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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이보게 청송 백자 들어보셨는가>청송읍 청송장과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노인이 장 보따리를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4.17|조회수253 목록 댓글 0

이보게 청송 백자 들어보셨는가

-윤동재

 

 

청송읍 청송장과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노인이 장 보따리를 들고

내 옆에 다가와서 앉았지

한때는 청송 백자였지

이보게 청송 백자 들어보셨는가 했지

 

처음 듣는다고 했더니

놋그릇은 비싸 엄두도 못 내고

나무 그릇은 절집이나 제상에 오르던 시절

흔하고 만만한 게 청송 백자였지

밥그릇 국그릇 종지나 접시 요강으로도 쓰였지

자기는 젊어서 청송 백자 만들 때

고치는 일을 맡았다며

청송 백자는 도석陶石을 캐 디딜방아로 빻아서

그 가루로 만들었는데

얇기가 계란 껍질 같아

다 만든 청송 백자

지게에 짊어지고 다닐 때는

새색시 버선발로 걷듯 했다고

돌다리를 건널 때는

더더욱 그랬다고 했지

 

내 귀가 노인 쪽으로 기울어질수록

백자에 잿물도 잘 입히고

만들다가 잘못된 건 고치기도 잘 해

백자 굽는 사기굴에 불 때고 나면

점주가 따로 내어주던

술과 고기 대접

그 맛에 뭐든 견딜 힘이 생겼다고 했지

 

담배 한 대 드리고 불붙여 드렸더니

연기를 먼 하늘로 몇 번 올려보내고는

청송 백자 밥맛

그건 특히 끝내주었다며

밥을 담아 놓으면 물이 절대 안 생겼다고

다음에 또 만나면

도석을 캐던 주왕산면 신점리 법수 광산

꼭 구경시켜 주겠다고 했지

 

걸려 온 전화 길게 받는 동안

노인은 먼저 온 버스에

청송 백자 깨질세라

버선발 신고 걷듯

조심조심

장 보따리를 들고

올라타 가버렸지

 

#청송장 #버스 #노인 # 장 보따리 #청송 백자 # 사기굴 #술 #고기 #도석

 

청송백자 전통 가마인 사기굴의 모습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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