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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보 기도

작성자sunjunhua|작성시간26.06.06|조회수102 목록 댓글 0

중보 기도

 

”형님! 지금 댁 앞으로 가도 돼요?“

”물론이지.“

합창으로 십수 년 전 알게 된 4년 후배다. 가끔 전화하고 불쑥 찾는다. 무척 고맙다. 70이 내일모렌데, 아직 현역인 것이 그가 능력과 성실을 겸비한 사람이란 걸 보여준다.

 

그가 좋아하는 집 앞 식당에서 식사 후 차 한잔하는데, 갑자기 그가 ”형님, 일어서야 될 것 같아요.“ ”왜?“ ”제가 십수 년째 제 주변의 아픈 분들을 위해 중보 기도를 밤 10시에 하고 있어서 지금 일어나야 해서요.“ 난 속으로 쾅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내 주변에 병마로 고생하는 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난 찬송가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가 떠올랐다. 배재 코랄에서 합창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던 그 찬송가.

 

그런데 이번 6월 13일(토) 성가 음악회에서 나는 바로 그 찬송가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를 독창으로 부르게 되었다.

 

문제는, 연습하는 도중에 주변의 아픈 분들이 떠올라 눈물이 흘러내려 끝까지 마치질 못한다는 것이다. 말기 암으로 고생하면서도 ”사랑한다 배재!“ 라는 멋진 곡을 작사하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노래하는 합창 후배, 갑자기 또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절친 부인, 혈액암 선배, 치매로 고생하는 선배 부인, 림프암 친구, 전립선암 말기를 극복 중인 절친, 위암으로 고생하는 후배 엄마 등 너무나 많은 인연들이 떠오른다. 그분들을 위해 찬송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우리 집 5층에 사는 새댁과 그 아들을 위해 부르고 싶다. 꼭 10년 전 아들네가 갓 태어난 손자와 4층에서 살 때, 마침 5층 방이 나갔는데 부동산에서 ”5층에 새댁과 성장장애로 태어난 아이를 살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장애아를 낳았다고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구박을 받아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요.“ ”좋아요!“ 난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귀가 닳도록 해주신 말씀을 실천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리보다 어려운 사람들 생각을 해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난 어머니처럼 자식들에게 이런 말을 하진 않지만 이번에 ”우리보다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느끼게 해 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바로 계약했다.

 

35Kg이나 될까? 가냘프고 여린 새댁! 하늘은 어떻게 이런 선한 여인에게 천형을 내리실까? 확실히 엄마는 강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댁은 열심히 일 다니고 아들 돌보면서 점점 몸도 단단해지고 얼굴에 삶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이 더욱 강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임대료가 오른다고 메스컴에서 떠들 때, 나는 새댁에게 ”당신이 원하면 처음 계약 조건으로 계속 살 수 있어요.“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어느 날 처가 ”5층 새댁이 임대료를 더 올려드리고 싶다고 전해 달래.“ ”....“ 난 못 들은 척하고 넘어가고 처도 더 이상 말이 없다.

 

오는 6월 22일 손자와 며느리가 방학이라 1달 반 귀국해서 우리 집에 머문다. 오다가다 새댁네와 마주칠 거다. 나는 자식들에게 굳이 말로 가르칠 필요 없고 새댁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관계, 새댁과 나는 自利利他의 인연이다.

 

이번에 모든 나의 自利利他 인연들을 위해 찬송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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