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소박한 순례자가 되길.
무거운 배낭안에 잔뜩 짐을 챙겨 가지고 다니는 내 앞에 봉다리 하나 들고 걸어가는 가난한 순례자를 만난다.
그의 짐은 매우 가난하고 소박했다. 정말 성경말씀대로 옷 한벌과 한끼 정도의 양식만을 챙겨 걷고 있다.
순례길에 내가 버려야 할 것들..그리고 이것만은 가지고 가야할 것들에 대한 생각들이 스친다.행여 아플것을 걱정해 .행여 먹을것이 떨어져 끼니를 거를 것을 걱정해..너무 많은 것들을 싸매고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그리고..내가 무겁게 매고 다니는 내 바랜 상념들..묶은 나의 상처들과 아련한 추억들을 나는 순례길에서 버려야한다. 그것을 위해 이 길을 오기로 한것이 아닌가.그렇지만 과연..나는 지금 얼마큼 그것들을 버렸고 또 버리기 위해 주님께 의탁하고 있나...
페르돈 언덕에서 마주한 순례자들은 긴긴 풍파 속에서도 든든히 서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근사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소박하고 가난까지 하다. 그들을 보면서 내가 가야 할 순례길도 생각해 보았다. 거대한 무언가를 위해 내가 순례자가 되려 했던 것이 아닌. 나 자신의 뚜렷한 길을 찾고 묶인 것들로부터 해방되길 원했다. 그런 삶과 내 영혼의 (깃털보다 더 가벼운..) 자유함을 위해..그리고 나도 바위처럼 단단한 믿음을 가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실은 많이 가지고 왔다 욕심을 바램을 들고 왔다. 걸으면서도 온통..다른 상념들이 가득하였고. 또 매일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 준비하는 등..무겁게 걷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가난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가난한 순례자..자유롭고 굳건하며..가벼운 그런 자유의 길.
오늘 이제 4일째 그 여정안에 나는 내가 진정 걸어야 할 카미노길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게 한다.몸이 아프면서 더욱..
페드돈 고개를 지나 다음 코스는 심한 내리막 길이며 돌길이다. 다행이 날씨가 좋아 우린 그나마 고생을 하지 않았지만 행여 비라도 만났으면 무척 힘든 코스가 되었을 것이다.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 가는 길이 더 힘드니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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