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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 은 글 』

[『시』]날마다 맑은 유리처럼 떠올라

작성자§*중독*§|작성시간04.02.04|조회수28 목록 댓글 0

      날마다 맑은 유리처럼 떠올라 詩 ; 김혜순 넌 모를 거야 밤마다 내가 잠든 나를 살그머니 눕혀 놓고 네게로 간다는 걸 이건 더욱 모를 꺼야 밤마다 네가 잠든 너를 벗어나 나를 맞으러 나온다는 걸 우리 둘이서 즐거이 손잡고 요단강을 넘나들며 벗은 몸에 수천의 꽃잎을 달고 아름다운 불꽃을 입으로 내뿜으면서 발목에 지구를 매달고 날아다닌다는 걸 정말 모를 거야 깊은 밤 우리 둘이서 맑은 유리처럼 떠올라 하늘을 마시고 달을 삼키며 그림자도 없이 사랑하고 포옹한다는 걸 넌 모를 거야 그리고 넌 이것도 모를 거야 밤이 가고 아침이 오면 우리는 헤어져 다시 정든 몸 속으로 들어가 소리도 없이 드러눕는다는 걸 드러누워 불을 끄고 땅 속 깊이 우리의 꽃대궁을 묻어둔다는 걸 그리고 잠 속 깊이 우리의 영혼을 감춘다는 걸 넌 더욱 모를 거야 시집:어느 별의 지옥.청하.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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