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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변강쇠 공원 변강쇠 수작 보소>남원시 산내면 변강쇠 백장공원 갑갑해 견딜 수 없어 <변강쇠전>에서 나온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4.10|조회수194 목록 댓글 0

변강쇠 공원 변강쇠 수작 보소

-윤동재

 

 

<변강쇠전>을 찾는 이가 없고

옹녀는 힘밖에 쓸 줄 모르는 변강쇠보다는

세련된 말솜씨와

주머니 넉넉한 놈을 따라 가버렸단다

 

남원에서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

남원시 산내면 변강쇠 백장공원

갑갑해 견딜 수 없어

<변강쇠전>에서 나온 변강쇠

자기 심볼을

나무로 만들어놓고

찾아오는 놈 가운데

만지거나 말을 붙이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놈들에게

죄값을 받고 있단다

나는 그걸 모르고

그걸 한 번 쓰다듬어 봤더니

변강쇠가 갑자기 나타나

왜 남의 그걸 만지느냐고

성폭력이라고

만진 게 아니라

물건이 커서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았을 뿐

그건 성희롱이라고

이실직고하건대 실은

만지지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하니

성무시란다

라면 한 그릇 사 먹게 라면값이면

없던 일로 하겠단다

매고 있던 배낭을 내려놓고

매운 컵라면과 보온병을 꺼내

매운 컵라면 뚜껑을 열고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서

1분이면 오케이

 

얼른 차 세워 둔 데로 와서

변강쇠가 어디로 가나 봤더니

뚜껑을 제대로 덮지 않았는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운 컵라면을 들고

먼지 켜켜이 쌓인 <변강쇠전>으로 도로 들어간다

 

에이, 저것 먹고 힘쓰겠나

무슨 힘을 쓰나

힘쓰는 일밖에 모르는 녀석

 

힘도 없고

돈도 없고

세련된 말솜씨도 없는 변강쇠

책 속으로 들어간다한들

변강쇠는 언제까지 무사할까

인기 없는 책은

도서관에서도

서점에서도

하물며 어느 집 구석에서도

바로 내다 버려지는 세상

<변강쇠전>이라고 온전할까

 

변강쇠 백장공원

지리산에서 내려온

차고 매운바람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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