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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 은 글 』

[윤 희 상] 바그다드

작성자하와|작성시간04.07.01|조회수37 목록 댓글 0


윤 희 상 /바그다드


바그다드의 천막 안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큰 소리로 울었다 

달이 없는 밤에 미국의 전투기들이 바그다드를 침략했다 

아이의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자랐다 

낙타가 바그다드의 마을마다 널리 알렸다 

사람들이 모였다 

아이의 날개가 하늘을 덮을 만큼 자랐다 

하늘은 그만큼 깊었다 

아이는 하늘을 날아다녔다 

아이가 날개를 접으면 낮이 되었고, 

아이가 날개를 펴면 밤이 되었다 

사막 위로 달이 떴다 

달은 사막의 모래 속에서 왔다 

마치 어머니가 낳은 것 같았다 

그러니까, 달은 알이다 

알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큰 소리로 울었다 

아이의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자랐다 

아이가 날개를 펴면 밤이 되었고, 

아이가 날개를 접으면 낮이 되었다 


계간 [문예중앙] 2003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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