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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어 습득]][논문] [김정은] 한국어교육에서의 중간언어와 오류 분석 (2003)

작성자정해권|작성시간08.07.29|조회수1,905 목록 댓글 0

한국어교육에서의 중간언어와 오류 분석

김정은 (숙명여자대학교)


Jeong-Eun Kim. 2003. Interlanguage and error analysis in a Korean education. Journal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14-1: 29~50. In this study I have observed and analyz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interlanguage shown by Korean language learners. In addition, I have suggested some methods to systematize the interlanguage by analyzing both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of the previous interlanguage studies through error analysis.

  In further study I will also try to collect and systematize the spoken and written interlanguage data shown by Korean language learners through longitudinal observations. (Sookmyung Women's University)


주제어: 중간언어(interlanguage), 오류 분석(error analysis), 체계성(systematicity), 보편성(generality), 변이성(variability), 안정성(stability), 구어자료(spoken data), 통시적 방법(diachronic method)



1. 서론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는 목표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모국어도 아니고 목표어도 아닌 중간언어라는 체계를 설정하여 목표어 습득에 도달한다. 또한 제2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들은 오류를 공통적으로 나타내는데 이러한 오류는 학습자의 학습 단계와 목표어의 언어체계를 보여주는 증거이므로 학습자의 제2언어 습득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지금까지 한국어교육에서 제2언어 습득과정에서의 중간언어 연구는 오류 분석에 국한하여 진행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류 분석을 통하여 학습자가 목표어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알 수 있고 앞으로 학습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므로 제2언어 습득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으나, 이러한 오류 분석은 오류의 많고 적음을 단계화의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학습자 언어의 발달 과정이나 문법적 규칙의 체계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연구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의 중간언어의 연구를 위해 그 동안 이루어진 오류 분석의 성과를 인정하되 문제점 또한 지적하고 바람직한 중간언어 연구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본격적인 한국어 학습자의 중간언어 연구를 위한 선행작업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중간언어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그 동안 중간언어 연구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오류 분석 연구의 검토를 통해 그 의의와 문제점을 지적한 후, 4장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수정․보완하여 학습자의 중간언어의 변모과정을 밝히고 그 체계를 세울 수 있는 몇 가지의 중간언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중간언어의 개념과 특징


2.1 중간언어의 개념


  중간언어(interlanguage)란 외국어 학습자가 사용하는 불완전한 상태의 목표 언어로(Selinker 1972) 외국어 습득자가 목표언어의 정확한 언어체계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설정한 특수한 언어체계인 ‘근사체계(approximative system)라 할 수 있다(Nemser 1971).

  인지주의 심리학(Cognitive Psychology)을 배경으로 생성된 언어습득이론인 중간언어이론은 유아의 언어습득과정에는 반드시 일정한 습득단계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유아들은 창조성을 발휘하여 자신들의 언어체계에 대해 설정한 규칙을 수정해 나간다는 Brown(1973)과 Dualy(1974)의 주장이 외국어 학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에 바탕을 둔 이론이다. 이에 따라 중간언어이론에서는 학습자를 불완전한 언어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시행착오와 가설검증의 점진적 과정을 거쳐 규범적인 언어체계에 근접해 가는 지적이며 창조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 즉, 외국어 학습자는 자신이 접하게 되는 자료를 토대로 하여 자신 나름대로의 언어체계를 구축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중간언어인 것이다. 따라서 학습자가 범하는 오용은 우발적이거나 무질서한 것이 아니라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것으로 보아, 중간언어도 자연언어와 같이 취급한다(유진형 1985:5-8).

  Selinker(1972)는 중간언어에는 언어전이, 훈련전이, 언어학습 전략, 제2언어 의사전달 전략, 목표어 언어요소의 과잉일반화의 5가지 과정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학습자의 잠재적 심리구조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중간언어의 5가지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언어전이(language transfer) : 학습자의 모국어가 원인이 되는 중간 언어로 예를 들면 중국인 한국어 초급 학습자에게서 조사 ‘는’을 생략한 ‘나 매우 기쁩니다(→나는 매우 기쁩니다)’라는 작문을 볼 수 있는 것은 ‘我 高興’라는 중국어 원문에서 보듯이 조사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중국어의 영향이 목표어 학습인 한국어 작문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중국어를 모어로 하는 학습자는 단어와 단어를 조합하면 문장이 되는 중국어의 특징을 한국어 작문에서도 적용시켜 단어만 배열하고 이를 이어주는 조사를 빠트리는 언어 전이를 보이고 있다.

(2) 훈련전이(transfer of training) : 화석화된 언어체계가 학습의 훈련 과정에 기인하는 예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 수업에서 교사가 공동격 조사를 학습할 때 ‘와’를 중심으로 연습한 결과, 학습자가 ‘와/과’의 구분을 하지 못하고 ‘과’를 써야 할 경우에도 습관적으로 ‘와’를 쓰는 예이다.

(3) 제2언어 학습 전략(strategies of second language learning) : 학습자가 복잡한 목표어의 체계를 더 단순한 체계로 수정하여 사용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영어권 초급 학습자가 ‘-는 것’이라는 문형을 단순화하여 ‘내가 그때 잠(→잠자는 것)하고 먹는 것이 아주 힘들었어요’라는 문장을 만들고 있다. 이 문장에서 학습자는 ‘잠자는 것’이라는 명사구를 ‘잠’이라는 명사로 간략화하여 사용함을 볼 수 있다.

(4) 제2언어 의사전달 전략(strategies of second language learning communication) : 학습자가 목표어 화자와의 의사전달을 위하여 화석화된 항목이나 규칙을 적용시킬 때 나타나는 중간언어 현상이다. 예를 들어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 가운데 모국어인 일본어의 주격조사 영향으로 한국어의 받침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는 주격조사 ‘이/가’의 구분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습자들은 발화할 때 천천히 생각하면서 ‘이/가’의 구분을 하며 말하기보다 빨리 의사소통을 하기 위하여 ‘가’로만 발화하는 경우다 있다.(예: 선생님가 오늘 피곤해 보여요.)

(5)목표어 언어요소의 과잉일반화(overgeneralization of target language linguistic material) : 목표어의 규칙을 지나치게 적용시키는 중간언어현상이다. 예를 들어 ‘가요, 먹어요, 공부해요’ 등의 예를 통해 어말어미 ‘아/어/여요’를 학습한 학습자들이 ‘덥다, 춥다’ 등의 불규칙 동사에도 이를 과잉 적용하여 ‘춥어요, 덥어요’라고 사용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과정을 겪는 중간언어는 모국어도 목표어도 아니며 학습자 자신에게 주어진 언어적 자극을 정리하여 구조화하려는 학습자 최선의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2.2 중간언어의 특징


  제2언어 습득의 두 접근법으로 심리학적 접근법과 언어학적인 접근법이 있는데 언어학적 접근법의 맥을 이어오는 이론이 중간언어 이론이다. 이러한 중간언어의 특징에 대해 Selinker, Swan, Dumas(1975:141)는 상호 이해성(mutual intelligibility), 체계성(systematicity), 안정성(stability) 및 후퇴성(backsliding)을, Ellis(1985)는 체계성(systematicity), 변화성(permeability), 역동성(dynamic)을, 김진우(2002)는 독자성, 체계성, 보편성을 들고 있다. Ellis(1985)가 언급한 ‘역동성’은 중간언어가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 상태에 있는 언어임을 뜻하므로 ‘변화성’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Selinker, Swan, Dumas (1975:141)의 ‘상호 이해성’은 제2언어 학습자들이 어떤 언어환경에서 목표어를 습득하든지 동일하거나 유사한 과정에 의해 언어를 학습한다는 것으로 이는 ‘보편성’으로 통합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중간언어의 특징을 독자성, 체계성, 보편성, 변화성, 안정성 5가지로 정리할 수 있으며, 이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2.1 독자성


독자성이란 제2언어 학습자들이 만들어 가는 중간언어는 모국어에 근거한 것도 아니며 목표어에 근거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Selinker(1972)는 제2언어 습득자가 만들어 가는 중간언어는 자신이 일종의 복합적이고도 창조적인 절차에 의해 만드는 것이지 결코 모국어의 전이절차나 목표어에 대한 모방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학습자는 이러한 독자성에 기인하여 2.1에서 언급한 5가지 과정(제2언어 습득자는 모국어로부터의 전이절차/특수 형태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에 의해 생긴 학습 절차/제2언어 학습책략/제2언어 의사소통 책략/제2언어 문법규칙의 과잉일반화)에 의해 그들만의 중간언어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2.2.2 체계성


체계성이란 제2언어 학습자가 제2언어의 문법을 배우는 절차나 과정은 몇 개의 중간언어적 절차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으로, 이때 제2언어 학습자가 밟게 되는 중간언어적 절차나 단계는 으레 자의적이고 무질서한 것이 아니고 지극히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중간언어 이론은 체계성 원리에 의해 Chomsky의 변형문법 이론과 무리 없이 연접된다. 즉 문법 발달과정을 지극히 체계적인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중간언어 이론과 Chomsky가 내세우는 유표성의 이론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으며, 언어 발달과정을 질서 정연한 과정으로 본다는 점에서 제1언어 습득이론가들이 내세우는 자연적인 언어습득 순서의 이론과 중간언어 이론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제1언어 습득과 제2언어 습득연구는 변형문법의 영향으로 태어난 학문으로 제2어 습득연구는 변형문법이론과 제1언어 습득연구와의 연대성을 잃는 순간 존재 이유를 상실하며, 이 세 학문을 하나로 묶어주는 원리가 바로 체계성의 원리이다.

2.2.3 보편성


보편성이란 제2언어 학습자들이 모국어가 어떤 것이냐나 어떤 언어환경에서 목표어를 배우느냐와 관계없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절차나 과정에 의해 언어를 학습하게 된다는 특징으로 이는 Chomsky가 주장한 것이다. 이로써 중간언어 이론의 학리적 수준과 차원이 변형문법이론이나 제1언어 습득이론의 그것과 같아질 수 있다.


2.2.4 변화성(변이성)


중간언어의 양상은 학습자에 따라 다양하므로 학습자들은 목표어 체계의 수용 가능한 표현과 수용 가능하지 않은 표현 사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렇게 말하는 변이를 보인다. 그러므로 중간언어는 완전하지 않은 유동적 상태에 있는 언어체계인 것이다. 학습자 언어에 나타나는 이러한 변이성의 일부에 대해 Gatbonton(1983)은 출현단계와 체계적인 단계에 나타나는 틀린 표현들을 ‘점진적인 확산(gradual diffusion)’이라 묘사하고 있다. 현재 제2언어 습득론에서 가장 논쟁이 되는 문제 중의 하나는 이러한 변이성을 어느 정도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2.2.5 안정성(화석화 현상)


틀린 언어 형태가 비교적 영구적으로 학습자의 제2언어 능력의 한 부분이 되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변이성을 상실한 경우를 뜻한다. 이러한 안정성이 발생하는 이유는 불안전한 중간언어 상태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정성을 Selinker(1972)는 화석화(fossilization)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제2언어 습득자가 제2언어의 완전한 언어능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인데 학습자의 내재된 규칙체계가 제2언어의 규칙체계와 다른 단계에서 학습을 중단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제2언어 습득시 학습자들이 중간언어에 안주하는 화석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완전한 제2언어 체계를 습득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변화성을 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오류 분석의 의의와 문제점


본 장에서는 한국어교육에서 중간언어 연구를 위해 진행된 기존의 연구, 즉 오류 분석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고, 이러한 연구의 의의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3.1 기존의 오류 분석


한국어에서 중간언어 연구는 순수 언어학보다 응용 언어학, 특히 한국어교육과 관련하여 주로 이루어졌다. 한국어를 목표어로 갖는 학습자가 학습과정에서 생산하는 중간언어를 관찰하고, 소규모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오류 분석 연구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의 연구에서는 한국어를 학습하는 학습자들이 생산한 언어 자료를 수집한 ‘학습자 말뭉치’를 통해 중간언어 연구를 위한 대규모의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도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어교육에서 이루어진 오류 분석을 통한 중간언어 연구는 주로 학습자의 작문에 나타난 조사, 어미, 어휘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김미옥(1994)은 영어권, 일어권의 한국어 학습자가 생산한 쓰기 문장에서의 오류를 분석을 통해 조사, 연결어미, 어휘사용, 활용, 구조, 문법에 대한 잘못된 이해, 시제 등의 빈도수를 조사하여 학습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이며 영어권과 일어권의 차이가 있는가를 연구했다. 그러나 총 58명을 피실험자로 삼았기 때문에 이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자료가 부족한 것, 영어권의 경우 교포 비율이 높아 학습의 외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초급 학습자만을 대상으로 하여 중급, 고급의 자료도 필요하다는 것, 자유 작문에 의한 자료이므로 학습자가 어렵게 느끼거나 자신이 없는 단어나 문법은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쓰기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듣기, 읽기, 말하기의 오류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은주(1994)는 한국어와 조사 체계가 비슷한 일본어 모국어 집단, 체계가 다른 영어, 중국어 집단의 조사 학습을 통해 제2외국어인 한국어와 모국어의 간섭에 대해 고찰하였다. 교육기간이 6개월에서 5년인 2급-6급으로 34명(일본어권 17, 영어권 11, 중국어권 6)을 대상으로 하여 조사 채워 넣기 형식 질문지와 생활작문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러나 초/중/고급의 각 언어권별 학습자 34명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므로 연구 결과를 객관화하기에는 자료의 양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최우영(1997)은 초급 일어 모국어 화자인 초급 한국어 학습자 48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작문에 나타난 문법(조사, 어미, 시제, 불규칙 동사 등)과 어휘에 나타난 오류 유형과 빈도수, 오류 원인을 분석하였다. 그러나 연구자도 밝혔듯이 48명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며, 오류 유형의 분류에 있어 예상되는 오류 범주를 미리 정하여 자료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자료에 많이 나타나는 오류를 그 범주로 택하여 분석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은경(1999)은 중급에 해당하는 다양한 국적(일본 87명, 미국 24명, 한국 10명, 독일 5명, 브라질 4명, 타이완 4명, 러시아 3명, 영국과 체코, 타이가 각각 2명, 덴마크, 스위스, 싱가포르,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이 각각 1명)의 한국어 학습자 159명의 중간시험에 작성한 자유작문 자료를 대상으로 조사 사용에 나타난 오류빈도, 조사별 오류 분석을 기술하고 있다. 이는 앞서 제한된 언어권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다양한 국적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학습자의 국적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고 일본에 치우쳐 국적별로 오류 유형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유미(2002)는 일어권과 영어권 학습자 말뭉치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오류연구로 오류 분석 결과 부사격 조사, 보조사, 목적격 조사, 주격 조사 순으로 오류를 많이 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한 자료를 대상으로 오류를 분석한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말뭉치 자료가 쓰기 시험지만으로 구축된 것과 모국어별 분포에서 일본어 학습자가 49%를 차지하고 있어 연구 대상과 자료가 한쪽으로 편중된 한계가 있다.

민진영(2002)은 고급에 해당하는 다양한 국적(일본 104명, 미국 25명, 중국 14명, 한국 8명, 러시아 8명, 몽골 3명, 독일과 베트남이 각각 2명, 캐나다, 프랑스, 인도, 카자흐스탄, 폴란드, 우크라이나가 각각 1명)의 한국어 학습자 172명이 쓴 자유작문 시험지를 대상으로 조사 오류를 분석했다. 조사를 격조사, 보조사, 접속 조사, 복합 조사로 나누고, 오류유형은 대치, 누락, 첨가, 이형태, 철자로 분류하고 오류 원인은 모국어 간섭, 목표어의 복잡성에 의한 과잉일반화와 단순화, 심리적인 회피, 화석화로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 역시 이은경(1999)처럼 다양한 국적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국적별 학습자 분포의 편차가 너무 커서 일반적인 언어권별 오류의 유형과 특징을 기술하기는 어렵다.

김정숙․남기춘(2002)은 초급(155명)과 중급(101명) 영어권 학습자의 문어(의사소통적 쓰기 자료/자유작문 시험 자료)를 대상으로 조사 ‘이/가’, ‘은/는’ 사용에 나타난 오류 유형과 빈도 분석을 대치, 누락, 첨가의 오류 유형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한국어 교재에 나타난 ‘이/가’, ‘은/는’을 검토하고 이들의 교육방법과 교육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가 결론에서도 제시하고 있듯이 대규모의 학습자 말뭉치 자료를 이용한 보다 타당성 있는 오류 분석이 필요하다.

이정희(2002)는 한국어 학습자 255명(일어권 85/중국어권 42/영어권 35/러시아권 41/기타 언어권 52)을 초급(91.5%), 중급(89%), 고급(79.5%)로 분류하여 이들의 자유작문, 시험지, 일기, 구어 전사자료를 대상으로 오류를 분석하였다. 오류 분석은 급별로 나누어 발음, 문법, 어휘, 맞춤법의 유형으로 나누어 분석을 하였고, 오류 자료의 통계 분석을 국적, 학습단계, 성별로 나누어 제시하였으며, 오류 분석 결과를 활용한 한국어교육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로 밝히고 있듯이 대부분이 문어자료이므로 학습자 언어에서 나타나는 전체적인 오류 양상을 살펴보지 못하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중섭(2002)은 한국어 학습자 260명(일어권 85/중국어권 49/영어권 35/러시아권 41/기타 언어권 50)을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어 쓰기 자료 중심(구어 자료 7% 포함)으로 연결어미의 오류 양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의 특징은 언어권별로 오류 유형을 분류 한 것으로, 대치, 누락, 첨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는 급별, 언어권별 오류 유형을 분류한 것은 의미가 있으나, 전체 자료에 가운데 어떤 자료가 7%의 구어 자료에 해당하는지 자료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조철현 외(2002)는 한국어 학습자들이 쓰기에서 산출한 50만 어절의 말뭉치 자료에서 오류로 분석된 약 10만 어절을 대상으로 ‘어휘, 조사, 어미’ 항목에 나타난 오류 현상을 태깅을 통해 오류 유형만 제시하고 오류 원인은 해석하지 않고 있으며, 급(1급-6급), 성별, 언어권(영어권/일어권/중국어권/러시아권/기타), 모국어 등의 4가지 변인으로 나누어 오류의 통계 분석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문어 자료만을 대상으로 하여 이 결과를 말하기 듣기, 읽기에 일반화시키기 어렵다는 것, 주로 연세대 한국어학당의학습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이를 학습자 전체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 학습자가 많지 않은 언어권의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연구의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한편 앞선 연구들과 달리 이해영(2003)은 기존의 오류 분석에 의한 학습자 언어의 연구가 오류빈도만으로 습득 여부나 발달단계를 추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Ellis(1994)의 ‘함축적 평가(implicational scaling)’ 방법론을 원용하여 한국어 학습자들이 시제표현 문법 항목의 습득에 있어 어떤 발달 패턴을 보이는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학습자 언어를 오류빈도 결과로 관찰하는 기존의 연구 방법과 달리 학습자 언어의 동적인 발달과정을 제시하여 학습자의 중간언어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하겠으나, 연구자가 밝혔듯이 연구에 맞는 적절한 자료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함축도표의 공란으로 인해 공란의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의 지적을 통해 학습자의 중간 언어를 위한 적절한 자료 수집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기존의 오류 분석 연구에서 제시된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한된 언어권과 제한된 급의 소수 자료를 대상으로 오류 빈도수와 오류유형을 분석한다.

둘째, 방대한 말뭉치 자료를 활용한다해도 구축된 자료가 대부분 문어자료에 국한되고, 학습자의 모국어 상황도 편중된 자료이다.

셋째, 첫째, 둘째의 이유로 오류 분석의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넷째, 기존의 연구가 오류빈도에 의한 오류율, 오류 유형, 오류 원인 제시는 하고 있으나, 학습자들의 이러한 오류가 어떠한 체계를 지니고 어떤 변화를 겪으며 목표어에 근접하는지의 과정을 제시하여 학습자의 중간언어의 변모 양상을 밝히기 어렵다.


3.2 오류 분석의 의의


제2언어 습득에 있어 오류는 학습자가 목표어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알려줌으로써 앞으로 학습할 내용을 알게 해주며 학습자 자신의 오류를 하나의 학습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Corder 1981). 따라서 학습자의 오류는 학습자 자신의 학습 단계와 언어 체계를 보여주는 증거로 이러한 오류를 분석하는 작업은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첫째, 학습자의 오류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일은 학습자가 목표어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앞으로 학습할 내용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둘째, 언어가 어떻게 학습되고 습득되는지, 학습자가 학습과정에서 어떤 전략과 절차를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셋째, 오류는 학습자 스스로가 목표어에 대한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고 언어 학습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아가게 하며, 오류 자체를 학습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오류는 언어 습득 단계를 알려 주는 지표가 되며 학습상의 난점 극복과 학습 효율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이러한 오류를 분석하는 일은 제2언어 습득에 있어 의미있는 작업이다.


3.3 오류 분석의 문제점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들이 산출한 오류를 분석할 때 3.2에서 제시한 것처럼 오류 분석이 갖는 의의 못지 않게 다음과 같은 문제점 또한 지적할 수 있다.


3.3.1 오류의 개념과 기준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들이 생산하는 오류가 이를 연구하는 연구자에게 학습자의 전략과 절차를 알려주고, 그들의 학습단계를 알려주므로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이러한 오류는 무엇이며, 어떠한 상황까지 오류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그 개념과 기준이 모호하다. 왜냐하면 오류(error)와 실수(mistake)를 구분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Corder(1981:10)는 오류란 학습자가 체계적으로 범하는 잘못으로서 오류에는 학습자의 언어지식이 구조화되어 나타나는 반면, 실수는 언어수행에서 발생하는 일회적인 잘못으로 설명하나, 학습자들의 언어가 오류와 실수로 항상 구별이 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오류를 결정하는 데 연구자나 교사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오류와 실수의 구별에 대해 James(1998:83)는 오류란 화자 스스로 수정할 수 없는 반면 실수는 화자가 잘못 발화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면 스스로 수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학습자의 자기 수정 능력은 스스로 실수를 수정할 때만 객관적 관찰이 가능하므로 자기 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오류와 실수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오류와 실수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이탈 형태의 빈도를 생각해 볼 수 있는가? 다음의 예를 살펴보기로 한다.


(1) 저는 로버트입니다.

미국에서 왔습니다.

저는 한국말 배웁니다.

한국말이 어렵습니다.

저는 얘수님(→을) 믿습니다.(초급)


(2) 내 남자 친구는 축구(→를) 좋아해요

그는 축구(→를) 너무 잘해요

한국팀의 유니폼 받았어요

지금도 축구 열심히 하고 있어요(초급)

(1)은 영어 모어화자의 작문으로 목적격 조사 ‘을/를’의 사용에 있어 한번은 맞게 한 번은 틀리게 사용함을 알 수 있고, (2)는 일본어 모어 화자의 작문으로 ‘을/를’의 사용을 두 번은 맞게 두 번은 틀리게 사용함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한두 번은 맞게, 다른 때는 틀리게 발화 또는 작문을 하면 실수인지 오류인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지속적으로 틀리면 학습자에게 내재된 언어체계라 하여 오류로 결정할 수 있으나, 위의 예와 같은 경우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따라서 학습자의 발화나 작문에 나타나는 실수와 오류를 결정하는 데 교사나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개입은 잘못된 연구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또한 지금까지 연구된 오류 분석(3.1에 제시한 기존의 연구)에 있어 오류 분석 자료로 택한 오류문을 어떠한 기준에 의해서 오류로 선택했는지를 밝힌 후에 선택한 오류의 유형과 원인을 제시한 논문은 발견하기 어려웠으며, 빈도수에 의한 오류율로 오류 분석을 진행할 때, 연구에 선택된 자료가 학습자의 오류인지 실수인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존에 구축된 학습자의 오류 말뭉치 자료라 하더라도 이것이 엄격한 오류문인지 일회적인 실수에 의한 자료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오류에 대한 개념과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고, 이에 의한 오류문의 객관적인 추출이 가능할 때, 오류 분석에 의한 연구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3.3.2 연구방법


한국어교육에서 중간언어 연구를 위한 오류 분석에 주로 사용된 연구방법은 동시에 동일한 급의 여러 학습자의 오류자료를 수집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공시적인 연구방법과 서로 다른 발달단계(초․중․고급)에 있는 학습자를 대상으로 정해진 특정 시점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유사-통시적인 연구방법이다. 이외에 통시적인 연구는 사례연구로 오랜 기간 동안 단일화자나 소수의 학습자로부터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방법으로 현실적으로 어렵다하여 사용하지 않고 유사-통시적인 연구방법으로 대체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학습자의 중간언어란 체계를 보이지만 목표어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특징을 지니므로 학습자들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목표어에 대한 가설을 수정해감에 따라 변화하는 중간언어의 변모 양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자료 수집의 과정이 용이하지 않고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통시적인 연구를 진행하며 유사-통시적인 연구방법을 병행하여 서로의 방법론에 따른 연구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겠으나, 연구과정의 어려움으로 통시적인 연구를 배제하고 유사-통시적인 연구로 대체한 결과는 중간언어의 발달 과정과 양상을 밝히기에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 현재 학습자의 문어자료를 대량으로 구축한 말뭉치 자료 역시 급을 달리하는 여러 학습자들의 자료를 수집한 유사-통시적인 방법에 의한 것이므로 오랜 기간동안 단일 화자나 소수화자의 자료를 수집하여 연구하는 통시적인 연구에 의한 중간언어 연구와는 그 질을 달리한다고 할 수 있겠다. Rod Ellis(1997)에 제시되었듯이 외국의 경우 중간언어 연구를 위해 장기간(2-3년/5년)에 걸쳐 소수 학습자의 말과 글 표본을 수집하는 통시적인 연구를 통한 결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방법의 어려움과 긴 시간이 소요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해도 한국어를 제2언어로 습득하는 학습자의 중간언어의 변모과정을 충실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된 연구로 통시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유사-통시적인 방법에 의한 연구 또한 병행해야 할 것이다.


3.3.3 자료


한국어교육에서 오류 분석을 위해 수집한 자료는 대부분이 수업시간과 시험시간에 이루어진 작문자료이다. 가끔 연구자가 택한 자료에 구어 자료도 포함시킨 것으로 언급하기도 하나 그 양은 전체 자료에 극히 일부인 7% 정도로 밝히고 있으며(이정희 2002/김중섭 2002), 이러한 극소수의 구어자료와 자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문어자료를 구분 없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들의 중간언어 변모 양상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의존해 왔던 쓰기 자료만이3) 아니라 구어인 말하기 자료의 구축도 시급하다고 하겠다. 또한 이해 자료인 ‘읽기와 듣기’의 자료 수집은 현재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언어의 표현 측면인 ‘말하기와 쓰기’ 자료 수집에 머물지 말고, 이해의 측면인 ‘읽기와 듣기’의 자료도 학습자의 중간언어 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이므로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3.3.4 오류의 빈도


오류 분석에서 오류의 빈도를 단순히 양적으로 파악하여 측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격조사의 사용에서 주격조사 ‘이/가’의 사용은 공동격 조사 ‘와/과’보다 사용할 기회가 많으므로 오류의 빈도수가 높을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오류 분석의 객관성을 띠려면 오류의 절대적 빈도수가 아닌 상대적 빈도수, 즉 오류의 발생 가능 수와 실제 발생 오류 수를 고려하여 그 발생 비율을 기술하여야 한다.


3.3.5 회피 전략


오류 분석을 통해 오류가 많으면 어려운 항목으로 간주하는데 과연 오류 빈도수와 난이도는 정비례하는가? 학습자들은 자신이 어려워하는 문법 항목에 대해 그 항목의 사용을 피하는 ‘회피 전략’을 씀으로써 오류 분석이 학습자들의 이러한 회피 전략을 설명하지 못한다(James 1998 : Tarone 1981 : Kleinmann 1977 : Schachter 1974). 또한 특정한 음, 형태소, 단어, 구조 담화범주를 회피하여 사용하지 않는 학습자를 보고 아무 어려움 없이 언어를 학습한다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습자의 중간언어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학습자의 회피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학습자가 언어능력을 지닌 것이 아님에 주목해야 한다.


3.3.6 언어 보편성


2.2에서 살펴보았듯이 중간언어의 대표적인 특징 중에 하나가 제2어 학습자들이 모국어가 어떤 것이냐나 어떤 언어환경에서 목표어를 배우느냐와 관계없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절차나 과정에 의해 언어를 학습하게 된다는 ‘보편성’이란 것이며, 이는 제1언어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제2언어 습득 과정 연구의 궁극적인 도달 목표가 언어의 보편성 규명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2언어 습득 연구에 있어서 지금까지 진행된 오류 분석은 학습자들이 습득하는 목표어에 나타난 중간언어의 특징인 ‘언어의 보편성’을 설명한다기보다 특정언어, 즉 학습자들이 습득하는 목표어와 그들의 모국어에 국한한 개별언어의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되었다.

Gass(1989)는 제2언어 연구가들에게 모든 언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언어요소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들이 생산하는 중간언어를 관찰하여 그 속에 나타난 언어의 보편성을 찾는 일은 언어의 본질을 규명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것이며, 그 과정을 통하여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의 언어 체계가 목표어나 모국어를 반영하지 않은 일종의 보편특질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제2언어 연구가들은 학습자들의 언어에서 오류의 원인과 목표어의 영향으로 인해 언어의 보편성이 위반된 것이 중간언어에 언제 나타나는가에 관심을 갖기보다 언어의 보편성의 영향이 학습자의 중간언어에 언제 나타날 것인가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Celce-Murcia & Hawkins 1985:66).


3.3.7 중간언어 과정


제2언어 학습자들의 중간언어를 연구하는 연구가들이 지닌 공통된 목표는 제2언어를 습득해 가는 학습자들의 언어 습득과정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그러나 기존에 진행된 오류 분석 연구는 오류 빈도의 많고 적음을 중간언어 발달과정의 단계로 삼았지 문법적 규칙이나 체계의 발달절차를 중간언어 단계화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으므로 학습자들의 중간언어의 발달과정에 나타난 언어체계를 밝히기는 어렵다.


4. 중간언어의 바람직한 연구 방향


지금까지 중간언어 연구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오류 분석은 학습자들이 산출한 오류 빈도수에 따라 오류를 분류하거나 체계화하고 몇몇의 교육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학습자들이 산출하는 불완전한 언어들이 목표어에 접근하기까지의 문법 규칙이나 단계적 발달 과정을 보이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어교육에서 현재까지 진행된 중간언어 연구는 ‘오류 분석’이라는 용어 대신 중간언어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만 달라지고 오류 분석에 쓰이던 연구방법이 중간언어 연구에서 그대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의 언어를 오류 분석의 관점에서 진행된 기존의 연구들을 통해 지적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이를 수정․보완하여 학습자 언어의 동적인 발달 과정과 여기에 나타난 그들의 언어 체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2언어를 습득하는 학습자들이 생산하는 비문(非文)을 오류(error)로만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관점은 모국어 화자의 관점이기 때문이다. 학습자의 언어는 어린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면서 스스로 문법적인 체계를 세워 나가듯이 학습자들도 그들이 습득한 모국어를 비롯한 모든 언어지식을 바탕으로 목표어의 문법적 체계를 스스로 체계화하는 과정에 있는 언어로, 그들이 생산하는 비문법적인 문장은 오류가 아닌 목표어를 향해 나가는 자연스러운 ‘중간언어(interlanguage)’ 관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학습자들이 산출하는 중간언어의 발달 과정을 밝히고, 변화 양상의 특징을 통한 중간언어의 체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기존에 사용되었던 공시적인 연구와 유사-통시적인 연구방법보다 현실적으로 자료수집의 과정이 용이하지 않고 긴 시간을 요구하는 어려움이 뒤따르더라도 중간언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현재 한국어교육현장에서 구축된 한국어 학습자들의 중간언어 자료는 자료 규모와 관계없이 거의 작문 자료이므로 학습자들의 중간언어 사용의 발달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구어자료의 구축이 시급하다. 이러한 언어 표현 측면에서의 중간언어 연구를 위해 쓰기와 말하기 자료를 구축한 후, 언어의 이해측면에서의 연구를 위해 읽기와 듣기 자료를 구축할 때에 학습자의 중간언어를 표현과 이해의 두 측면에서 연구하게 되므로 이러한 표현과 이해의 양 측면을 갖춘 연구야말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넷째, 학습자의 중간언어의 동적인 체계를 관찰하고 밝히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중간언어 연구를 비문법적인 자료들의 빈도 측정에 의한 결과 분석으로만 진행할 것이 아니라 학습자들의 중간언어 사용 양상의 실태를 관찰하여 그들의 중간언어 변모과정을 밝혀야 한다. 예를 들면 동일한 급의 영어권 학습자를 몇 명을 선정하여 1년 또는 가능하다면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조사, 어미, 어휘 등의 항목을 선정하여 학습 초기부터 그 학습 항목이 목표어에 접근하기까지 어떠한 중간언어 과정이 거쳐 목표어에 도달하는지, 중간언어 사용에 나타난 특징과 언어 체계를 찾아내야 한다.

다섯째, 모국어도 아니고 목표어도 아닌 학습자의 중간언어가 지니는 언어의 보편성을 밝혀야 한다. 즉 학습자들이 모국어 상황이 달라도 그들이 보이는 중간언어의 공통적인 특징과 체계를 밝혀야 한다. 예를 들면 영어권, 일어권, 중국어권 학습자를 언어권별로 몇 명씩 선정하여 일정기간 동안 선택한 학습항목의 습득을 관찰하여 그들의 중간언어를 살펴볼 때, 언어권이 다른 학습자들이 동일한 언어항목을 습득하며 산출하는 중간언어 과정에서 나타내는 언어의 보편성을 찾아가는 작업은 제1언어, 제2언어를 떠나 언어를 습득하는 모든 인간에게 내재된 보편 문법의 틀을 밝히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여섯째, 제2언어 학습자의 중간언어에 나타나는 여러 특징을 체계적으로 밝히기 위해 그들의 중간언어 산출을 위해 사용한 언어 책략 유형은 무엇인지 학습자의 개인적 차이, 언어학습 상황과 조건, 학습유형, 사회 심리적인 요인에 따라 나타나는 중간언어의 다양한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5. 결론


이상에서 본격적인 한국어 학습자의 중간언어 연구에 앞서 중간언어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보고, 그 동안 중간언어 연구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오류 분석을 통해, 그 의의와 문제점을 지적한 후, 이러한 문제점을 수정․보완하여 학습자의 중간언어의 변모과정을 밝히고 그 체계를 세울 수 있는 몇 가지의 중간언어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중간언어 연구라고 하여 진행된 오류 분석의 주된 관심은 앞선 연구에서 보았듯이 오류를 찾고 원인을 알아내는 일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기존의 오류 분석에 의한 중간언어 연구는 역동적이며 체계를 지닌 중간언어의 참 모습을 밝히기엔 역부족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학습자들의 중간언어는 체계성과 보편성 이면에 변이성 또한 그 특징으로 지니고 있어 그 체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고, 학습자가 중간언어를 산출 과정에서 회피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므로 그들의 중간언어를 파악하는 데 어려운 문제점도 있어, 앞으로 학습자의 중간언어를 연구하는 제2언어 습득 연구는 연구 방법 개발과 연구 활동의 체계화 작업에 있어 더 많은 발전과 비약을 필요로 하는 어린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간언어 연구를 위해 선행 작업으로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오류 분석 연구가 지닌 문제점을 바탕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중간언어 연구의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였다. 앞으로 언어권별로 한국어 학습자의 문어와 구어의 중간언어를 자료를 통시적인 방법으로 수집하여 중간언어 변모 과정과 중간언어 체계를 밝혀 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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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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