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옆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깥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詩/서정주
서정주(徐廷柱) 1915년 5월 18일 ~ 2000년 12월 24일
호는 미당(未堂)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출생
1929년 서울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으나 1930년 광주학생항일운동 1주년 기념 학생운동을 주모한 혐의로 구속되어 퇴학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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