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에서 이념을 뛰어넘어 가장 널리 존경받는 지도자를 꼽으라면 넬슨 만델라가 떠오른다.
27년의 옥고를 치르고 대통령이 된 그는 자신을 억압했던 백인 정권에
보복하는 대신 화해와 공존의 길을 택했다.
승리한 다수의 분노를 다독이면서도 소수였던 백인 사회를 새로운 국가의
일원으로 포용했기에,
만델라는 단순히 한 정파의 지도자를 넘어 분열된 공동체를 봉합한 위대한 정치인으로
추앙받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과
포용'이라는
메시지를 보며 문득 만델라를 떠올려 본다면 과한 상상일까.
검찰 수사와 재판,
테러 위협 등 숱한 정치적 시련을 딛고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고난의 서사와,
집권 이후 승자의 언어보다 여야를 아우르며 국민 통합을 앞세우는 모습은
만델라와 견주어 볼 만한 지점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간과한 지점이 있다.
만델라 시대의 극명한 흑백 갈등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의 갈등은 민주주의 체제 내부의 경쟁이다.
공약으로 내걸었던 검찰 개혁과 내란 청산은 여전히 미결 상태이며,
대통령 취임 이후 멈춰 선 수사와 재판에 대한 평가 역시 정치적 탄압이라는
시각과 정당한 사법 절차의 결과라는 시각으로 첨예하게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과
포용'이라는
메시지는 자칫 여야 양쪽에서 허황된 선언으로 읽혀질 위험이 크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 진영을 향한 관용보다,
자기 진영의 분노와 요구를 다독이고 절제시키는 지혜와 용기다.
괜한 오해만 부추기는
'공소취소'를
강조 하기보다 선명하고 신속한 '검찰개혁과
내란 청산'을
통해 법과 제도가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먼저다.
역사는
승리한 사람보다 그가 승리 이후 권력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더 오래 기억한다.
통합과 포용의 정치는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그 과정은 지지 세력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하는 통합과 포용의 정치는 현실과 괴리된 이상향을
쫓는 것처럼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훗날 어떤 지도자로 기억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서툰 포용으로 성급하게 통합을 꾀하다가는 자칫 여야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최악의 지도자로 기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