느 문화 치고 그 유구함과 정통성이 없는 문화는 없다.
그리고 사실 한국 무속의 시베리아 근원설은 그 타당성에 있어 개연성이 많이 들어가 있다.
세계의 어느 종교 교리나 체계라도 그것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시베리아의 샤마니즘이나 한국의 무속이나 아니면 토테미즘, 애니미즘, 마나이즘 또는 고등종교까지도
그 신적 체계의 구조와 종교적 이념은 거의 유사한 체계를 가진다.
이런 보편적인 구조의 동일성을 근거로 시베리아 기원설을 주장하는 것은 그 타당성에 약간의 무리가 없지
않은 면이 있다.
한 민족의 문화는 살아서 그 역사와 문화에 맞게 변형 생성 발전해가기 마련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 중 의미있는 것이 있다면 이런 문화 발전의 과정을 분석해서 기술하고 나아가 그 문화
에만 해당하는 어떤 특별한 특징이나 원리가 없는가 하는 점에 대한 관심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무속의 연구는 그 근원에의 관심보다는 발전단계로의 특수성과 원리를 발견하는 작업이
의미롭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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