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주 기도
6월 15일 기도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참교육》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사람을 죽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합니까?” “참을 인(忍) 자를 세 번 써라.”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야고보서 5:7). 한때 고등학생들이 책상에 가장 많이 써 붙였던 글귀 역시 ‘인내’였다고 합니다.
문득 참아야 할 것을 하나씩 떠올려 보니 끝이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 제게 가장 시급한 것은 성급한 판단을 참는 일, 입에서 불쑥 튀어나오려는 말을 삼키는 일, 당기는 식욕을 절제하는 일, 그리고 조급하게 달려 나가려는 발걸음을 붙드는 일입니다.
주님, 길이 참지 않고서는 귀한 열매를 얻을 수 없음을 늘 잊지 않게 하옵소서.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길이 참으며 살아가겠습니다.
6월 16일 기도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서 “왜 이렇게 연락을 끊고 사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은둔하며 고수가 되어 형형한 눈빛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라고 농담처럼 답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말이었지만, 실제로 진리를 깨닫기 위해 처절한 수행의 길을 걸었던 선각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궁극적으로 깨우친 것은 의외로 거창한 진리가 아니라 ‘평상심(平常心)’이었습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일상이야말로 진리라는 것입니다. 덧붙여 말하면, 먹을 때는 먹는 일에만, 마실 때는 마시는 일에만, 일할 때는 일에만 집중하는 삶을 뜻하기도 합니다. 잡념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지금 해야 할 일에 온전히 머무는 것입니다.
주님, 기도할 때는 기도에만, 말씀을 읽을 때는 말씀에만 마음을 모으게 하소서. 특별한 것에 치중하느라 평범한 일상을 놓치지 않게 하시고, 지금 제 앞에 놓인 일을 성실히 감당하는 평상심이 삶의 기본 태도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6월 17일 기도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이 있습니다. '발밑을 살피라'라는 뜻으로, 남을 비판하거나 세상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철학자 탈레스가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며 걷다가 그만 우물에 빠졌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를 본 하녀가 "하늘의 일을 알려 하면서 정작 자기 발밑에 있는 것은 보지 못하는군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나 미국의 트럼프가 한 말보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의 무심한 한마디가 제 마음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길 때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의 사소한 언행 또한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주님, 높고 거창한 것만 바라보다 정작 제 발밑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밭을 매는 농부가 발밑의 풀 한 포기까지 살피듯, 제 혀끝의 말과 손끝의 행동, 그리고 얼굴에 나타나는 작은 표정까지도 세심히 돌아보며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6월 18일 기도
우리는 종종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을 합니다. '최선(最善)'의 '최(最)'는 가장 뛰어나고 으뜸됨을, '선(善)'은 착함과 올바름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최'는 능력의 탁월함을, '선'은 도덕성과 인품의 바름을 담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조선시대의 인사 고과 제도에서도 '최'는 업무 실적의 탁월함을, '선'은 인품의 올바름과 도덕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성과를 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바른 인품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선하심을 본받아, 각자 처한 자리에서 맡겨진 일을 성실하고도 탁월하게 감당하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성경은 "무릇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어다"(전도서 9:10)라고 합니다. 또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명기 6:5)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선하심을 삶의 뿌리로 삼고,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오늘 내게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최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주어진 하루를 최선으로 살아내야 하겠습니다.
6월 19일 기도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옛말에 말이시, 콩 한나를 열이서 갈라묵고 남치기를 둠벙에 던진께로 풍덩 소리가 나드란 말이 있네. 고것이 무신 말인지 안가? 정이라는 것은 서로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이시.”
오직 내 입에 들어갈 것만, 혹은 내 자식 입에 들어갈 것만 바라보며 눈에 쌍심지를 켜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과, 나눌수록 커진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의 모습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마저도 자신의 좁은 마음속에 가두어 버리는 어쭙잖은 세상이기에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가치이지만, 저는 자기 관점에서 벗어나 좀 더 높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꿈꿉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이사야 55:8~9). 이 말씀을 가슴에 새깁니다. 주님, 땅과 낮은 길에, 그리고 좁은 생각에만 머무르는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 주시어, 하나님의 뜻을 닮아 살아가도록 인도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