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목조건축에서 규모가 큰 건물 추녀의 머리에는 게눈각을 새긴다.
추녀에 게눈각을 새기는 이유에 대하여 어떤 이는 미관(美觀)을 고려한 배려라며 이 땅에 사는 사람의 미적 역량을 추켜 세우는데 장인은 다른 의견이다.
장인은 추녀에 게눈각을 새기는 까닭은 건물의 미관보다 더욱 더 절실한 건물의 내구성을 위해 소매걷이하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변변한 가방끈 조차 없는 늙은 대목(大木)의 의견이지만 미적 고려라는 어설픈 설명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해 소개해 본다.
전통 목조건축에서 추녀는 대들보(대량-大樑) 다음으로 장대재(長大材)이고 건물 외부로 노출되는 부재 중에서는 가장 크다.
건물 외부는 내구성이 내부보다 비교적 취약하고 외부에 노출되는 추녀의 내구성은 건물의 수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일전에 '거꾸로 세운 기둥(逆柱)에 대하여'에서 언급했듯이 목재가 습기에 노출되더라도 쉽게 부후(腐朽)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소매걷이를 한다고 한다.
소매걷이는 침엽수의 가도관 표면적을 넓게 하여 목재의 건조를 빠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건물이 클수록 추녀의 크기도 커지는데 큰 건물은 비례하여 추녀가 거대해지면 소매걷이하는 정도도 많게 된다.
소매걷이를 많이 하게 되면 아래처럼 추녀 머리에서 짝새(쪽연)머리가 추녀 아래로 돌출된다고 한다.
또한 추녀 머리 앞면이 퍼진(누운) 직사각형이 되어 보기 좋지 않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추녀 머리에서 높이를 높게 하다보니 거대 건물의 추녀 머리 모양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등장한 추녀 머리 모양에서 게눈각은 뭉뚱하게 모인 부분의 표면적을 넓게 하여 건조를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하므로 시원스럽게 파야한다고 설명한다.
추녀의 소매걷이는 앞에서 언급한 가도관의 표면적을 넓게 하는 것 외에 추녀 외부 하중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소매걷이 하지않은 추녀는 외목(외경)이 내목(내경)보다 의 무겁게 되므로 가능한 한 소매걷이를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고 장인은 말한다.
이런 이유로 게눈각을 새기는 추녀 머리에 삐죽이(새순)를 새기는 것은 사족(蛇足)이다. (삐죽이가 궁금하면 앞쪽 녹색글자 삐죽이 클릭!)
맞배집 막공의 게눈각 역시 추녀의 게눈각과 같은 이유로 비롯된 것이므로 배주기(삐주기)를 두는 것은 사족이라고 장인은 말한다.
삐주기는 오랜 세월에 버티는 능력에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나무에 대해 아는 목수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실한 필요는 외면하고 머리 모양에만 집착하는 솜씨가 옹색한 추녀 머리가 만들었다고 하는 장인의 말씀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옹색한 솜씨보다는 오히려 아래같이 소박한 추녀가 더 정겹다.
아래처럼 아예 소매걷이 하지 않은 추녀 머리에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머리 하부가 썩어 문드러진 것을 본적이 있다.
추녀에 게눈각을 새기는 까닭에 대하여 어느 늙은 대목의 의견을 기억나는 대로 옮겼는데...,
보잘것 없는 재주 탓에 제대로 다 옮기지 못해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각자 다분히 생각해서 터득할 밖에..., 쩝!
추녀머리에 모양을 내고 게눈각을 새기는 이유에 대하여 더 타당한 의견은 아직 듣지 못했다.
추녀 머리를 만들 때 어느 이름 없는 늙은 대목의 의견을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생각에 소개한다.
추녀는 그 건물의 얼굴이니 제대로 만들어야 이쁘고 아름답다.
장인(匠人)은 추녀작업 매우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었다.
http://cafe.daum.net/koreastyleb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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