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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박바가지>큰어머니가 늘 가마솥 앞에 쪼그려 박바가지에 눌은밥 긁어 담아

작성자푸른솔|작성시간26.06.11|조회수198 목록 댓글 0

박바가지

-윤동재

 

 

청송 큰집에 가면 밥때,

 

사랑방에는 할머니 밥상 따로

큰아버지 밥상 따로

사촌 형과 내 밥상 따로

 

안방에서는 사촌 누나와

사촌 형수가

숟가락을 달그락거렸다

 

밥을 다 먹고

마당에 나가 놀려다

고개 돌려

부엌을 보면

 

큰어머니가 늘

가마솥 앞에 쪼그려

박바가지에 눌은밥 긁어 담아

뚝배기 된장

혼자 떠 넣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할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

다 돌아가시고

추석 성묘 때마다

큰어머니 산소에는

사과도 더 굵은 것

대추도 더 굵은 것으로 놓아드렸다

 

절하며

그것마저

할머니 큰아버지께

옮겨드리는 건 아닐까

 

사촌 형의 어깨 너머로

실눈을 뜨고 보았다

 

#박바가지 #청송 큰집 #밥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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