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공학자의 16가지 특성
김 경 천|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우리는 모두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아 성공하고 싶을 것이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충분한 만족을 얻고 충분한 경제적 보상도 받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경제적 보상을 최고의 목표로 두지 않는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실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월급을 많이 주는 것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에서 도전적인 일을 수행하고 느끼는 성취감이라고 한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입장이라면 공부를 열심히 하여 좋은 학점을 따는 것이 성취감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좋은 학점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성실도의 척도이며, 앞으로의 경력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좋은 학점만이 공학자로서의 성공을 보장하는가? 그렇지 않다. 성공하는 공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16가지의 특성을 갖추어야 한다.
1. 원만한 대인관계(Interpersonal Skills) : 엔지니어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 나아간다. 성공한 엔지니어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야 가능하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현장 노무자들과도 대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공학에 대해서는 너무도 무지하지만 경영이나 마케팅, 심리학에 대단한 지식을 가진 사장님이나 인사 담당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2. 의사전달기술(Communication Skills) : 공학교육에는 과학과 수학이 강조되어 있지만, 실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은 80% 정도의 시간을 구두로 또는 서면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데 사용한다. 공학자들은 자신의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하거나 메모로 남기기도 하고, 매뉴얼을 만들거나 제안서를 작성하며,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고객이 방문하면 멋진 소개 자료를 준비하여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때도 있다. 설계 엔지니어들은 테크니션들을 잘 설득해서 물건을 제대로 잘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야 할 때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공공장소에 나가서 기술적인 문제를 설명하여 이해를 구해야 하며, 텔레비전 방송의 인터뷰에도 전문가로서 출연하여 책임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경우에 필요한 것이 의사전달 기술이다. 엔지니어들은 말을 잘 해야 하고, 표정도 좋아야 하며, 논리적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래픽기술(Powerpoint 작성 등)이나 그림 등 심미적 감각도 갖추어야 한다.
3. 지도력(Leadership) : 리더십은 성공한 삶을 위해 갖추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공학분야에서의 훌륭한 지도자는 무리들에 의해 떠밀려 다녀서는 곤란하다.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여 그룹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분명한 계획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좋은 추종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4. 경쟁력(Competence) : 엔지니어는 자신이 가진 특별한 지식 때문에 고용되는 사람들이다. 만약 그 지식이 엉터리라면 고용주가 금방 알아차리게 되며, 자신의 가치는 형편없이 추락하게 된다. 엔지니어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학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거나, 우수한 논문을 내거나, 석사, 박사 학위를 따는 것이다.
5.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ing) : 성공하는 엔지니어는 결코 감정에 치우쳐 결정을 내리지 않으며, 분명한 이유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린다. 공학자의 배경 지식인 수학과 과학은 논리적이고 경험적이므로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6. 정량적 사고(Quantitative Thinking) : 공학 교육은 정량화 시키는 기법을 강조한다. 정성적인 모델을 정량화된 모델로 변환하는 능력이 있어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게 되며, 이를 토대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7. 마무리를 잘하는 습관(Follow Through) : 현장에서의 공학 프로젝트는 수년 내지 수십년 걸리는 일도 있다. 엔지니어들은 일이 완벽히 끝날 때까지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서 끈질기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신속한 보상이나 결과를 바라는 사람은 쉽게 지치며 성공하지 못한다.
8. 평생교육(Continuing Education) : 대학 학부 4학년 동안 배우는 전공지식은 그야말로 공학의 입문에 불과하다. 4년 동안의 기간으로는 현장에서 사용되는 수준의 공학지식을 도저히 가르칠 수가 없다. 엔지니어들은 졸업 후에 경력을 쌓아나가는 40년 정도의 세월 동안 공학은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다. 계속 공부하지 않는다면 20년 정도 이후(40대)에는 은퇴해야 한다.
9. 개인적인 도서관을 유지(Maintain a Personal Library) : 대학에서 공부하는 기간 동안 여러 가지의 교재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면 교재를 헌책 방에 팔아버린다. 만약 그 책 안에 앞으로 여러분이 이용하게 될 중요한 정보가 있다면 이것을 헐값에 판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일이다.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시간이 지난 후 관련되는 여러분의 전공서적을 다시 보았을 때, 밑줄이 쳐진 문장 등은 여러분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졸업하고 난 이후에도 새로운 전공서적이나 정보는 계속 모아서 개인적으로 비치하는 것이 좋다. 공학자는 그 사람의 전공지식 때문에 채용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10. 신뢰성(Dependable) : 공학 현장에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요소가 마감시간(deadline)이다. 경쟁사에서 먼저 제품이 나오면 그 이후에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제 값을 받지 못한다. 학생들도 숙제나 리포트의 마감시간이 있을 것이다. 이를 잘 지키는 훈련은 성공하는 공학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훈련이다. 학생 때부터 자꾸 마감시간을 어기면, 이 습관이 나중에 취직한 이후까지 계속되어 회사에서는 신뢰성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며,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중요한 자리를 맡기지 않는다.
11. 정직(Honest) : 산업체에서는 기술력도 높이 평가하지만 그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정직이다.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다.
12. 계획성(Organized) : 일반적인 공학 프로젝트는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얽혀 있다. 지금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이 건물을 짓는다고 가정하면 수천 가지의 물건들이 제자리에 정확히 있어야 하며, 필요한 재료들도 때맞추어 도착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주어진 재정은 이미 한정되어 있으므로 철저한 계획이 있어야 시간 안에 손해 없이 일을 마칠 수 있다.
13. 상식(Common Sense) : 공학적인 활동에서는 교실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상식적인 부분이 있다. 이러한 상식이 부족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가령, 도서관을 짓는다고 하자. 건축설계자가 건물을 설계하면 이 건물을 붙들기 위해 어느 정도의 파일을 박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서관이라면 당연히 짓고 난 후 책을 넣을 것이다. 이 책 무게를 고려해야 함은 상식적인 일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책 무게 때문에 도서관은 천천히 가라앉을 것이다.
14. 호기심(Curiosity) : 엔지니어는 자연으로부터 쉼 없이 배우고 이해하려 힘써야 한다. 성공하는 엔지니어가 되려면 항상 왜(why?)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5. 활발한 공동체 활동(Active Member of the Community) : 엔지니어는 특별히 활동무대가 넓은 전문가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공학적인 생산품이나 공학적인 방식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사회단체에 중요한 멤버로서 활약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은 공학자의 책임이기도 하다.
16. 창의적일 것(Creative) : 보통 공과대학 저학년 학생들은 공대에서 배우는 과목들이 창의성과는 동떨어진다고 생각될 것이다. 거의 모든 문제가 해석적 과정을 통해 분명한 답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석력이 공학자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종합력(synthesis)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종합력에는 창의력이 중요하게 요구된다. 새로운 기계를 만들고자 할 때, 사실은 엄청나게 많은 답들이 존재하므로 창의성은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최고의 해답을 찾는데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