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군포 맛집] 군포역 1번출구 당동 우리은행 사거리 <군포식당>양지설렁탕, 깔끔한 상차림과 정통의 맛, 주막과 전통국밥집의 대등정신
작성자연경작성시간21.05.30조회수1,478 목록 댓글 0군포식당
식당 내부와 상차림에서 모두 한눈에 전문성이 느껴진다. 맛과 차림새에 군더더기가 하나 없다. 식당 앞모습이 어지러운 것이 오히려 연륜의 풍취로 느껴질 정도다. 과연 오랜 시간 사랑받을 만한 식당이다.
1. 식당얼개
상호 : 군포식당
주소 : 경기도 군포시 군포로 556번길 6
전화 : 031)452-0025
주요음식 : 설렁탕
2. 먹은날 : 2021.5.29.저녁
먹은음식 : 설렁탕 10,000원
3. 맛보기
설렁탕, 고기도 국물도 고소하다. 신선하고 품질좋은 고기를 쓴다는 것이 한입에 느껴진다.
1) 설렁탕 맛보기 :
국물이 한 술 뜨면 그래, 이 맛이야,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깊고 맑은 맛이다. 소금을 넣기 전에는 고소함이 한층 더한다. 그러나 식사로 편하게 먹기에는 소금을 넣어야 할 것같다.
고기는 따로 건져 멋으니 고소함이 입에 가득 찬다. 나무랄 데 없는 맛이다. 국물에 맛을 덜어줬어도 아직 물고 있는 맛이 구운 고기보다 더하다. 먹은 지 몇 시간이 지나도 입안에 고기 향이 남아 있는 거 같다. 육질이 퍼지지 않아 쫄깃쫄깃 씹는 맛도 좋다.
국거리로 많이 사용하는 양지는 근육이 많고 질겨서 오래 끓여야 하지만 너무 많이 끓이면 퍽퍽하고 맛이 없다. 적당히 끓여야 고기의 제맛을 즐길 수 있다. 고기를 언제 먹어야 제맛이 나는지 아는 것도 고수다. 이 고기는 사소해보여도 오랜 노하우가 집적된 솜씨다. 퍽퍽하지도 질기지도 않으면서 향을 잘 머금고 있다.
밥을 토렴하여 넣어준다. 토렴한 밥이어도 쌀과 밥의 질은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밥알에 적당히 국물 맛이 배여 있고, 미끈거리지 않으며 혀에 안긴다. 국물이 많이 탁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밥을 국물보다 먼저 먹는 것이 국물을 맑게 먹는 방법이긴 하다.
2) 소고기 양지
: 쇠고기 부위의 하나로 앞가슴에서 배로 이어지는 부위. 근육은 많고 지방은 적기 때문에 고기가 단단하고 질기지만, 살코기의 향이 좋아 결을 살려서 손질하면 씹는 맛이 좋은 부위로 변신한다.
반면 양지에서 나오는 부위 중 차돌박이나 치마살 같은 경우에는 지방이 분포되어 있어 구이용으로도 먹을 수 있다. <식육의 부위별·등급별 및 종류별 구분방법>(농림수산식품부고시 제2010-136호)에 의하면 '양지'는 쇠고기의 대분할 부위로, 양지머리·차돌박이·업진살·업진안살·치마양지·치마살·앞치마살 등의 소분할 부위가 여기에서 나온다.(다음백과)
시지 않은 김치다. 고기와 곁들이면 구운고기 먹는 거 같은 느낌도 난다.
섞박지도 익지 않았다. 그래도 맛을 잘 물고 있는 무가 국물맛과 고기맛을 잘 살린다. 김치를 모두 국산 재료로 하여 맛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진다.
구운 소금을 낸다. 안성의 <안일옥>에서도 설렁탕에 구운 소금이 나온다. 소금까지 허투루 하지 않는 성의가 우선 돋보이는데, 맛도 실제로 훨씬 부드러워진다. 소금을 넣어도 국물의 깊은 맛을 그대로 보존된다.
소금까지 하니 완벽한 한상이 된다. 김치도 소금도 덜어먹게 되어 한치의 낭비도 없다. 설겆이 그릇도 최소한이다. 먹는 시간도 최소한, 최대한 경제적인 상차림이다.
도로쪽으로 난 아크릴 간판에는 군포설렁탕이다. 군포식당이 아닌 다른 식당인가 좀 헷갈렸다. 안으로 들어오면 제법 큰 주차장이 있고, 식당은 도로와 모로 서 있다.
4. 먹은 후
: 국밥집의 대등정신
솥에서 끓고 있는 설렁탕은 재고가 남지 않아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경제적인 상품이다. 유일하게 손님을 개별적으로 배려해야 하는 것은 주문 뒤에 토렴을 한다는 것, 이외는 모두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 손님이 밀어닥쳐도, 한동안 오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메뉴의 이런 경제성 때문에 전통식당에서는 국밥이 가장 애용되었다.
전통 식당인 주막의 메뉴가 대부분 이런 국밥류인데, 오랜 식당 노포의 메뉴 또한 국밥류가 많은 것이 바로 주막 전통을 이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1950년 이전의 오랜 맛집 중 1/2이상이 국밥집이다. 가장 오래되었다는 1904년 이문설농탕도 설렁탕집이고, 1910년 나주 하얀집과 1920년 안성 안일옥도 각각 곰탕과 설렁탕집이다.
노포 국밥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주막처럼 시장통이나 교통의 요지이다. 항상 사람이 붐비는 곳이어서 손님을 많이 모을 수 있고, 그래서 빨리 먹고 일어서야 하는 곳이다. 물론 이들이 항상 빨리 먹은 것은 아니다.
여관을 겸한 주막에서 늦게까지 술을 하거나 밥시간을 비껴 벗과 느긋하게 술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러기에 국밥은 안주로 좀 부족하여, 수육을 안주로 했다. 수육도 따로 조리할 필요가 없이, 끓고 있는 국솥에 함께 넣어 삶기만 하면 되었다. 고기는 수육으로 국물은 국밥으로 먹을 수 있으므로, 국물 한 방울 버리지 않는 경제적인 조리가 가능하였다. 수육과 국밥은 전통적으로 가장 용이하고 보편적인 메뉴였다.
59년에 설립되었다는 군포식당 또한 그렇다. 국밥과 수육을 함께 하고, 역전시장 위치 등이 주막의 영업 상황과 그대로 일치한다. 가장 전통적인 영업방식이라는 거다.
우리 메뉴는 대체로 국밥류, 기타 단품류, 직접 구이류, 그리고 한정식 등의 메뉴로 크게 4분되는 거 같다. 이중 국밥이 상술한 바와 같이 역사적으로는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데, 이것은 식당 운영의 경제성 외에 우리 식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프랑스에서는 먹을 만한 식당은 대부분 한 끼에 한 상 한 팀 손님이다. 식당이 차면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상당수의 식당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좋은 식당은 몇 달 전에 예약이 이미 끝나 있다. 여행객이 좋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국밥집이라면 한 상에 10팀도 가능할 것이다. 이집도 줄서는 집이라 순번 대기자를 메모판에 적어놓고 있다. 줄을 서 있는 식당에서 한가하게 오래 먹을 수도 없지만, 국밥의 성격상 오래 먹을 필요도 없다. 후루룩 후루국 말아서 몇 번 흘려 넣으면 식사가 끝나기 때문이다.
밥은 국에 말아 한번에 먹고, 반찬은 최소화되어 있으므로 반찬을 따로 먹느라 시간을 쓸 필요도 없다. 빠른 사람은 5분 10분에도 먹을 수 있다. 식당 측으로서는 회전이 빨라서 좋고, 손님은 식사를 빨리 해서 좋으니, 누이좋고 매부좋고다.
언어와 관련한 유럽인의 특징 중 하나는 다변이다. 이러한 다변이 수다쟁이 셰익스피어를 만들어냈고, 서사보다 묘사에 신경 쓰는 사변적인 소설들을 만들어냈다. 서사 위주의 우리 고전소설과는 많이 다르다. 식사에서는 시간형 상차림을 만들어냈고, 한없이 늘어지는 식사를 보편화했다. 유럽인들은 대부분 밥을 먹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만나는 것처럼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는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속신이 있다. 또 물기가 많은 음식이 많고, 어휘에도 격음이 많아 음식이 쉽게 튀어나가므로, 식사 시간에는 이래저래 입을 다물어야 한다. 거기다 옛날 밥상은 1인용 소반에 차리는데, 반찬이 그리 많지 않아, 차분히 반찬을 즐기게 되어 있지도 않다. 상차림은 한꺼번에 모든 찬을 올려놓는 공간형이므로, 다음 음식을 기다릴 시간도 필요하지 않다. 허균이나 심노숭같은 사람은 노골적으로 음식을 즐겼지만, 보통 사대부들에게는 음식은 적당히 절제를 해야 되는 대상이었다. 느긋한 식사보다 절제된 식사가 요구되었다.
유교의 절식 정신은 찬의 가짓수에도 반영되어 많은 반찬을 상에 올리지 못하게 하였다. 몽골인들이 내가 목욕을 하면 다른 사람 마실물이 없어 목욕을 줄이게 되었다는 것처럼, 식재료가 풍부하지 않은 곳에서는 나의 찬을 줄여 아랫것과 가족을 먹이고자 하였다. 이래저래 식사가 단순해질수 있는 이유가 많았다.
그런 가내 식문화는 상업용 국밥 메뉴에 쉽게 적응하게 하였다. 이것이 국밥이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고, 아직도 성행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거기다 또 하나 보태면 우리는 상층과 하층 음식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상층 양반이 상을 먹고 물리면, 그 상에서 밥을 먹고 그러고도 남는 찬은 딴 살림을 하는 아랫것들이 싸가지고 가서 먹었다.
경기 지방에서는 그런 상을 대궁상이라고 하였다. 홍명희의 <임꺽정>에 잘 나와 있다. 이것은 먹는 시간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요즘은 가족내 위치에 따른 식사시간 시차가 없는 것은 물론 식당이나 집에서 먹는 음식 자체에도 큰 차이가 없다. 부자와 빈자의 식당 음식 차이가 없는 것이 식당 영업의 커다란 힘이다.
오래 전에 가본 부여의 <온양식당>의 주인 할머니는 말했다. 직원들이 회장님을 모시고 와서 허름한 식당의 모습에 난감해하며 자리가 불편하다고 불평을 했더란다. 우리 식당은 이렇게 생겼으니 여기서 먹을 수밖에 없다고 하니, 상황 파악을 한 회장님은 군소리없이 드시고 가셨고, 오히려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와서 수더분하게 잘 드시고 가셨단다.
보통 식당에서는 화려하지 않은 음식, 비싸지 않은 음식이 대부분이고, 상하귀천 없이 모두 똑같은 음식 잘먹고 간다. 인간에 귀천이 없는 것처럼 먹는 데 귀천이 없다. 손님이 세분화되면 개별 식당의 손님층이 얇아져 영업이 탄력을 받기 어렵다. 우리의 많은 식당들이 잘 돌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포식당 밥집에는 부자나 빈자나, 노인이나 아이나, 남자나 여자나 구별없이 누구나 와서 똑같이 마뜩하게 먹고 간다. 오래 그래왔고, 앞으로도 오래 길게 전통을 이어 갈 식당이다. 국밥 한 그릇에 차등이 아닌 대등정신을, 선조들의 정신이 담겨 있다. 참 맛있고, 편하고, 좋은 식당이다.
*군포역전시장. 군포식당 건너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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