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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오리 식구>우리 집 앞 개천에 요즘 오리 식구들이 물을 거슬러 오른다 어미 오리 가끔 멈추고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6.06|조회수166 목록 댓글 0

오리 식구

-윤동재

 

 

우리 집 앞 개천에 요즘

오리 식구들이 물을 거슬러 오른다

어미 오리 가끔 멈추고

물속 고기를 잡아 새끼들에게 먹인다

 

갑자기 오리는 식구라 해야 하나

가족이라 해야 하나

갸우뚱갸우뚱

 

딴 식구 군식구 객식구란 말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데

저 오리들에게도 그런 곁방살이가 있을까

 

식구食口는 먹는 일과 닿아 있는 말

식과 구가 다 먹는 입인데

가족家族은 먹는 것과 무슨 상관이랴

 

오리는 사람들과 달리

먹이를 얼려 쟁여 두는 법이 없다

냉장고도 냉동고도 없이

그때그때 구해 서로 나눌 뿐이다

오리 어미는 새끼들에게

그 순한 하루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오리는 식구라 해야 하나

오리 식구

오늘을 먹는 식구들은 탈이 없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도

가족이란 말 대신 식구를 가르친다

아이들의 입에서 무심결에 ‘가족’이 튀어나오면

식구라고 해야지

목소리를 높인다

 

개천을 거슬러 오르며 허기를 채우고

물길 따라 도로 내려오고 있는 오리 식구

내 아이들과 보니

초여름 햇살을 받아

커다란 눈매들 더욱 맑다

 

#오리 식구 #식구 #가족

 

오리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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