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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학 공부방

[응답]Re:몽니는 우리말인가요?

작성자전영롱|작성시간05.04.24|조회수467 목록 댓글 0
'몽니'라는 순우리말이 있다. 이 말은 대중의 언어생활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가 근래에 되살아났다. 이 말이 되살아난 데에는 김종필 씨의 공이 컸다. 그는 언어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여겨진다. 언젠가는 '틀물레질'이라는 토속미가 물씬 풍기는 충정도 사투리를 선보이더니 이어서 '몽니'라는 순우리말을 되살려 냈다.

'몽니'를 사전은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준말은 '몽'이다. 이 말에서 파생된 '몽니쟁이·몽꾸러기·몽꾼' 등의 명사가 있고, '몽니부리다·몽니사납다·몽니궂다' 따위의 용언도 있다. 이 몽니라는 말은 투정, 심술, 훼방, 트집, 욕심 등의 뜻이 뒤섞여 있는 말이다.

몽니는 강자가 약자에게 부리는 것은 아니다. 약자의 처지에서 강자에게 정면으로 대들 수는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부아가 치밀고 하니까, 강자가 하는 일에 슬쩍 발목을 잡듯 부리는 것이 몽니다. 아이가 어머니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졸랐지만 거절당했을 때, 자꾸 조르다가는 혼날 것이 뻔하니까 공부를 안 한다거나, 밥을 안 먹는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어머니의 속을 썩이는 행위가 몽니이다. 따라서 몽니는 떠떳한 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

김종필 씨가 이끌고 있는 정당 자유민주연합이 소수 정당이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국정을 끌고 갈 수는 없지만, 거대 야당과 집권당 사이에서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의석이 되므로 어느 한쪽을 도와줄 수도 있고, 골탕을 먹일 수도 있다. 이때 어느 한쪽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골탕을 먹이는 것이 몽니다. 잘 되게는 못 하지만 안되게는 할 수 있다는 것이 몽니를 부리는 쪽의 배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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