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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성의 국적회복동포 취재노트[4] “왜, 한글이름을 한글로 표기하지 못하는가?”

작성자동포세계|작성시간12.02.25|조회수180 목록 댓글 0

[기획연재] 오태성 본지 조사연구원의 국적회복동포 취재노트[4]

국적회복한 동포1세들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모국과 국적, 귀환을 통해 변화된 가족에 대해 1세들의 생각을 연재한다.

 

“왜, 한글이름을 한글로 표기하지 못하는가?”
“왜, 자녀에게 귀화시험을 치르게 하는가?”

 

또 하나의 경계를 넘어: 귀화와 이름표기에 대해

'한민족'이라는 틀 속에서 여전히 동포들에 대한 경계는 존재하며 또 다시 만들어지기도 한다. 동포1세들을 만나보면서 자주 지적하는 문제 가운데 동포2세의 귀화와 이름표기에 관련된 것이 있다. 인터뷰 사례를 통해 지적된 것들을 정리해 이들 문제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2세의 귀화문제: 반쪽짜리 배려

 

  동포1세를 만나는 가운데 2세의 귀화문제로 고민하는 동포는 많았다. 1세가 지적하는 2세의 귀화와 관련된 문제는 “왜 자녀에게 귀화시험을 치르게 하는가. 시험을 치를 필요가 있나”라는 점이었다.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동포2세의 경우, 도시거주 등의 이유로 조선족학교에 다니지 못한 경우가 존재한다. 이런 2세들은 한국에서의 귀화시험 준비에 상당히 어려움을 갖는다. 말은 할 수 있어도 글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 귀화시험을 쳐서 한 번에 합격하는 것이 힘들다.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면접시험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3번의 시험기회에 떨어져 다시 서류 등을 다시 준비하는 것에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뷰한 사례 가운데에서는 아빠와 딸은 한국국적으로, 귀화시험에 실패한 엄마는 중국국적자인 사례가 존재했다. 또 3번의 귀화시험에 떨어져 한국생활을 접고 중국으로 귀국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현실에는 동포2세의 한국으로의 귀환 목적이 취업뿐만 아니라 1세의 부양이라는 목적도 있다는 점을 염두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1세의 초청에 의해 한국에 오게 된 2세의 경우 바로 귀화를 하고자 한다. 일반귀화나 간이귀화처럼 필요조건으로 하는 최소체류기간은 적용되지 않는 특별귀화는 동포들의 사정을 배려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배려는 반쪽짜리이며, 2세들의 귀화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다른 외국인처럼 한국생활이 어느 정도 경험한 지 않은 동포2세에게 보다 그들의 현실을 반영한 귀화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름표기문제: 또 다른 동포차별

 

  이름표기는 동포1세와 2세의 공통된 문제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크게 3가지로 나눠보면 이하와 같다.

  

 1. 자신의 여권상의 한자표기와 호적상의 한자표기의 차이
 2. 한글이름의 비(非)표기, 잘못 표기
 3. 주민등록상의 한자 비(非)표기

 

  먼저, 1)의 여권과 호적상의 한자의 표기 차이는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가령 여권상의 이름이 명(明)이 라면, 원래 호적상의 명(命)과 차이가 있다는 식이지만, 이 점에 대해서 당사자들은 크게 문제시하지는 않는다. 국적회복이나 귀화 시에는 호적상의 이름을 우선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한자의 차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반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2)와 3)이다.
  먼저 2)의 한글이름의 비표기와 잘못된 표기에 대해 검토해 보자. 동포들은 한국체류를 시작하면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는다. 동포들에게 '외국인' 등록증이 발급되는 점도 석연치 않은 점이지만, 아무튼 표기상에서는 자신의 한글 이름을 한글로 표기하지 못하고 중국식 발음을 영어로 옮겨 적는 병음만 사용되어 왔다. 가령, 박(朴)씨라면 외국인등록증에는 PIAO, 김(金)씨라면 JIN이라는 식이다. 한국식 영문표기인 박(PARK)이나 김(KIM)과는 다른 표기다. 법무부에서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한글이름 표기를 요청하면 한글 이름을 표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고 요청한 동포들은 적을 것이라 생각된다. 신청양식에 처음부터 한글이름이 표기될 수 있도록 하는 조그만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 들어 영문의 병음표기 이외에도 한글표기가 병행되어 기재되어 조금은 개선된 듯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존재한다. 이것은 중국식 발음으로 주민등록상의 한글표기가 된 경우이다.
 이 사례는 자주 접하지는 않지만 동포2세 뿐만 아니라 동포1세의 경우도 있었다. 김(金)의 '김'이라는 성이 병음식 표기인 JIN의 ‘진’이라는 식으로 한글로 표기된 경우다.  국적회복이나 귀화한 동포들을 만나는 가운데 자주 접하게 되는 사례는 3)의 주민등록상의 한자표기가 없는 경우다. 자신의 주민등록증에도 한글이름만 표기되어 있는 동포가 많았다. 대부분의 동포는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하며, 동포2세는 원래 없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동포들을 원주민 한국인의 주민등록증을 본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어떻게 표기되는지 알지 못했다.

 

또 하나의 경계를 넘어
 
  이런 귀화나 이름표기 문제는 단순히 행정상의 문제라고 생각되지만, 동포들이 겪는 금전적, 정신적 고충은 말할 수 없이 크다. 동포들이 어렵게 국적을 회복하거나 귀화를 해도 이런 이름표기로 인해 주민등록증만 봐도 단번에 원주민과 차이 있는 '동포'라고 알 수 있다. “왜 조국 땅에서도 이런 식으로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 이런 의문에는 정부에 대한 불만과 작은 배려도 없는 섭섭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자가 없는 경우는 지방법원에 가서 신청하면 주민등록에서 한자를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왜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일일이 따로 해야 되는가. 처음부터 조그만 배려가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애초에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나의 차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 또다시 새로운 경계가 그어진다. 올해는 이런 '경계끗기'를 '경계지우기'로 바꿔 조금이나마 평등한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동포세계신문 제263호 2012년 2월 1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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