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순경음(脣輕音) ‘ㅸ’
중세국어에서 관심을 끌었던 입술가벼운소리 ‘ㅸ’은 ‘ㅂ’음 보다 입술이 덜 다물어지는 양순마찰음(兩脣摩擦音) [ß]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ㅸ’은 ‘사’, ‘글’, ‘리’처럼 모음과 모음 사이, ‘ㄹ’과 모음 사이, ‘ㅿ’과 모음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분포의 제약을 보였다. 이 ‘ㅸ’은 나중에 ‘글>글월, 스>스올(>시골), 더>더워’처럼 반모음 [w]로 음가가 변했으며 1450년(세조대)에는 이미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2) 반치음(半齒音) ‘ㅿ’
‘ㅿ’은 훈민정음 해례에서 맑지도 탁하지도 않은 반치음(半齒音)이라고 규정하였는데, 그 음가는 [z]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음은 ‘’, ‘몸’, ‘한’, ‘리’, ‘애’처럼 모음과 모음 사이, ‘ㅁ’과 모음 사이, ‘ㄴ’과 모음 사이, 모음과 ‘ㅸ’ 사이, 모음과 ‘ㅇ’ 사이에서 나타났다. ‘ㅿ’은 ‘ㅸ’보다는 오래 쓰였지만,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전반에 이르러서는 거의 소실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그 음가가 영(零, zero)으로 바뀌었다. 예 : 사>사이
(3) 모음 ‘ㆍ’의 비음운화(非音韻化)
‘ㆍ’는 16세기부터 그 음가가 소실되기 시작하였는데, 그 음가를 주변의 음이 대체하게 된 것이다. ‘ㆍ’의 소실은 16세기에 첫 단계로 2음절 이하에서의 소실이 일어났는데 ‘기마>기르마’처럼 주로 ‘ㅡ’로 바뀌었다. 둘째 단계(18세기 중엽 근대국어)에서는 1음절에서 소실이 일어 났으며 ‘래>다래’처럼 주로 ‘ㅏ’로 바뀌었으며 ‘매>소매, >턱, >흙’처럼 ‘ㅗ’, ‘ㅓ’, ‘ㅡ’로도 바뀌었다. 그런데 글자는 금방 사라지지 않아서 발음과는 상관없이 1933년까지도 그대로 사용되었다.
★비음운화(非音韻化) : 문자만 존재하고 음가가 없어지는 현상.
※ 참고문헌
• (2000), 『국어학 개설(개정판)』, 학연사.
• 이익섭․이상억․채완(1997), 『한국의 언어』, 신구문화사.
• 이익섭․장소원(2008), 『국어학개론(개정판)』
(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