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렁 더우렁
와서는 가고
입고는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소풍 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 되었을꼬,
봄날의 영화
꿈인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왜 왔나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다면
후회 했겠지...
노다지 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 처럼 주렁한
미움 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
우리 어이 인연 맺어졌으랴,
한 세상
살다 갈 소풍 길
원 없이 울고 웃다가
말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낮단 말
빈 말 안되게...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 보자
- 만해 한용운 -
(187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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