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기행시]<엄지척 보석 같은 청송 미인, 송이 할매>자두 농사를 많이 짓는 송이 할매 보광사 올라가는 길 아침 운동 나오셨다가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4.16조회수204 목록 댓글 0엄지척 보석 같은 청송 미인, 송이 할매
-윤동재
자두 농사를 많이 짓는 송이 할매
보광사 올라가는 길
아침 운동 나오셨다가
내가 아침부터
밭에다 호박 심어놓은 걸 보더니
이렇게 심으면 안 되니더
호미 있니껴?
퇴비 가져오고
검정비닐도 가져오소
호박은 풀에 약하니
꼭 검정비닐을 깔고 심어야 되니더
구덩이는 깊이 팔 거 없니더
호박 뿌리는 얕게
옆으로 뿌리내리니더
송이 할매 호미로 재바르게
내가 심은 모종을 캐내고
구덩이에 퇴비를 넣고
호미로 흙을 뒤적뒤적
검정비닐을 깔고 다시 모종을 심고는
다른 구덩이도 다 이렇게 심어야 되니더
여름이 되자
맷돌 호박이 참 많이 달려
가을 내내 우리 밭에서
윙윙윙
빙글빙글
맷돌 돌아가는 소리
크게 신나게 들렸니더
우리 밭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 소리를 듣고
메밀묵을 하니껴?
떡을 하니껴?
웃으며 묻디더
발 없는 맷돌 소리
어느새 천 리를 가
서울 친구들 귀에까지 닿았나?
둥글둥글 호박 좀 보내달라는 전화 빗발쳤니더
분이 하얗게 내린
한 덩이 한 덩이
속이 꽉 차고 무거운
그 보물을 따 떨어뜨릴까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조심 발을 떼놓으며
밭에서 겨우 껴안고 나와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바로 택배로 보내주었니더
호박죽도 하고
호박전도 하고
호박떡도 해 먹었다며
호박이 맛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카디더
양귀비 오드리 헵번 좋다 하고
사임당 윤지당 좋다지만
나는 송이 할매
엄지척!
솜씨 말씨 마음씨 곱고
얼굴도 고와야 미인이지
얼굴만 예쁘다고 미인인가
송이 할매 쫙 다 고우니
내 눈엔 송이 할매
세상 제일 가는 진짜 미인일시더
진짜 청송 미인일시더
청송 미인, 송이 할매덕에
올가을에는
서울 친구들한테 광 한번 번쩍번쩍 냈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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