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피해여성의 심각한 인권유린 규탄집회를 열며
“우리는 왜 출입국 당국을 향해 항의시위를 시작했는가?”
최황규 서울중국인교회 목사
한국에서 국제결혼이 시작되었던 초기에는 외국여성이 한국에 와서 국적신청을 하면 곧바로 국적이 나왔다. 그 당시 국적법은 그랬다. 그런데 국적이 나오자마자 가출을 하거나 도망을 가는 여성들이 있었다. 심지어 아이까지 낳고도 도망을 갔다. 이로 인해 한국남성들의 피해가 컸다. 그래서 국적법을 새롭게 개정했는데 외국여성이 한국인과 결혼하면 2년 이상을 동거해야지만 국적신청을 하도록 했다. 이 새로운 국적법을 몇 년 운용하다보니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2년 동거도 못하고 혼인이 파탄 나는 경우가 빈번하게 생겼다.
남편의 가정폭력, 학대 등으로 더 이상 혼인생활을 할 수 없는 외국여성들이 많아졌다. 나는 2001년부터 이러한 피해를 입은 조선족 여성들의 사례를 모아 당시 김대중 정부 시절 민주당의 김경천 국회의원에게 제출했고 김경천 의원이 국적법 개정안을 만들어 2003년 2월 30일에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2004년 1월 20일부터 시행하였다. 이때부터 2년 동거를 못하더라도 혼인파탄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을 경우 국제결혼이민여성들은 법적 보호(체류연장 등)를 받게 되었다.
다음이 그 개정국적법 조항이다.
‘제1호나 제2호의 기간을 채우지 못하였으나 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대한민국에 주소를 두고 있던 중 그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종 또는 그밖에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자로서 제1호나 제2호의 잔여기간을 채웠고 법무부 장관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
이 법에 따라 2년 동거를 못하더라도 남편의 폭력, 학대 등으로 혼인이 파탄 난 여성, 남편의 사망 등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을 경우 체류연장이 되고 국적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략 2-3년 전부터 전국의 출입국관리소가 이 법을 무시하고 부당하게 체류연장을 해주지 않고 있다. 국적법의 개정조항의 입법취지가 피해자 보호인데 출입국당국은 부당한 결정을 지금까지 내리고 있다. 출입국이 내세우는 법률적 근거는 국적법에는 그런 법이 있으나 출입국관리법에는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말 법무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국적법에 준하는 시행령을 만들었다. 다음이 그 시행령이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28-4. 결혼이민(F-6)
다). 국민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국내에 체류하던 중 그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종, 그 밖에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
그런데도 국제결혼피해자들은 최근까지도 체류연장이 불허되었다. 나는 이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다. 출입국당국자와 대화도 해보았고 국회토론회까지 했었다. 그런데도 법무부 출입국당국은 이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외면했다.
억울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은 하늘이 듣고 땅이 듣는다. 우리는 이들의 원통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항의시위를 매주 목요일 마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하고 있다. 우리가 이 부당한 결정에 쐐기를 박지 않으면 진정한 피해자들의 인권유린은 지속될 것이다.
요즘 탈북자 북송 문제로 한국인들이 중국대사관 앞에 가서 매일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중국정부에 탈북자를 북송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한국사회의 한 부분에서는 국제결혼피해자들이 체류가 불허되고 있다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이들도 사람이다!”
이들은 필요 없으면 버려도 되는 ‘물건’이 아니다. 인간에게는 인권이 있다.
@동포세계신문 제264호 2012년 3월 1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