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그대가 보고 싶다
한 잔 술을 마시는 가운데
비가 왔습니다.
문득 그대 생각이 나서
고개를 수그려 보니
내 가슴에...
내 가슴에
그대가 박혀 있었습니다.
숨이 멎을 것만 같은
그리움이...
그리움이
나를 뭉게고 있었지만
눈물을 감추고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입술을 깨문다는 것...
깨물어서
피멍이 들었다는 것...
그
그리움을 창밖에 내리는
비도 모르고...
사실은 나도 모릅니다.
아무도 모르는데
그대인들 알겠습니까...
그대가
보고 싶은 가운데
빗방울은 굵어지고 있습니다.
이 비가 나를 파고 들면
나는 도망갈 곳도 없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그대가 보고 싶어
내 일기장이 뭉게지고...
내 추억이
흐트러져 갈 곳을 잃습니다.
빗물 뒤에 숨어서
나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을 그대
참 고운 꽃비입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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