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고향으로 내려가 아버지를 만났다.
몸이 조금씩 고장이 난다는 아버지에게
청춘이 그립지 않으시냐고 물었다.
아버지의 대답은 의외였다.
"청춘이 부러운가보구나.
그런데 청춘을 마냥 멋지게만 볼 수 있을까?
모두들 청춘이 가장 좋을 때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시간을 건너는 젊은이들에게는
캄캄한 어둠일 수 있거든.
청춘을 그저 멋지고 낭만적으로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돼."
아버지의 답변에 조금 흥미로워진 나는
"그래도 젊음은 기회가 많잖아요.
넘어져도 일어날 기회가 많다는 건 부러운 일이니까요.
그 사실까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라고 대답했다.
"물론 젊음이란 좋은 거지.
내 말은 청춘이 좋다는 말로
젊은이들의 어려움까지 가볍게 치부해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야.
그리고 늙어 간다는 건 나쁜 게 아니란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거든.
많은 경험 속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얻는 작은 깨달음이 있어.
그것들이 조금씩 삶의 지혜가 생기는 거지.
하지만 청춘의 시기에는 그런 경험이 쌓이기 전이니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단다."
그리고는 아버지의 말이 내 마음을 쿡. 찔렀다.
"삶의 의미를 찾으렴.
그 의미를 몰랐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을 거야.
그러니, 네 삶의 의미를 찾으렴."
문득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까지 경험하며 깨달은 나만의 삶의 의미를
똑같이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청춘이 안 부럽다면 거짓말이겠지?
왜 부럽지 않겠어.
그렇게 좋아하던 운동도 마음껏 하지 못하는데.
하지만 젊은이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듯
나도 내가 깨달은 삶의 의미를 토양 삼아
또 다른 의미를 찾아가는 거지. 그게 삶이란다."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아버지가 발견한 삶의 의미는 뭔데요?."
아버지는 대답했다.
"내가 찾은 삶의 의미 중 첫 번째는 너다."
부모는 자식을 때때로 감동시킨다.
부모는 한없이 작아 보일 때도 있지만
넘을 수 없는 큰 산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여
나도 아버지만큼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을 때, 그때도 술 한 잔 기울이며
서로가 찾은 삶의 의미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