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의 따뜻한 머묾
설준원
이영철의 「그대는 오지 않겠지만」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성찰하는 생태 시로,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서 인간의 감정과 자연이 어떻게 교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시인의 직업적 배경—특수교육학 교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는 생명에 대한 민감성과 포용의 시선을 지니고 있으며, 꽃 한 송이에도 존재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부여는 학생들에게 생명의 가치, 존재의 의미, 그리고 자기표현과 공감의 언어를 배우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특수교육 환경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표현 방식을 존중하며 조력자 중심의 수업 설계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가령 “내 마음속 ‘참한 꽃’을 떠올려 보기”, “ 시 제목 연상하기”, “그대’는 누구일지 자유롭게 떠올리기” 등으로 시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하였는지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시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방법과 생명에 대한 존중 태도를 배울 수 있다.
그대 다시 오지 않겠지요.
나는 압니다
그래도 나는
그대를 향해 피는 꽃이 되겠습니다.
누구도 보지 않는 들판에 홀로 서서
당신만을 향해 참한 꽃을 피우겠습니다
사랑은 돌아옴이 아니라
머묾이기에,
그대가 머문 내 가슴속에서
끝까지 그대를 사랑할 것입니다.
비가 와도, 계절이 바뀌어도
나는 그대였습니다.
나는, 그대일 것입니다. - 이영철의 「그대는 오지 않겠지만」 시 전문 -
이 시의 중심은 ‘머묾’입니다. 일반적인 사랑의 서사에서 ‘사랑’은 대상의 부재, 즉 떠남과 돌아옴에 주목된다. 시인은 “사랑은 돌아옴이 아니라 머묾이기에”라고 선언함으로써, 사랑을 물리적인 재회가 아닌, 감정의 지속과 기억 속의 존재로 정의한다. 이는 생태적 사유와도 연결되는데 자연은 순환하지만, 그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머묾이며, 그 과정 자체가 삶의 일부라는 시적 통찰이 담겨 있다.
시 속 화자는 “당신만을 향해 참한 꽃을 피우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애절한 사랑 고백이 아니라, 존재가 존재를 향해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생명의 자세이다. ‘들판에 홀로 선 꽃’은 외로움의 표상이지만, 동시에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사랑의 방향성을 간직한 존재이다. 이처럼 시인은 비가 오고 계절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사랑의 형태를 통해, 생명이란 오직 존재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생태적 가치관을 드러낸다.
특수교육학을 전공하는 시인의 시각은 이 시에서도 뚜렷이 드러낸다. ‘누구도 보지 않는 들판’은 주류 사회의 시선에서 소외된 존재, 혹은 관심 밖에 놓인 생명을 상징할 수 있다. 하지만 시인은 “참한 꽃”이라 표현하며, 그 생명이 비록 외롭고 조용할지라도 얼마나 고유하고 고귀한지를 일깨운다. 이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자세와도 닮아 있으며, 모든 존재가 그 자체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명 윤리를 시로 풀어낸 것이다.
「그대는 오지 않겠지만」은 단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서정시가 아니라, 머무는 사랑, 잊히지 않는 존재, 외로움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의 가치를 노래한 생태시이다. 시인은 꽃 한 송이로도 세상을 설명하고, 사랑을 증명하며, 교육의 본질을 환기시킨다. 이영철 시의 진가는 바로 이 겸손하고도 단단한 시선—모든 존재를 품는 따뜻한 머묾—에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