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를 드린다는 것이 참으로 무겁습니다.
눈과 발이 닿는 모든 곳에 어색한 침묵만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외치는 자들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지켜 봐야 하는 자들은 고개를 떨궈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죠.
우리의 목을 움켜쥔 현실은 등 돌리라 합니다.
자네 일이나 잘하라고 합니다.
현실은 다르다고 합니다.
앞만 보라고 합니다.
무시하라 합니다.
무지하라 합니다.
비겁하라고, 비굴하라고
모두 외면하라 합니다.
옳음을 말하는 것이 고통이 된 블랙코미디.
이제 짙게 들이쉬는 숨 마저 무게가 느껴집니다.
학생은 취업이라는 벽을 맨주먹으로 치며 작은 울음을 삼킵니다.
푸른 청춘을 공유했던 친구는 얇은 명세서에 쓴 웃음을 흘립니다.
내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눈빛엔 무거운 안타까움만 남습니다.
바르게 살라 가르쳤던 우리네 어머니는 어느새 시선을 돌립니다.
이 불행한 현실엔 과장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네 밤은 종종 슬픔입니다.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그저 그렇게 산다면
내일도 오늘처럼 그저 그렇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학생이 공부를 하고, 직장인은 일을 하고
기관사가 기차를 몰고,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고
판사는 정의를 추구하며, 기자는 진실을 고하고
경찰은 국민을 보호하며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것처럼.
내 부모처럼, 내 아이를 보고 웃고 울어야 하는 것처럼.
그 모든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누렸던 그 모든 상식이
믿음이, 원칙이, 자유가.
공기처럼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이제 그 모든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사는 인생은 이제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법을 지켜야 할 자들이 불법을 자행하는 이 시대엔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습니다.
먼 이야긴 줄 알았습니다.
지나버린 역사인 줄만 알았습니다.
이제 정신이 듭니다.
지금 이 순간,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움직이고자 합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과 함께 하려 합니다.
원칙과 상식에 반하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모든 것에 경종을 울리려 합니다.
정의가 흔들리는 이 곳,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
학내 동아리부터 대형 커뮤니티까지 규모에 대한 편견없는 온라인 연대.
좌와 우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누리꾼이 주인된 대규모 소셜 페스티벌.
학생 소모임부터 취미 동호회, 유머 사이트, 대형 커뮤니티까지
누리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조직적인 움직임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국내외 10인 이상의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을 공식적으로 제의합니다.
금일부터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연합’은
연대 의사를 밝힌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분들과 함께
‘온라인 활동의 오프라인’이라는 콘셉트와 ‘시대유감’이라는 타이틀로
온라인, 오프라인을 망라한 대규모 소셜 페스티벌 진행합니다.
대한민국 국내외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여러분,
당연했던 것이 희소해졌으니 지켜야 할 뿐입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역사를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주인,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 추진위원회-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bisporigera 작성시간 13.12.24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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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Qupit 작성시간 13.12.24 이런것도 있군요...난 그냥 눈물만 흘렸는데....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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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외로운늑대 작성시간 13.12.25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주어야 한다. 갈등은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
중학교 국어책2학년, 도덕책 2학년에 나와있는 대목이지요, 대화와 타협!!
우린 이미 사회에서 필요한 것들을 유치원때 다 배웠습니다.
중학교때는 말할 것도 없고요,,,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작금의 상태에서, 정말 이런 유치한 거짓과, 장난이 통하는 사회가 더욱 소름끼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런 흐름이 이어지니까 세뇌 당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됩니다.
야비한 차떼기당 정말 정치 잘하네요,,이렇게 야비한 사람들이 왜? 꼭 잘사는 걸까요? 정말 이제는 정의도 괜찮다는걸, 학생들한테 보여주고 싶습니다 -
작성자주꽐이 작성시간 13.12.25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 알렉시스 드 토크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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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제1한강교 작성시간 13.12.31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프랑스 귀족가문의 정치철학자, 역사학자, 1805년 7월 29일 파리 출생 ~ 1859년 4월 16일 폐결핵으로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