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식구
-윤동재
우리 집 앞 개천에 요즘
오리 식구들이 물을 거슬러 오른다
어미 오리 가끔 멈추고
물속 고기를 잡아 새끼들에게 먹인다
갑자기 오리는 식구라 해야 하나
가족이라 해야 하나
갸우뚱갸우뚱
딴 식구 군식구 객식구란 말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데
저 오리들에게도 그런 곁방살이가 있을까
식구食口는 먹는 일과 닿아 있는 말
식과 구가 다 먹는 입인데
가족家族은 먹는 것과 무슨 상관이랴
오리는 사람들과 달리
먹이를 얼려 쟁여 두는 법이 없다
냉장고도 냉동고도 없이
그때그때 구해 서로 나눌 뿐이다
오리 어미는 새끼들에게
그 순한 하루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오리는 식구라 해야 하나
오리 식구
오늘을 먹는 식구들은 탈이 없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도
가족이란 말 대신 식구를 가르친다
아이들의 입에서 무심결에 ‘가족’이 튀어나오면
식구라고 해야지
목소리를 높인다
개천을 거슬러 오르며 허기를 채우고
물길 따라 도로 내려오고 있는 오리 식구
내 아이들과 보니
초여름 햇살을 받아
커다란 눈매들 더욱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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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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